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일석 올림푸스한국 사장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보다는 학벌을 덜 따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계 기업에서도 명문 대학의 상징인 이른바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 35%를 차지하긴 했지만, 국내 100대 기업 64.6%에 비하면 29.6%나 낮았다.

이와 함께 외국계 기업들은 인문계보다는 현장경험이 많은 이공계 출신의 CEO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60년대 이후에 출생한 젊은 CEO가 많다는 것도 외국계 기업들의 특징 중 하나다.

이 같은 특징은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어치(대표 한상신)가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에서 활약 중인 한국인 CEO와 국내 100대 기업 CEO를 면밀하게 비교, 분석한 결과다. 조사 대상 외국계 기업의 한국인 CEO는 110개사에 총 114명이었으며, 국내 기업의 경우 100대 기업에 159명이었다.

외국계 기업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인 CEO를 출신 대학별로 보면, ▲서울대 18.4%(21명) ▲고려대 11.4%(13명) ▲연세대 6.1%(7명) ▲성균관대와 인하대 각 5.3%(6명)으로 파악됐다. 국내 기업의 경우 ▲서울대 40.5% ▲연세대 13.3% ▲고려대 10.8% 순이었다.

외국계 기업의 서울대 출신 CEO로는 한국네슬레 이삼휘(63ㆍ농화학과) 사장, 한국하니웰 박성호(59ㆍ전기공학) 사장, 한국씨티은행 하영구(58ㆍ무역학) 행장, 타타대우상용차 김종식(56ㆍ기계공학) 사장, 야후코리아 이경한(51ㆍ수학교육) 사장 등이 있다.

이삼휘 한국네슬레 사장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CEO들의 전공은 ▲이공계열 57% ▲상경계열 26% ▲인문사회계열 10% ▲법정계열 7% 순으로, ▲상경계열 41.7% ▲이공계열 39.1% ▲법정계열 12.2% ▲인문사회계열 7.1%인 국내 기업과 큰 차이를 보였다.

CEO 중 대표적인 전기ㆍ전자 공학도 출신으로는 모토로라코리아의 정철종(전자공학) 사장, 올림푸스한국 방일석(전기공학) 사장, 인텔코리아 이희성(전자공학) 사장,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 강동환(전자공학) 사장, 필립스전자 김태영(전자공학) 사장 등이 현장을 누비고 있다.

평균 연령을 살펴봐도 외국계 기업의 CEO들(54.5세)이 국내 100대 기업 CEO들(58.8세)보다 4.3세 낮았다. 외국계 기업은 50년대생 45.3%, 60년대 이후 출생 36.8%인 반면 국내 기업은 50년대생 58.5%, 40년대생 27%, 60년대 이후 출생은 11.9%였다. 외국계 기업 CEO중 최연소는 구글코리아의 염동훈(38) 사장으로,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전자공학과를 나왔다.

한상신 ㈜유니코써어치 대표는 "20여 년 간 외국계 기업 임원급 인재를 추천해 온 경험에 비춰봤을 때 임원 채용 시 실적(Result) 책임감(Responsibility) 평판(Reputation)으로 요약되는 3R이 중시된다"고 설명했다.

여성 CEO도 110개사 중 4명
간판보다 능력 중시… 지방대 차별도 덜해… 모두 탁월한 경영수완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외국계 기업들은 여성들과 지방대 출신들에 대한 문호도 개방돼 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110개사의 CEO 114명 중 여성은 4명으로 조사됐다. 반면 국내 100대 기업의 경우 오너 2, 3세를 제외한 여성 CEO는 1명도 없어 좋은 대조를 이뤘다.

외국계 기업에서 최고 자리에 오른 여성 CEO는 한국코닝 이행희(47ㆍ숙명여대 사학) 사장, 푸르덴셜생명보험 손병옥(59ㆍ이화여대 영문) 사장, 한국존슨앤드존슨의 최승은(43ㆍ이화여대 영문) 사장, 페덱스코리아 채은미(49ㆍ이화여대 불어교육) 사장 등 4명이다.

이행희 사장은 지난 3월 외국계 글로벌 기업의 한국인 최고 경영자 모임인 다국적기업최고경영자협회(KCMC) 제14대 회장에 선임됐을 만큼, 회사 밖에서도 활동이 활발하다.

지난 5월 사장에 오른 손병옥 사장은 한국 여성 직장인 1세대다. 1974년 체이스맨해튼은행을 시작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손 사장은 줄곧 외국계 회사만 걸쳤다. 손 사장은 2007년 창설된 WIN(Women In Innovation)의 회장을 맡는 등 한국 직장여성들의 맏언니 노릇을 하고 있다.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최승은 사장은 1991년 한국존슨앤드존슨의 브랜드 매니저로 입사한 뒤 미국 일본 등지에서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을 과시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최 사장은 사내 여사원들의 모델이다.

국내 물류업계에서 유일한 여성 CEO인 채은미 사장은 2006년 사장에 오른 뒤 지역 사무소 숫자를 9개에서 14개로, 차량은 140여대에서 279대로 늘리는 등 탁월한 경영수완을 뽐내고 있다.

한편 외국계 기업들은 국내 기업들에 비해 지방대 출신에 대한 차별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계 기업 CEO의 출신대학을 지역별로 분석해 보면 ▲서울권 66.7% ▲지방권 20.2% ▲해외권 14% 순이었다. 반면 국내 기업은 ▲서울권 84.2% ▲해외권 10.8% ▲지방권 5.1%였다. 이는 외국계 기업이 간판보다는 능력을 중시한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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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행희 한국코닝 사장
손병옥 푸르덴셜생명 사장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