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수' 넘어 11월부터 안정기… '돈 정체현상' 푸는게 가장 큰 숙제

박근혜
힘들고 또 고달팠던 2012년 임진년(壬辰年)이 지나고 2013년 계사년(癸巳年) 새해가 밝았다.

어쩌면 올해가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많은 이들은 새해라는 이름 하나에 다시 한 번 소박한 희망을 품어 본다. 새해는 정치적인 측면에서 대한민국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의 취임으로도 기대를 모은다.

역학자인 토담(吐談) (53)이 대통령 당선자의 사주를 근거로 새해 국운을 전망했다. 토담은 대선 7개월 전인 지난해 5월29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청와대 입성을 예견하는 동영상을 올렸다.

당시 토담은 "박 후보는 수기(水氣)가 매우 강하고, 문재인 후보는 수기와 금기(金氣)가 강하다"라며 "언뜻 생각하면 두 기운이 모두 강한 문 후보가 이길 것 같지만 그건 아니다. 문 후보가 수기와 금기에 동시에 강하다지만 박 후보의 수기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래서 박 후보가 이긴다"고 수 차례 강조했었다.

토담은 새해 대한민국의 국운과 관련해서는 "국운은 대통령의 사주와 밀접한 것"이라고 전제한 뒤 "많은 국민이 바라는 것처럼 모든 문제가 쉽게 풀렸으면 좋겠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신중론(論)을 폈다.

김덕영
토담은 새해 국운을 ▦정치 ▦경제 ▦사회 ▦남북관계 등으로 나눠서 전망했다. 토담은 "다른 변수나 요인은 배제한 채 박 당선자의 사주를 근거로 살펴본 것"이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정치=아랫사람들과 갈등… 집권 초반 피로 느껴 분쟁에 휘말릴 소지도

박 당선자가 청와대에 들어가면, 3월(이하 양력)쯤에 아랫사람들에게 많은 신경을 쓰면서 피로를 느낄 수 있다. 아랫사람들이 당선자의 뜻처럼, 당선자의 마음처럼 안 움직여줄지도 모른다. 정권 초기 상당히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수도 있다.

4~7월에는 경제 문제로 박 당선자의 머리가 꽤나 아플 수 있다. 8, 9월에는 아랫사람들과 다소 갈등이 있지만 결과가 좋아서 10월 초까지는 박 당선자의 의도대로 국정이 운영될 것으로 본다.

10월 중순 이후 정책 등 몇몇 분야에서 '시비수'가 엿보인다. 그 고비를 잘 넘기면 11, 12월에는 안정기에 들어간다.

박 당선자는 본인의 노력 여하에 관계없이 분쟁에 휘말릴 요소를 안고 있는 것 같다. 경우에 따라 법률적 시비나 국가적인 소송(한미자유무역협정 등과 관련해서) 등에 얽힐 수도 있다.

이유는 같은 오행이 있을 때는 분쟁 등에 휘말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박 당선자의 경우 임수(壬水) 주변에 같은 임수가 3개나 있다. 이런 사주는 아랫사람들에게는 진심으로 잘하는 반면 분쟁이나 송사 등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박 당선자는 국민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게 유일한 돌파구다. 국민의 뜻에 부합되는 정치를 해야 난국을 돌파할 수 있다. 만일 그렇지 못한다면 아군을 잃고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아무리 강한 권력이라도 반드시 끝은 있다. 야당이나 파트너를 '적'으로 여긴다면 매우 곤란한 상황을 맞을 것이다.

▲경제=소통 안 되는 한국경제 서민 허리띠 더 졸라맬 듯… 온건한 경제관료 중용을

박 당선자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경제다. 그러나 기대만큼 새해에도 경제가 확 풀리기는 어려울 것 같다. 어쩌면 2012년과 비슷한 추세가 이어질지도 모르겠다. 서민들은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한다.

현재 한국 경제는 소통이 안 되는 데서 문제가 비롯된다. 위에 있는 돈이 밑으로 내려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돈을 잘 버는데 중소기업과 서민들은 '돈맥경화'에 허덕이지 않는가. 다시 말해 돈의 정체현상이 매우 심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인데 그걸 어떻게 뚫느냐가 관건이다. 혈액순환이 잘될 수 있도록 박 당선자가 '의사(전문가)'를 잘 써야 한다.

경제정책 역시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예를 들어 돈이 많은 상층부, 그들의 돈이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정책을 펴야 한다. 자기 고집이나 주장만 내세우는 강경파보다는 야당과 화합할 수 있는 온건하고 합리적인 경제관료를 중용해야 한다.

▲사회=지역·세대·빈부갈등 진정한 탕평책으로 극복을… 야당과 대화·타협 중요

박 당선자의 사주 자체에 갈등 요소가 보이기 때문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오랫동안 친동생들과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던 것도 한 번 참고했으면 좋겠다.

