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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탐구 성공의 조건] B.Braun Korea 김해동 사장
웰빙 베짱이, 성공신화를 쓰다
마법같은 Fun working 경영, 3년내 2배 매출전략 적중






Fun working, 즐기며 일하는 회사. 열심히 한번 놀아보자는 독특한 회사. B.Braun에서 가장 일을 잘 하고 동시에 '열심히 노는' 사람이 김해동 사장이다. B.Braun Korea는 16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독일계 의료기기 회사인 B.Braun Melsungen AG의 한국지사다. B.Braun Korea는 본사에 비해 13년의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미국 방식의 의료시스템을 가진 한국 의료소모품 시장에서 빅3에 속하고 있고 많은 가능성을 보여 주고 있다.

이 회사는 3년 안에 2배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는 'Mission Double in Three' 라는 전략을 수립해 이미 2년 만에 한 번 달성 하는 기염을 토했고 또 다시 이 목표를 세워 정상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 중심에 김해동 사장이 있고, 그의 철학은 'Fun working' 경영이다.

"에스프레소로 하실래요? 아니면 카푸치노 헤이즐넛?" 전문적인 커피숍이 아니다. B.Braun Korea의 사내 까페테리아에서 이루어지는 대화다. 삼성동 사무실 회사 문을 여는 순간 다른 사무실과 아주 다른 느낌이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사내 까페테리아와 와인바. 세상에 회사 안에 와인바가 있다니? 회의실 같지 않은 회의실, 사무실 같지 않은 사무실. 마치 분위기 좋은 스카이 라운지에 와 있는 그런 기분이 들었다. 음악과 커피향과 와인이 어울리는 사무실. 김해동 사장의 Fun Working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향기있는' 사무실이었다.


- 승부에 강한 싸움닭

그는 전문경영인 출신의 아버지와 어머니 밑에서 평범하지만 조금은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다. 그런 가정에서 그는 돌연변이였다. 입시를 통해 들어가는 시대에 사대부고를 다녔으니 공부를 못하지는 않았지만 결코 모범생은 아니었다. 보수적인 집안의 자제답지 않게 그는 노는 것을 좋아했다. 공부보다는 놀기 좋아하고,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는 베짱이 같은 존재였다. 그는 무엇보다 지루하고 갑갑한 것을 못 견뎌했다.

그는 이유를 찾지 못하면 일을 하지 않았는데 공부도 그러했다.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대학을 가기 위해 입시공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없었다. 대신 흥미를 갖거나 이유를 찾으면 무섭게 몰입하는 스타일이었다. 광학제품을 팔면서 지식이 있어야 전문가에게 팔 수 있다고 생각한 그는 제품 공부는 밤을 새워했는데 같은 이유 때문이다.

그는 게임에 강하다. 또 지는 것을 싫어한다. 게임에서 거의 져 본 일이 없다. 묵찌빠 같은 단순한 게임부터 당구, 볼링에 이르기까지 게임이란 게임은 모두 잘한다고 자부한다. 천천히 하더라도 늘 그 게임의 원칙을 찾아내는데 주안점을 두었기 때문이다. 일단 기본 원리를 알면 질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학창시절, 그는 친구들과 재미 삼아 내기 묵찌빠를 자주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한번도 져본 일이 없었다.

상대방이 다음 수를 생각할 시간에, 미리 모든 수를 머리 속에 염두에 두었고 자신이 나름대로 생각한 원리대로 게임을 했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친구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가르칠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게임실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된다. 그는 운을 믿지 않는다. 모든 일에는 원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원리를 깨닫고 그대로 하면 절대 질 수 없다는 것이다. 비즈니스에서도 그는 이 사실을 적용하고 이를 실행하고 있다.


-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라



'다르게 생각하라.' 그의 철학이다. 남들보다 뛰어날 수 없다면 차라리 망가져서라도 남들과는 다르게,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는 대학시절부터 어느 조직에 들어가서 조직의 일원으로 살아가기 보다는 개인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1979년 대학교 4학년 때, 의료 및 과학 기기 전문 수입회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당시 뭄?의료기기 시장은 이미 일본과 미국 제품들이 점령하고 있던 터라 무언가 다른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개척이 덜 된 유럽시장, 그것도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동독시장에 눈을 돌렸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동독시장에 들어가 광학의 대명사인 칼 자이스 예나 (Carl Zeiss Jena)사와 한국 독점 대리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전통적으로 광학제품에 강한 회사인데 쌍안경 같은 제품은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등 소설 영화에도 나올 정도의 회사였다. 하지만 동독에 있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그런 기업이었다. 그는 이 회사의 탁월한 광학현미경을 일제 수준의 가격으로 국내에 수입해서 판매했다. 남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자는 그의 철학을 잘 보여준 사건이다.

그는 절망하지 않는다. 가장 힘겨운 순간에도 희망을 잃지 않는 끈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그에게도 절망의 순간들은 있었다. 첫 번째 시련은 90년 독일 통일과 함께 찾아왔다. 동독과 교역하며 환율 차로 많은 수익을 올렸던 그의 회사는 통독이 되면서 최악의 위기를 맞게 된다.

그때까지 여러 회사와 파트너십을 갖고 다양한 사업을 해오던 그는 2, 3개의 사업 외에는 모두 정리를 해야만 하는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때마침 B.Braun 그룹이 한국진출을 원했고 그는 더 이상 파트너가 아닌 B. Braun Korea의 대표로서 다시 일어섰다.

