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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탐구] 한고은
"이젠 '얼굴도' 예쁜 배우예요"
천의 얼굴을 가진 캐릭터, 연기력 부재 털고 CF계 최고 모델로


처음엔 솔직히 ‘버터’ 냄새가 심했다. 재미동포라는 백그라운드를 증명이라도 하듯 어색한 발음과 억양은 치명적인 핸디캡이었고, 잠잠 할 만하면 일어나는 스캔들은 자유로운 미국식 연애관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소문도 끊이질 않았다. 최근 결혼 얘기까지 오고 갔던 오랜 연인 박준형과의 결별로 팬들을 의아하게 만들더니 드라마에 복귀하면서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 한고은. 연기력 부재와 성형 미인의 논란 속에서도 여전히 대중들의 시선을 붙드는 그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탐구했다.

한고은은 다분히 서구적이다. 날씬한 유리잔처럼 매끄럽고 세련된 그는 된장보다는 버터냄새가 나는 매끈한 마스크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한다. 그렇지만 생각없이 날씬하기만 한 전봇대 미녀들과는 다른 탄탄하고 싱그러운 아름다움이 있다. 발랄하면서도 철없어 보이지 않고, 아름답지만 가볍지 않은 그에겐 남자와 대등한 지위에서 일과 사랑을 추구해가는 커리어우먼의 형상이 오버랩된다.

그간 그가 드라마에서 맡았던 역할만 봐도 알 수 있다. <해피 투게더>의 검사, <보디가드>의 경호원, 현재 방송중인 <꽃보다 아름다워>의 캐피털리스트 역은 모두 남들이 한번쯤 꿈꿔 볼 만한 전문직종들이다. 거세지 않지만 강한 면을 지닌 여성 특유의 당돌함과 야무진 성깔이 그에게는 있다.



패션디자인 전공, 연예계 패션 리더

세련된 이미지를 풍기는 데는 타고난 감각도 한 몫 한다. 미국 패션 디자인 전문학교에서 의상 디자인을 전공한지라 의상이나 액세서리 선택은 스스로 한다. 실제로 그가 드라마에서 선보인 옷이며 소품들은 다음 날 백화점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그 만큼 패션리더이자 스타일리시하다.

아는 사람은 알다시피 한고은은 개런티보다 CF 모델료가 더 짭짤하다. 눈치 빠르고 발 빠른 광고주들은 그에게 휴대폰과 자동차, 맥주 등을 안기며 철저한 상업주의의 잇속을 챙겼고, 한고은 역시 쉬지 않고 얼굴을 내비치며 사그라들지 않는 매력을 과시하고 있다. 데뷔작이기도 한 지하철 선로에서 흰 포말을 일으키며 윈드서핑을 하는 스포츠 용품 CF는 역동적인 인상을 주며 CF 업계에 ‘한고은’이라는 이름을 알렸다. “한고은을 보면 지중해가 떠오른다. 굵직한 이목구비와 허스키한 목소리는 보는 이들 가슴을 시원하게 만든다. 소비자들 심리를 릴렉스하게 만들어 제품의 소비를 부추겨야 하는 광고주들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모델이다”고 유명 광고 기획사 카피라이터는 말한다.

‘천의 얼굴’이라는 든든한 밑천도 CF퀸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밋밋한 광대뼈 때문에 어찌 보면 싱거운 얼굴인데 옆면, 앞면 등 각도를 달리할 때마다 전혀 다른 얼굴이 나온다. 눈썹 하나만 다르게 그려도 다른 사람처럼 보이니 말이다. “CF 촬영 때마다 이미지를 바꿔서 그런지 아직도 제가 나온 CF를 다른 모델과 혼동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다행이죠. 고착된 이미지는 싫거든요.”

CF 모델로 주가를 올렸던 것에 비해 드라마에서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드라마는 아직 없고 그녀 역시도 자신의 연기에 썩 만족스러워 하지는 않는다. “얼굴만 예쁜 배우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듣기 싫어요. 부족한 발음 부분과 연기는 늘 신경쓰고 있어요.”



잘먹고 잘노는 귀여운 덜렁이

그래서일까? 데뷔 5년차인 그의 연기도 이제 어느 정도 안정감이 흐른다. 특히 지금 찍고 있는 노희경 작가의 <꽃보다 아름다워>에서 보여주고 있는 이성적이고 깔끔한 둘째 딸 ‘미수’ 연기는 한고은의 발전을 보여준다. 고두심, 배종옥 등 걸출한 선배 연기자들과 뒤섞여 있어도 절대 기울지 않는다.

영화는 <태양은 없다>로 신고식을 치뤘다. 가난한 복서 도철(정우성)의 애인 미미 역은 지금 봐도 어설프지만 그에게 영화의 ‘맛’을 알려줬다. 본격적인 영화 출 연은 2004년 소망 중의 하나다.

잘 먹고 잘 노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개그우먼 정선희는 그를 두고 ‘대식가’라고 놀리는데, 한 시상식 리셉션 장에서 만난 그는 정말 쉴 틈없이 먹을 것을 입으로 가져갔다. 특히 맥주를 좋아해 안주발(?)이 엄청 난데 그의 매니저는 “먹는 것을 즐기기도 하지만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삼성동 소속사로 김치볶음밥이며 파스타, 갈비찜을 해 가지고 와 식구들을 챙긴다”며 칭찬이다. 잘 먹는 만큼 잘 뛴다. 수영, 헬스, 테니스 등 못하는 운동이 없고, 운동으로 다져진 적당한 근육이 보기 좋다. 올해는 반드시 오토바이를 장만해 가슴이 답답할 때마다 달릴 계획이라고.

‘덜렁이’라는 별명이 말해주듯 지금까지 잃어버린 휴대폰과 지갑도 꽤 된다. 그래서 지금도 지갑 속엔 ‘한고은입니다. 꼭 연락주세요’라는 메모를 넣고 다닌다. 물론 연락 온 적은 한번도 없지만 말이다.

오랜 시간 배곯아가며 연기에 득도한 개성파 배우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요즘 시대에 ‘그림 되는’ 실루엣으로 먼저 얼굴을 알린 모델 출신 연기자들이 살아 남는 길은 자기발전 밖에 없다.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한고은이라는 네임 브랜드가 주는 절대매혹을 잃지 않으면서도 ‘연기 되는’ 롱런 배우로 거듭나기 위해 2004년은 분주히 달릴 계획이다. 기대해보자. 갑신년은 한고은이 간다!



김미영 자유기고가 minju@hotmail.com


입력시간 : 2004-01-1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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