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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사찰]-박스-외국 사례

민간인 불법 사찰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최근까지 종종 있었다. 그러나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과 같은 일반 행정부처 소속이 아니라 정보기관들이 그 일을 맡았다.

미국의 경우, FBI(연방수사국)은 국가 안보를 위해 국내 정보를 다양하게 수집한다.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범죄단체가 아닌 순수 민간인이나 언론인, 정치인 등을 대상으로 한 정보수집은 일단 불법적일 가능성이 높다.

종신 FBI 종신 국장이었던 존 에드거 후버(1895~1972년)는 정치인과 경제인, 언론인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정치 사찰을 일삼았다. 만 29세였던 1924년 FBI 국장이 돼 죽을 때까지 무려 48년 동안 FBI를 통솔했던 그는 각종 사찰 정보로 대통령마저도 좌지우지했다고 한다. 후버 국장을 해임하려던 역대 대통령들도 그로부터 정적에 대한 각종 사찰 자료를 받고선 마음을 바꾸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매카시즘의 배후라는 의혹을 받았던 후버 국장은 과학자 아인슈타인을 간첩으로 몰고자 22년 동안 전화를 도청하고 우편물을 검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버 국장은 말년에 백악관 지시에 복종하지 않아 리처드 닉슨 대통령에겐 눈엣가시처럼 여겨졌다. 닉슨 대통령의 측근들은 후버 국장이 사망한 다음달인 1972년 6월 노련한(?) FBI를 배제한 채 야당이었던 민주당 전국위원회 본부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다 발각됐다. 당시 대통령은 FBI로부터 수사권을 뺏어 해외정보를 담당하는 또 다른 정보기관 CIA에 넘겼고, 닉슨 대통령은 “진상을 조사한 결과 백악관 관련자는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거짓말이란 증거가 나타나자 닉슨 대통령은 사임할 수밖에 없었다.

영국의 정치사찰도 주로 국내정보국 MI5가 맡았다고 한다. MI5 최초 여성국장이었던 스텔라 리밍턴은 2001년 회고록 ‘공개된 비밀’에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지시로 광산노조 지도자를 사찰했다는 사실을 폭로, 파문을 일으켰다. 대처 전총리는 재임 당시 복지혜택 축소 등을 놓고, 야당인 노동당과 각 분야 노조와 크게 대립했다. 정보국 MI5는 또 반핵 운동가, 사회 운동가 등을 미행ㆍ도청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CIA에 해당하는 영국 정보기관은 MI6이다. 영화 007의 소재가 바로 MI6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둔 프랑스도 불법 사찰 문제로 시끄러워지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2007년 국내중앙정보국(DCRI)을 창설할 때 자신도 정치 사찰의 희생자였다며 DCRI를 사찰 도구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현직 언론인이 쓴 책 ‘대통령의 책자’는 DCRI가 사르코지 대통령을 위해 정적을 감시하는 사유물로 전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소련 공포정치의 산실이었던 국가보안위원회(KGB)는 해외 정보를 취급하는 1국과 국내 정보를 담당하는 2국으로 구성됐다. KGB 2국은 민간인 사찰과 함께 고문과 탄압도 서슴지 않아 악명을 떨쳤다. 내달 취임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당선자도 독일 주재 KGB 요원 출신이다. KGB는 구 소련 붕괴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과 해외정보국(SVR)로 갈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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