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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재화 사업 합쳐 효율성 극대화

● KT, 콘텐츠 부문 등 분사
온라인 유통 소프트웨어·앱등 강화
미디어 콘텐츠 전문회사 설립 나서
융합 가능한 신사업에도 적극 진출
"네트워크(통신망)만으로는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성장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KT는 '가상재화(Virtual goods)'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데 상당한 역량을 확보해왔고, 앞으로도 이 시장의 주역이 될것입니다" 지난 3월 이석채 KT 회장의 발언이다. 당시 막 연임이 확정됐던 이 회장은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각종 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애플리케이션 등의 '가상재화' 사업을 강화하고 글로벌 미디어 유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며 '2기 경영'의 화두를 밝힌 바 있다.

3개 신성장 동력 분리해 키운다

이 회장의 다짐은 그동안 통신 사업에 주력하는 KT 본사보다도 계열사들에 대한 정비작업을 통해 실천돼왔다. 13일 발표된 조직개편안에 포함된 미디어콘텐츠 전문회사 설립 계획에 눈길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KT가 음원 서비스 '지니', 콘텐츠 장터인 '올레마켓' 등 내부에서 흩어져 운영되던 미디어콘텐츠 사업을 통합 운영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신망으로 수익을 내 오던 이동통신사들이 새로운 사업 영역을 발굴하지 않으면 카카오톡이나 유튜브, 다양한 게임ㆍ애플리케이션 개발사뿐만 아니라 구글ㆍ애플ㆍ페이스북 등에 밀려 점점 설 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KT는 지난해부터 동영상 검색엔진 기술을 갖고 있던 '엔써즈'를 인수하고 소프트뱅크와 함께 동영상 서비스 자회사 '유스트림 코리아'를 설립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 왔다.

KT는 통신망이나 기존 자사 서비스와 융합이 가능한 새로운 사업 분야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초고속인터넷과 인터넷TV(IPTV), 위성방송을 묶는 방송ㆍ통신 융합의 성공적인 사례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KT가 지난해 인수한 비씨카드는 금융 분야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역시 지난해 KT에 인수된 넥스알과 KT이노츠는 대용량 콘텐츠 유통에 필수적인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인프라를 뒷받침한다. 통신망을 기반으로 다양한 분야에서의 영역 확장이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새로 설립될 KT의 전문회사는 국내외 다양한 기업들과 제휴를 맺으면서 해외 시장 진출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김일영 KT 부사장은 "새 법인은 분야별로 전문인력을 영입해 사업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기업과의 다각적인 제휴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회사의 규모나 본사에서의 인력 이동 여부, 기존 사업 이관 여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또 전문회사가 출범하는 상황에서 기존 콘텐츠 자회사인 싸이더스FNH, KT뮤직이 전문회사에 통합될지, 따로 사업을 영위해갈지도 아직 불투명하다. 미디어콘텐츠 전문회사와 함께 출범할 KT의 부동산 전문회사의 경우 기존 자회사인 KT에이엠씨, KT에스테이트와 합병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융합으로 효율성 극대화

이번 조직개편은 그동안 상품에 따라 분류했던 조직을 업무별로 나눠 시너지를 강화하고, 미래 성장분야의 경쟁력을 높이는데도 초점이 맞춰졌다. KT가 조직 개편에 나선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KT는 휴대전화 등 무선상품을 담당하던 '개인고객부문'과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 상품을 관리하던 '홈고객부문'을 통합한 뒤 기능을 재조정해 'T&C(텔레콤&컨버전스)부문'과 '커스토머부문'으로 재편했다. T&C부문은 유ㆍ무선상품이나 유무선 상품을 융합한 미래형 상품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커스토머부문은 고객을 응대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존의 영업업무를 담당한다. KT는 또 유선ㆍ무선ㆍ법인 등으로 나뉘어진 42개 지역 현장조직을 11개 지역본부로 통합한다.

KT는 이날 T&C 부문장과 커스토머 부문장에 표현명 사장과 서유열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계열사 통합·매각도 빨라질 듯… '사업영역 중복' 지적도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양철민기자 chopin@sed.co.kr


KT의 대대적인 조직개편으로 향후 그룹 계열사들의 통합 및 매각 움직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경영효율화를 위해 몸집 줄이기는 필연적이기 때문이다.

KT관계자는 "한 달 정도 지나면 신규 자회사와 사업부문이 겹치는 기존 계열사들의 사업방향에 대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KT 그룹은 계열사들이 지나치게 많고 사업영역도 겹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지난 2009년말 기준으로 27개였던 KT 관계사는 2010년 31개로 늘었으며 지난해 BC카드 인수와 한국형 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 등의 영향에 따라 46개로 급증했다. 문제는 적자계열사들이 늘면서 그룹전체 수익에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KT측은 "계열사들이 저마다 특화된 사업모델을 갖고 있어서 개별 계열사들을 통합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KT가 정리계획을 밝힌 휴대폰 제조전문 자회사 KT테크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부채가 자산보다 약 290억원 가량 많으며 2010년에는 13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KT는 KT테크의 지분을 전량 확보하고 399억원을 들여 자산과 부채까지 인수했다.

문제가 된 KT테크 인력구조조정은 임직원 250여명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으로 처리방향이 잡혔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기철 KT테크 대표는 이날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의 향후 진로에 대해 설명하고 이 같은 방침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KT테크의 한 직원은 "희망 퇴직을 거부하면 사직 처리하고 대신 KT 면접의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며 "이는 회사에서 나가라는 소리 아니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KT의 관계자는 "희망 퇴직과 전직을 동시에 진행 하는 것"이라며 "KT의 자회사가 많은 만큼 가급적 많은 직원들을 유사 부서로 흡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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