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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에서 건진 '성 혁명'

심장병 치료제 연구 중 '비아그라' 효능 밝혀져
“왜 실험을 중단하느냐?”

약효가 없는데 실험을 계속하자니 뭔가 잘못됐다. 심장병 치료제는 효과가 없는데, 계속 실험하자는 주장이 쏟아졌다. 연구진이 아닌 실험 대상자의 예상치 못한 반응에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는 당황했다.

도대체 왜 그들은 남은 약을 반납하지 않았을까. 실데나필시트르산염이 심장 혈관과 함께 남성 성기 혈관까지 확장시켰다는 사실을 알아챈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연구진은 쾌재를 불렀다. 목적을 바꾼 실험이 거듭될수록 실데나필의 엄청난 괴력에 입을 쩍 벌렸다. 실패한 실험에서 성(性) 혁명이 시작된 셈이다.

화이자는 ‘정력(vigor)이 나이아가라(Niagara) 폭포처럼 용솟음친다’는 뜻으로 실데나필에 비아그라(Viagra)란 이름을 붙였다. 발음은 바이애그라지만 한국에선 상표로 등록된 비아그라로 불렸다. 비아그라는 세계 곳곳에서 고개 숙인 ‘남성’을 일으켜 세웠다. 육체적ㆍ정신적 이유로 발기부전을 겪은 남성은 비아그라 덕분에 자신을 되찾았다.

화이자는 1998년 3월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비아그라 판매 승인을 받았고, 무려 20억 정 이상을 팔면서 돈방석에 앉았다. 1초에 6개씩 팔린 비아그라는 제조원가 대비 판매가격이 무척 높았다. 출시 한 달 만에 매출 50억 달러(약 5조 9,200억원)를 기록할 정도였으니 화이자가 세계 최대 제약사가 될 수밖에 없었다.

비아그라의 위력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돋보였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은 아프가니스탄을 침략했던 2008년 탈레반 반군 정보를 얻는데 비아그라를 뇌물로 사용했다.

어느 부족장은 비아그라 네 알을 받고서 탈레반에 대해 입을 열었다. 한국에서는 사업에 필요한 선물로 활용됐다. 직장인과 사업가들은 사업상 중요한 자리가 있으면 비아그라를 선물로 챙겨가곤 했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도 있듯 비아그라에도 단점이 있다. 발기 능력 개선 효과는 뛰어났지만 모든 발기부전 환자가 만족할 순 없었다. 환자를 상대로 한 실험에서 성관계 성공률은 60%에 불과했다.

게다가 얼굴이 빨개지거나 두통, 시각장애, 소화장애를 호소하는 사람이 속출했다. 심혈관계 질환자와 뇌졸중 환자에게는 위험하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약사회는 지난해 비아그라를 놓고 불협화음을 냈다.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를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도록 일반의약품으로 바꾸자는 여론이 나오자 서로 발끈했다.

의사들이 ‘비아그라를 잘못 먹으면 심혈관계 질환이 생길 수 있다’고 주장하자 약사들은 ‘2층을 혼자 걸어갈 수 있는 사람에게는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비아그라라도 먹었냐’는 질문이 칭찬이 될 정도로 비아그라는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구촌에 노령화 사회가 많아지면서 비아그라 덕분에 노인 성 문제가 사회 문제로 떠오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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