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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증자 앞두고 백기사 모집하나

●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 신주인수권 매각
현대로지스틱스 두차례 5만주 내다 팔아
실권주 방지와 청약 성공률 높이기 위해
우호세력에 매각설 지배적
  •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현대엘리베이터 본사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를 앞두고 최대주주인 현대로지스틱스 등이 유상증자를 받을 권리가 있는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를 장내에서 내다팔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로지스틱스 측은 "자금확보 등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국내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백기사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내부자금 확보 목적?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로지스틱스는 11월30일과 이달 3일 두 차례에 걸쳐 현대엘리베이터 신주인수권 표시증서 5만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현대로지스틱스의 특수관계인인 사단법인 임당장학문학재단도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총 3만4,515주의 현대엘리베이터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를 장내에서 매도했다.

주당 매매가격은 6,880~1만607원으로 현대로지스틱스와 임당장학문학재단은 현대엘리베이터 신주인수권 표시증서 매각을 통해 각각 4억9,602만원, 2억8,130만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란 유상증자 때 신주를 교부 받을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증서다. 한국거래소에 보유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를 상장할 수 있도록 신청할 경우 장내에서 매매거래가 가능하다.

현대로지스틱스의 한 관계자는 "현대엘리베이터로부터 배정 받은 유상증자 전량에 대한 청약 참여가 어렵다는 판단에 실권주를 발생시키기보다는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를 일부 매각하자는 데 경영진이 합의했다"며 "이에 따라 지난달 22일 배정 받은 신주인수권 표시증서 가운데 일부를 같은 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5거래일간 장내에서 매각했다"고 밝혔다. 내부 자금 마련과 실권주 발생을 막기 위해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를 상장해 장내 매각했다는 게 현대로지스틱스 측의 설명이다.

경영갈등 쉰들러와 지분경쟁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대로지스틱스가 백기사 확보를 위한 포석 차원에서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를 매각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 쉰들러 측과 경영권 갈등으로 지분경쟁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호세력이 아닌 제3자에게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를 매각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쉰들러는 지난달 30일 현대엘리베이터를 상대로 파생상품의 추가계약과 기존 계약의 연장을 금지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한 상태. 이에 따라 경영권을 둘러싼 양측 간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 회계장부 열람 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고 지난달 23일에는 2011년 9월 이후 1년2개월 만에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7,392주를 사들였다. 현재 현대로지스틱스 외 13인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42.09%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고 쉰들러는 35.25%의 지분을 가진 2대주주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로지스틱스가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에 앞서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를 장내 매도한 것은 실권주 방지와 자금 조달, 백기사 확보 3가지 포석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만일 실권주가 발생하면 해당 지분이 쉰들러 측으로 흘러갈 수 있어 이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우호세력에 표시증서를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대한전선도 실권주 방지와 유상증자 청약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우호세력에 신주인수권 표시증서를 매도한 바 있다"며 "현대로지스틱스의 최근 움직임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현대상선 경영권 분쟁 소강국면


현대중공업 유상증자 불참
KCC·현대건설도 포기 가능성

송영규기자skong@sed.co.kr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현대건설과 KCC 등 다른 범현대가도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현대상선 경영권을 놓고 벌어졌던 범현대가와 현대그룹 간의 분쟁도 다소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12일까지 진행되는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투자 수익률 등 경제적 판단을 한 결과 증자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판단을 했다"며 "참여한다고 해서 지분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불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10월 운영자금 1,969억원을 마련하기 위해 12일까지 1,100만주에 달하는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하고 이중 80%인 880만주를 기존 주주에게 배정하기로 했다. 이중 현대중공업에 배정될 신주는 약 208만주 규모였다.

시장에서는 현대상선 지분의 23.7%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을 포함한 범현대가에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현대상선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의 불씨가 다시 점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그룹의 불참 선언으로 그 가능성은 크지 않게 됐다.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의 현대상선 참여 포기가 현대건설(7.7%)과 KCC(2.6%), 현대산업개발(1.4%) 등 다른 범현대가 기업들의 불참으로 연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현대건설의 한 관계자는 "아직 결정될 것은 없다"면서도 "현대중공업이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도 있고…"라며 말끝을 흐려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다.

만약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범현대가 전체가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그동안 현대상선 경영권을 둘러싸고 벌여왔던 현대그룹과 범현대가의 갈등은 일단 소강국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현대상선의 유상증자에서 실권이 발생할 경우 현대그룹 측에서 일반 공모나 증권사 인수 물량의 재인수 등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범현대가가 유상증자에 모두 불참할 경우 현대상선에 대한 지분율은 현재 35.4%에서 32.9%로 낮아지지만 그 물량을 현대엘리베이터와 우호세력들이 전량 인수할 경우 현재 44.4%인 지분율이 약 46.9%로 높아지게 된다. 이 경우 양 세력 간 지분 격차는 9%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벌어진다. 지분 격차가 벌어진 만큼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그만큼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범현대가가 모두 증자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현대그룹 측에서 어떤 형태로든 일반 공모에 참여해 실권주를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지분율이 올라가는 만큼 당분간 경영권 관련 이슈는 잠잠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현대상선의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이번 유상증자 물량이 많지 않았던데다 현대중공업이 각종 이슈 때문에 일단 발을 빼는 모습을 보였을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지분을 처분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이번에는 업황 부진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인수 등 현안에 걸려 현대상선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하지만 현재상선의 지분을 20% 넘게 보유하고 있는 한 경영권 분쟁의 불씨는 언제든 되살아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날 현대상선 주가는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에 전날보다 0.44% 떨어진 반면 현대중공업과 현대건설은 3% 이상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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