우리 사회의 갈등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한다면 ▦지역갈등 ▦세대갈등 ▦빈부갈등일 것이다. 먼저 지역갈등이 해소되려면 총리 문제 등 내각 구성에서 진정한 탕평책을 써야 한다. 탕평책이 박 당선자의 취지와 달리 잘 안 먹힐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국민을 믿고, 진정성 있게 나가야 한다.

세대갈등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박 당선자가 당선된 데 장년층과 노년층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 이는 상대적으로 젊은 층의 득표가 적었다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반값등록금, 일자리 만들기 등 젊은이들을 위해 내세웠던 공약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더욱 더 그들의 마음을 돌리기 어려워질 것이다. 심할 경우 젊은 세대들은 박 당선자를 아예 이해조차 안 하려 들지도 모른다.

빈부갈등은 사실 누구라도 뾰족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없다. 그래도 박 당선자이기에 이전 정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개선 희망을 비칠 것으로 본다. 박 당선자는 천성적으로 아랫사람들과 주변사람들에게 베풀기를 좋아한다. 그게 박 당선자의 굉장한 강점이기도 하다.

박 당선자는 여성이지만 어지간한 남성 못지않은 강단과 강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야당 등 박 당선자의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도 정면으로 부딪치려 하기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는 편이 현명할 것이다. 박 당선자 역시 그런 점을 고려했으면 좋겠다. 만일 양측이 극한으로 치닫는다면 국가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참고로 역대 대통령의 성향을 분류하면 ▦이승만, 양(陽)=강성 ▦윤보선, 음(陰)=온건 ▦박정희, 양=강성 ▦최규하, 음=온건 ▦전두환, 양=강성 ▦노태우, 음=온건 ▦김영삼, 양=강성 ▦김대중, 음=온건 ▦노무현, 양=강성 ▦이명박, 음=온건으로 볼 수 있다.

▲남북ㆍ외교관계=극단의 대북 강경책 없어 한미관계도 원만할 듯… 한일·한중관계 껄끄러워

북한은 수(水)에 해당한다. 박 당선자 역시 수기에 강하다. 따라서 박 당선자가 현정권에 비해 북한을 상대로 극단의 강경책은 펴지 않을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명박 대통령보다는 유연하게 북한을 상대할 것이다. 남북관계에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미국은 금(金), 중국은 토(土), 일본은 화(火)에 해당한다. 박 당선자는 금기와 수기가 들어올 때 좋다. 따라서 한미 관계는 매우 원만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한일, 한중 관계는 다소 껄끄러울 수도 있다. 박 당선자는 토기나 화기와는 별로 인연이 없다.

▲복지ㆍ문화ㆍ예술ㆍ체육ㆍ교육=베풀기 좋아하는 사주… 복지정책에 큰 관심, 문화·예술에도 큰 지원

복지ㆍ교육정책, 문화ㆍ예술ㆍ체육정책은 많이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박 당선자의 사주에는 기본적으로 '베풀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 나온다. 따라서 복지정책에 상당히 많은 관심과 노력을 보일 것이다.

박 당선자는 교육도 매우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사주에도 그런 특성들이 여실히 드러난다. 문화ㆍ예술ㆍ체육 역시 크게 발전할 것이다. 박 당선자는 예술에 상당한 재능을 갖고 있다. 또 실제로 관심도 많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원도 뒤따를 것이다.

■ 토담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 될것" 노무현 당선 2000년에 예언
오바마· 당선도 적중


토담 은 제16대 대선이 치러지기 2년 전인 2000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의 당선을 예견해 화제를 모았다. 토담은 2000년 1월 출간한 <사기꾼 잡는 역학>에서 "임오년(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이 창당한 민주당의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토담은 "원고를 집필할 때는 여야 대통령 후보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의 사주를 바탕으로 운세를 계산했다. 그 결과 김대중 대통령이 만든 당에서 대통령이 나올 것으로 예견했다"고 밝혔다. 토담은 지난해 5월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과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당선을 확신했다. 토담은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는 육십갑자 중 갑(甲)이 있는 해에 대운이 든다. 따라서 2014년에 대권에 도전한다면 승리하겠지만 올해는 아니다"라며 "오바마 대통령은 수기에 강하기 때문에 올해 대운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토담은 양궁선수 출신으로 한국체대를 나온 스포츠맨이었다. 토담은 개인사업 실패 후 <토정비결>의 저자 이지함 선생을 연구하면서 역학에 깊이 빠져 들었다. 자신을 "역술인이 아닌 사기꾼 잡는 역학자"고 소개하는 토담은 "역학은 운명론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삶을 개척하려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주는 학문"이라며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역학을 이용해서 혹세무민하려는 사람들, 역학을 무조건 미신 취급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