또 하나의 큰 위기가 있었는데, 바로 외환위기였다. 회사도 어려웠지만 자신의 취미를 살려 개인적으로 투자한 스키용품 사업 때문이었다. 당시 한국에는 스키 붐이 불기 시작했는데, B. Braun에 전념하기 위하여 운영 책임을 맡긴 후배가 외환위기의 경고를 무시하고 이를 눈치 챈 후배의 권유로 스키용품을 무리할 정도로 잔뜩 수입했던 것이다.

들떠있던 한국 사회에 외환위기가 터지자 스키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그럴 때 누가 스키를 타겠는가? 그 동안 벌어놓은 모든 돈을 날려버린 셈이 되었다. 그는 경제적으로 다시는 일어서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좌절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재기를 위해 노력했다.

특히 B.Braun Korea를 최고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며, CEO로서 최고의 경영을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당시의 그런 시련이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아프지만 소중했던 경험이라고 웃으며 이야기 하는 그에게서 포기란 찾아볼 수 없다.

'노는 것' 그에게는 인생의 키워드이다. 테니스, 당구, 볼링, 골프 등 그는 다양한 취미를 갖고 있다. 16년 경력의 스쿠버 마스터 다이버이며, 27년 경력의 스키광이며, 와인 매니아이다. 단순히 일만 하는 것이 아닌, 삶의 질을 동시에 높이기 위한 그의 노력을 보여주는 면이라 할 수 있다.

일부 종목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프로의 경지에 오른 것도 있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원리를 찾고 몰입하는 그의 성격 때문이다. 그는 노는 것에 있어서는 입신의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그에게 '논다' 는 것은 흥청망청 아무 생각 없이 즐긴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그에게서 '논다' 는 것은 여유 있고 풍요롭고 유유자적하는 것을 의미한다. 즐길 줄 알아야 인생이 풍요로워지고, 삶에 대한 안목이 자란다는 것이다.


- 즐기면서 키우는 삶에 대한 안목

술이나 마시고 그냥 노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노는 것이다. 좀더 잘 살기 위해, 좀더 풍요롭게 살기 위해, 좀더 안목을 키우기 위해, 그것을 통해 한 단계 나아가는 인생을 살기 위해 노는 것이다. 그는 평생을 노는 듯 살아왔다. 일을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노는 것의 연장이라 생각했다.

취미를 비롯한 모든 걸 놀면서 했다. 그가 왜 'Fun Working'을 주장하고 잘 놀자고 외치는지 이해가 갈 것이다. 그는 직원들 또한 자신처럼 즐기면서 일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본인이 행복하고, 일의 성과도 나고, 회사도 발전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놀면서 일하고 즐기면서 일하고, 다른 곳에서 노는 것보다 회사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면 그런 회사가 잘 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다. 잘 놀기로 유명한 그는 직원들을 잘 놀게 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했다. 사내에 각종 동호회를 만들어 지원하고, 카페테리아와 와인바를 설치하고, 가장 좋은 위치에 전망이 멋진 사무실을 얻고, 인테리어 등을 안락하게 하고… 이 모두 직원들이 잘 놀면서 일하길 바라는 그의 마음이다.

'3년 내에 2배 매출 달성 (Mission Double in Three)' 이라는 힘든 목표를 오히려 2년 만에 성공적으로 달성한 것을 보면 그의 'Fun Working' 경영은 마법 같은 효력이 있는 것인가.

그는 예술과 안목, 그리고 여유를 강조한다. 예술을 깊이 있게 즐길 줄 아는 것, 그것을 통해 높은 안목을 기르는 것, 그리고 언제나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는 것. 그가 살아가는 방식이다. "음악을 느끼는 깊이만큼 삶의 깊이가 있다." 라고 이야기할 만큼 음악에도 특별한 관심이 있다.

각종 취미 외에 음악에 관해서도 그는 전문가 수준이다. 누님이 피아노를 전공해 어려서부터 음악을 가까이 한 영향 때문인지 그는 음악에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고교 시절에는 밴드부 활동을 하기도 하면서 트럼본을 불었다. 또 보컬에서는 베이스기타를 쳤다.

그는 탁월한 커뮤니케이터이다. 유창하게 말을 하지는 않지만 담담하게 자신의 얘기, 살아온 얘기 등을 잘 전달한다. 듣는 사람의 수준에 맞춰 지루하지 않게 자신의 얘기, 회사 얘기를 한다. 또 글도 잘 쓴다. 출장을 다니며 배운 것, 자신의 어린 시절, 회사의 이슈, 자신의 경험과 취미, 평소에 느끼고 생각한 것들에 대해 짤막한 글을 써 인터넷에 띄워 놓고 직원들과 나눈다. 이를 통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직원들을 교육시키고, 공감대를 형성해 팀웍을 기르는 것이다.

학교에서 모범생이 사회에서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학교에서는 날라리 소리를 들었다고 사회에서 반드시 낙오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잘 놀던 사람이 사회에서 성공하는 경우가 더 많다. 잘 놀기로 유명한 김 사장의 성공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 것을 시사해 준다.

노는 것도 그 정도 되면 도사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놀면서 물리를 깨우친 사람이다. 그는 무조건 열심히 일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망하는 지름길이기 때문이다. 그 보다는 잘 놀면서 원리를 파악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단 원리를 깨우치면 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이미 실증을 해 보였다. 매일 놀았지만 엄청난 성과를 냈고, 앞으로도 낼 것이다. 그를 만나고 오면서 잘 노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한근태 서울과학종합대 교수 kthan@aeeist.ac.kr


입력시간 : 2004-09-23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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