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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 김칠섭 육군 중령의 길이 기억될 군인 정신
부하목숨 구한 살신성인의 '참 군인'



‘참 군인의 길을 목숨으로 바꾼 그대여!…(중략)…영원히 못난 우리의 가슴에 남아, 어두운 바다의 등대가 되어 주소서.’ 예비역 해병 소령이라며 자신을 밝힌 어떤 이의 조시(弔詩)가 살아 있는 자의 참괴로 다가 온다. 11월 19일 오전 9시 강원도 인제군 북면 육군 12사단 을지부대 소속 김칠섭(34) 소령.

닷새 동안 펼쳐진 훈련의 마지막날이었다. 무전기용 옥외 안테나를 철거하던 두 부하가 실수로 10m위에 있던 2만9,000 볼트의 고압선에 걸려 감전되고 말았다. 아침의 짙은 안개로 시야가 제대로 확

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길이 10.7m의 무전기 안테나가 고압선에 걸렸던 것.

그 순간 4~5명의 부하들과 함께 막사 안에서 딴 작업을 하고 있던 김 소령은 처절한 비명 소리에 본능적으로 달려가 부하의 허리를 감싸 안고 온 힘을 다해 부하를 무전기에서 떼 놓았다.

순간, 전류는 방향을 바꿔 김 소령의 심장을 향해 달려 들었다. 김 소령은 헬기에 실려 강릉 아산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지만, 두 시간 뒤에 숨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의 안간힘으로 무전기에서 손을 뗄 수 있었던 부하는 오른쪽 손에 가벼운 화상만 입었다.

한편 21일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엄수된 사단장(葬)에서 정옥남 중위(대대 교육장교)는 “3주전 진급해 소령 계급장을 달고 전술 준비에 여념 없던 모습이 생생하다”며 조사를 읽었다.

영결식장에는 부인(34)과 어린 두 아들 등 유족, 남재준 육군참모총장,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 등이 12사단 장병과 함께 눈물속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김 중령의 유해는 춘천화장장에서 화장, 국립현충원에 안치됐다.

김 소령은 1992년 전남 동신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학군 장교 30기로 임관했다. 철책 경계 대대 작전 장교로서의 능력을 인정 받은 그는 11월 1일 소령으로 진급한 상태였다.

한편 정부는 고인의 군인 정신과 살신성인의 넋을 기려 1계급 추서했다. 최근 3중 철책선이 뚫려 군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상실한 상황에서, 김 소령의 살신성인은 군인 정신이 살아 있음을 증거했다.



장병욱 차장 aje@hk.co.kr  


입력시간 : 2004-11-23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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