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한 폭염이 지속되다 보니, 일사병, 열사병, 냉방병 등의 여름 질병으로 진료실을 찾아오는 환자가 대폭 늘어났다. 여름은 특히 입맛도 떨어지고 기력도 많이 다운되는 계절이어서 태양열로 푹푹 찌는 날씨로 인해 병이라도 나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고혈압, 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는 겨울못지 않게 폭염이 지속되는 여름도 주의해야한다.

더운 날씨에 인체는 열을 발산하기 위해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땀을 흘리게 되고, 심장은 혈액을 더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뛰게 되어 심장의 부담이 늘어난다. 그래서 겨울만큼이나 중풍, 심장질환 환자들이 병원을 많이 찾는 계절이 한여름이고, 특히 폭염기간이다.

이렇게 건강에 위협을 주는 지독한 폭염과 태양열로 가득한 여름에 꼬옥 먹어줘야 여름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식재료 들이 있다. 여름을 거뜬하게 날 수 있도록 꼭 챙겨 먹어야 하는 ‘이것’은 무엇일까?

여름 체온조절은 역시, 물이 최고

폭염에 땀 뻘뻘 흘리고 나면, 몸은 수분 부족 현상이 생겨 탈수증과 전해질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 성인 하루 물 섭취 권장량은 2L정도이지만, 무더운 여름철에는 수분 섭취량을 훨씬 더 많이 늘려야 한다. 평소 물을 마시지 않는 사람이더라도 여름철에는 건강을 위해 물을 자주 자주 섭취해야 문제가 없다.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기 위해 이온음료를 마시거나 수분함량이 많은 수박과 같은 과일을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좋은 방법은 ‘물’을 그대로 마시는 것이다. 그리고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나 술은 탈수를 일으키니,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여름에 꼭 드세요, 비름나물

자주 먹으면 장수한다고 해서, ‘장명채’라고도 불리는 ‘비름나물’은 찬 성질이어서 몸의 열기를 시원하게 내려주는 여름철 건강관리에 제격인 나물이다. 비름나물은 칼슘이 풍부해서 비름나물 한 접시만 먹어도 우유 한 컵 분량의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 비타민도 풍부해서 지치기 쉬운 여름철 피로 회복에 좋고, 암 예방을 돕는 베타카로틴이 풍부하다. 그리고 철분도 풍부해서 빈혈을 예방하고 산모에게도 좋으며, 여름철 어지럼증에도 도움된다.

비름을 데쳐서 된장, 마늘,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친 비름나물로 먹어도 되고, 밥에 얹어 고추장과 함께 비름비빔밥으로 먹어도 되고, 냉국에 비름과 양파를 넣어 비름냉국으로 먹어도 되고, 쑥떡 만들 듯이 비름을 넣어 만든 비름떡으로 먹어도 된다.

여름에 연잎, 꼭 활용하세요

연꽃은 뿌리에서부터 꽃, 잎, 열매, 줄기까지 모든 부분을 식용이나 약용으로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연꽃은 버릴 것이 없다. 연꽃은 차로 마실 수 있고, 뿌리인 연근은 밥반찬으로 먹을 수 있다. 특별히 연잎은 여름철 건강에 좋은데, 연잎에 항산화 성분인 ‘퀘르세틴’이 풍부해서 노화 방지와 피부미용에 좋기 때문이기도 하고, 방부제 효과가 있어서 연잎으로 음식을 싸면 무더운 여름에도 음식이 쉽게 쉬지 않는다.

연잎을 서늘하고 그늘 진 곳에서 2-3일간 밀린 후 따뜻한 물에 넣고 우려내어 연잎차로 마셔도 좋고, 찹쌀과 각종 콩, 밤, 대추, 잣을 연잎에 싸서 쪄내는 연잎밥으로 먹어도 좋다.

여름배탈 막아줘요, 고추

날이 더우면 우리 몸은 체온을 조절하기 위해 땀을 흘리게 되고, 이 과정에서 체질에 따라 몸 속이 차가워져서 배탈이 잦고, 수족냉증은 더 심해지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여름에는 더운 성질의 고추를 먹는 것이 좋다. 고추는 비타민이 풍부하다고 알려진 귤보다도 9배나 많은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어서, 여름철 피로회복에 좋다. 고추의 매운 맛을 내는 캅사이신 성분이 지방 분해를 돕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좋다. 그리고 항산화 성분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해서 노화 방지와 암 예방에 효과가 있다. 여름철 밥상에는 매일 밥 반찬으로 풋고추를 된장에 찍어 먹기만 해도 충분히 영양섭취는 가능하지만, 고추장아찌, 고추멸치볶음, 고추소박이, 고추오이냉국 등 다양한 방법으로 여름 내내 섭취할 수 있는 좋은 식재료다.

열을 낮춰주는, 가지

폭염으로 체온도 오르고 땀도 많이 흘릴 때 먹어야할 식재료가 바로 가지다. 가지는 찬 성질이기 때문에 몸 속의 열을 낮춰주고 수분이 풍부해서 체내 수분을 보충해준다. 보라색 색소인 안토시아닌은 항산화 성분으로 항암작용이 뛰어나서 노화방지와 암예방에 도움이 된다. 예로부터 가지는 천연소염제로 사용될 정도로 항염 효과가 뛰어나 여름철 식중독을 예방해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서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켜 혈당을 낮춰준다. 그리고 가지 꼭지에는 항염 성분과 안토시아닌 성분이 많아서 말린 가지 꼭지 끓인 물로 양치질을 하거나 입을 헹구면 잇몸 질환에 좋고, 가지 꼭지를 우려내 차로 마시면 시력개선, 혈관질환 예방에도 도움된다.

밥 뜸 들일 때 썰어둔 가지를 밥 위에 얹어 가지밥을 만들어 먹어도 좋고, 가지 볶음을 만들어 먹어도 좋다. 가지는 기름과 궁합이 잘 맞다. 가지는 열량이 낮기 때문에 기름이 가지의 열량을 보충해준다.

● 정이안 한의학 박사 프로필

한의학박사, 정이안한의원 원장이며, 자율신경연구소 원장이고, 동국대학교 외래교수이다. 저서로 생활습관만 바꿨을 뿐인데, 직장인건강 한방에 답이 있다, 몸에 좋은 색깔음식 50 등 다수의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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