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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4명, '코로나 블루' 경험…우울감.무기력함.불안감

  • /연합
감염 우려에 사회적 관계 단절로 인한 우울감.무기력함. 불안감…
국민 10명 중 4명, 코로나 블루 경험


코로나 블루의 영향이 심상치 않다. 코로나 블루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우울감을 뜻한다. 시민들은 감염에 대한 우려와 사회적 관계의 단절로 인해 우울감, 무기력함,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 정신질환자는 전년대비 약 4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블루를 원인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코로나 블루의 2차 파고(정신적 피폐) 영향이 상당할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은 코로나 블루의 1차 파고(사회적 혼란)를 지나 2차 파고를 앞두고 있다. 신의진 연세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국가가 강조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만으로는 코로나 블루를 막을 수 없다”며 “2차 파고에 대비하려면 코로나 블루 예방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 10명 중 4명, 코로나 블루 경험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0.7%가 코로나 블루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 블루의 이유로는 '외출 및 모임 자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이 32.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조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 정신질환자는 전년 동기 대비 39.7% 증가했다. 특히 20대o여성 환자의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는 “20대o여성o어린 아이 부모들이 코로나 블루 취약계층”이라며 “이들은 사회적 관계, 커넥션에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코로나 블루가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와 보건복지부가 3월, 5월, 9월 세 차례에 걸쳐 대국민 정신건강 조사를 벌인 결과 자살을 생각하는 응답자는 3월에서 9월로 갈수록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백종우 중앙자살예방센터장은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평소 약 5%로 집계된다”며 “코로나 블루와의 연관성을 단정할 수 없지만 자살 사고 지표가 점점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코로나 블루에 비상등이 켜진 건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자료에 따르면 성인 41%가 코로나 블루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불안 증세를 나타내는 환자가 작년 동기 대비 3배나 증가한 것은 코로나 블루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블루 2차 파고 대비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코로나 블루의 2차 파고가 가을이나 겨울쯤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신 교수는 “2차 파고는 1차 파고에 비해 광범위하고 다양할 것”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2차 파고에 대비할 것을 촉구했다. 중앙자살예방센터 관계자도 “코로나19가 가을, 겨울까지 장기화된다면 코로나 블루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어떤 나라도 겪어보지 못한 코로나 사태에 정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고민하는 모양새다. 국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와 백신o치료제 등 약물 투여는 2차 파고를 극복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 교수는 “미국의 경우 아동발달전문가가 집을 방문해 어린 아이 부모들을 도울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며 “이를 통해 코로나 블루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마스크 쓰기 의무화, 코로나 블루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 등은 중요하다. 박인숙 전 의원은 “국가가 코로나 블루 해소를 위해 나서는 것도 필요하지만 국민들이 먼저 마스크 쓰기 등 개인적으로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 블루 의심 환자들이 자발적으로 의료진을 찾아 서둘러 상담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부, 롯데그룹 벤치마킹 해야
이런 가운데 롯데그룹은 코로나 블루 예방 조치와 관련해 정부가 참고할 만한 기업이다. 롯데는 지난 9월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 블루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 블루 증상을 감정적·인지적·사회적·신체적 등 4개 분야로 나눠 임직원들의 정서적 현황을 점검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다수(55.0%)가 신체적 영역에서 불안감을 느꼈으며 감정적 영역(53.3%)이 뒤를 이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기 위한 조사에서 코로나19의 장기화는 여러 측면에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회사는 이를 토대로 코로나 블루에 대응하기 위해 나섰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온라인 영상 캠페인, 심리 상담 프로그램 등을 실시했으며 현재 오프라인 프로그램을 준비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이 같은 조치를 ‘디지털 치료제’라고 명명했다. 신 교수는 “코로나 블루 역학 조사를 심도있게 진행해서 세대별, 직업별로 차별화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해야 한다”며 “그린 뉴딜보다 디지털 생활 뉴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국민들이 정부 도움을 받아 정신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한다면 코로나 블루 환자는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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