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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국금지 당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 정치 개입에다 각종 의혹 관련설
직권남용·명예훼손 등 피소
전직 국정원 직원들도 '억울한 옥살이' 고발 검토
  • 최근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 대한 고소·고발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주간한국 자료사진
정치중립 위반 등 혐의로 민주당과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고소ㆍ고발을 당한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이 3월 23일 사정당국에 의해 출국금지 조치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향후 원 전 원장에 대한 검찰과 경찰 등 사정기관의 조사방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원 전 원장의 정치 개입뿐 아니라 개인 비리 여부도 조사를 검토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또 정치권 주변에서는 원 전 원장과 MB정권의 여러 실세들이 연결됐다는 소문이 돌면서 MB정권과 국정원의 의혹성 커넥션에 대해서도 검찰이 조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스탠퍼드대 객원연구원으로 가기 위해 같은 달 24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원 전 원장에 대한 이번 출금 조치는 야권이 이를 '도피성 출국'이라며 검찰에 출국금지를 요청한 결과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 전 원장의 고소ㆍ고발건에 대해서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정회 부장검사)가 수사 중이다. 원 전 원장은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이란 형식으로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하도록 지시한 혐의(국가정보원법·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통합진보당·참여연대·민주노총·4대강범대위 등으로부터 잇따라 고소·고발을 당했다.

또 원 전 원장은 지시 과정에서 정부·여당에 비판적이던 정당과 단체를 '종북세력' 등으로 적시한 혐의(명예훼손 등)도 받고 있다.

여러 의혹 검찰수사 임박

참여연대는 지난 3월 21일 원세훈 국가정보원장을 국가정보원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어 25일에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위원장 김정훈)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을 방문해 직권남용, 명예훼손 등 혐의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고소했다.

참여연대는 "원 전 원장은 국가정보원법 제9조(정치관여 금지)와 제11조(직권남용 금지) 제1항, 공직선거법 제85조 등을 위반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정훈 전교조 위원장은 "전교조 직원의 시국선언 및 정당후원 사건과 관련해 무리한 징계와 사건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배후에 있었음이 드러났다"며 "이에 대해 전교조는 국가를 상대로 배상을 청구함과 동시에 원 전 국정원장에 대해 형사고발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등은 이후 정치개입과 직권남용, 명예훼손, 업무상 횡령, 업무 방해죄 등 혐의로 원 전 국정원장을 고소한 뒤 서울중앙지법으로 옮겨가 국가와 원 전 국정원장을 상대로 3,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출금조치가 내려진 결정적 이유는 앞서 3월 18일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의 폭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진 의원은 이때 '원장님 지시·강조 말씀' 등 국정원 내부 문건을 폭로했다. 문건에는 "정권을 지지하고 비판 세력을 비방하는 여론을 형성할 것" 등이 지시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진 의원 측에 따르면 '지시 말씀'에는 "심리전단이 보고한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은 내용 자체가 우리 원이 해야 할 일", "종북세력 척결과 관련, 북한과 싸우는 것보다 민노총, 전교조 등 국내 내부의 적과 싸우는 것이 더 어렵다" 등의 표현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과 정치권 주변에서는 원 전 원장에 대한 이번 출금조치를 두고 여러 추측과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검찰과 경찰은 원 전 원장이 MB정권에서 발생한 비리와 연루됐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정무부시장을 지낸 원 전 원장은 'MB의 오른팔'로 통한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는 "원 전 원장이 MB의 최측근이었던 만큼 MB정권의 여러 비리 의혹과의 관련성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정치권 핵폭탄 터지나

원 전 원장은 재임 중 MB정권에 비판적이던 박원순 현 서울시장이나 방송인 김미화씨 등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 국정원 내 박근혜 사찰팀이 존재한다는 폭로가 나온 적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로 정권과 갈등하던 2009년 당시 국정원에 의해 사찰당했다는 폭로가 국회에서 제기돼 파문이 일었다.

국정원법은 '원장ㆍ차장 등 직원은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과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한다'고 명시돼 있다. 만일 고소ㆍ고발당한 혐의가 사실로 입증될 경우 원 전 원장은 사법처리를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원 전 원장에 대한 고소ㆍ고발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국정원 내부 동향에 밝은 한 인사에 따르면 최근 전직 국정원 직원들도 원 전 원장에 대한 고소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해외에서 정보수집업무를 했던 것으로 알려진 전직 국정원 직원 2명이 명예회복을 위해 원 전 원장을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이들은 북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해외에서 활동하다 현지에서 신분과 활동 내용 일부가 탄로나 붙잡혔다고 한다. 그리고 현지 감옥에서 힘겨운 옥살이를 하고 풀려났으나 원 전 원장은 비밀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외면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이들은 "업무에 관련된 비밀을 일체를 밝힌 적도 없고 활동 내용 등 모든 부분에 대해 끝까지 입을 다물었기 때문에 옥살이를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관련 국정원 관계자는 "국정원 직원이 직무상 비밀을 지키려다 옥살이를 했다면 관련 법규에 의해 오히려 보상을 받게 돼 있고, 더구나 신분상 불이익은 있을 수 없다"면서 "북한 관련 정보수집을 하다 현지에서 붙잡혀 옥살이를 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며,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원 전 원장과는 무관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MB정권 당시 정권 실세가 해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리베이트를 챙긴 정황에 따라 이 과정에 국정원 수뇌부가 개입됐는 지 여부를 내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아직은 첩보 수준이기 때문에 원 전 원장과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만약 정치권에서 이 부분을 들춰 추가로 상당히 의심되는 정황을 찾는다면 그 부분에 대한 진행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원 전 원장이 재임 말기에 국정원장 전관예우규정을 대폭 수정한 것으로 알려져 뒷말이 나오고 있다. 전직 국정원장 예우 차원의 판공비를 비롯해 안가 사용, 국정원 요원 지원 등 원 전 원장에게 유리하게 규정을 고쳤다는 것이다.

국정원 측은 이에 대해 "원 전 원장이 규정을 고쳤으나 현 원장이 이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다시 원래대로 되돌려 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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