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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친이 격리 친박 결속 도구로…

● 민주당의 MB 공격은 오히려 '독'?
공기업 비리 의혹 폭로 놓고 '또 청와대만 도와줄까' 고민
  • 김한길(앞줄 오른쪽에서 3번째) 민주당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원 '국기문란사건' 국정조사 즉각 실시 촉구대회에서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MB정부 공기업 비리 의혹, 4대강 비리 의혹,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 검찰수사와 맞물려 여권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민주당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정부의 여러 비리 의혹을 집중 추궁하는 가운데 이것이 오히려 여권에 실보다는 득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MB정부의 공기업 비리 의혹과 관련해 강도 높은 검찰 수사를 강하게 촉구하는 한편 여권의 책임론을 들어 압박공세를 펴고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는 이를 역으로 돌려 친이계를 자연스럽게 격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위기다. 결과적으로 새누리당 친박계 내부 결속을 돕고 있는 효과를 낳고 있는 것이다.

이를 두고 민주당 내부에서 "친이계를 겨냥하는 것은 양날의 칼"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컨대 국정원 대선개입의혹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촉구하고 있는 민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NLL 대화록 공개 후 진상조사 요구에 "전형적인 물 타기 꼼수"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여론은 민주당의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있다.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지난 21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취지 발언 논란과 관련, 국정원 정치·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전제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전문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 이정현 /연합뉴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국회법에 따라 국회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서 정상회담 대화록 원본도 공개하고 정체불명 사본도 공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이에 앞서 반드시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국조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는 대화록 공개를 사실상 반대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정원 사건 수사가 국정조사로 이어질 경우 그 불길에 대화록 공개 조사는 사실상 묻혀버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날 발언은 이 같은 계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국가권력기관의 대선 개입과 진실 은폐에 대한 분노가 여의도를 넘어섰다. 수 십만 네티즌이 국조 온라인 청원서에 서명했고 대학가와 시민사회단체 지식인의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국민의 분노가 어디를 향하는지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이 지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발췌본을 열람, "노 전 대통령의 NLL 포기 취지 발언을 확인했다"고 주장한데 대해 김 대표는 "국조를 회피하고자 새누리당이 해묵은 NLL 관련 발언 논쟁을 재점화하려는 시도는 국익을 무시한 무책임한 시도라는 점을 지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회 정보위에 의한 탈법적 NLL 발언록 일부 공개행위에 대해서는 당에서 마땅한 법적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의에서 신경민 최고위원은 "국회 정보위 서상기 위원장과 어제 (열람에) 참여한 의원들을 공공기록물 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발하겠다"면서 "남재준 국정원장과 이와 관련된 심부름을 한 국정원 직원들도 이번엔 법적·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배후세력에도 책임을 묻겠다"고 국정원장을 겨냥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국정원 국정조사와 관련해 민주당이 끝까지 고집을 부리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취득한 국정원 내부 정보를 집중적으로 문제 삼을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 내부 관계자가 다칠 수도 있다. 또 이를 계기로 그동안 민주당이 국정원 내부에 꽂아둔 일명 '빨대(내부정보제공자)'를 숙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내부 정보 단속을 이유로 본격적인 국정원 내부 인사를 단행할 조짐이다.

공기관장 인사 지연과 청와대

공기업 비리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민주당은 공기업 비리와 관련, 정권유착 비리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현 정권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많아 조심스럽다.

박근혜 정부는 공기업 인사를 단행하지 못한 채 내부 인사 정리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공기업 비리를 들추어내면 자연스럽게 인사문제가 정리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또 최근 민주당이 공기업 비리와 일부 연관이 있다는 제보가 사정기관으로 흘러들어가고 있어 자칫 민주당이 제 발등 찍는 것 아니냐는 말도 들린다.

실제로 민주당 정책위원회가 최근 농협중앙회를 작심하고 겨냥했다가 갑자기 이를 취소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민주당에 따르면 민주당은 MB맨인 최원병 회장의 사퇴를 포함하여 최근 농협 내 각종 사고 등을 이유로 지도부 사퇴를 요구키로 했으나 돌연 이 계획을 백지화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농협의 맨투맨씩 로비가 먹혀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민주당 내 해당 상임위인 국회 민주당 농림위 의원들이 정책위의 이 같은 입장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면서 사실상 최 회장과 지도부 거취 논란은 일제히 잠복한 상황이다.

또 청와대는 그동안 모피아를 비롯해 각종 고위공무원 중 MB 낙하산 인사를 처리하지 못해 고민해 왔다. 하지만 최근 한수원 문제 등 민주당의 거센 공세를 청와대는 그대로 이용한 듯 보인다. 청와대는 모피아를 비롯해 각종 고의공무원들의 자리 나눠 먹기를 집중 조사해 조치를 취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청와대는 낙하산 논란을 불러일으킨 인사와 관련해 최근 계획된 인사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주변에서는 이에 대해 "이 같은 지시는 판을 엎고 다시 하라는 의미가 아닌 기존의 두 배수 또는 세 배수 인사에 민간인들을 대거 추천하여 집어넣고 다시 심사하라는 의미"라는 말이 파다하다.

결국 청와대 인사정책만 민주당이 도와준 셈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것은 이 같은 그림 때문이다.

이정현 홍보, 정무수석 겸임하나


박 대통령 신임 두터워 가능성
실현 땐 역대 참모 중 최고 파워

윤지환기자




이정현 전 정무수석이 '윤창중 성추문 사태'로 물러난 이남기 전 홍보수석의 자리를 맡고 있는 가운데 공석이 돼버린 정무수석도 겸직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이른바 '홍보수석+정무수석' 겸직설이 나오고 있는데 그 발단은 최경환 원내대표가 제안한 '정무장관 부활'을 이 수석이 일언지하에 거절하면서부터다.

이를 두고 한 마디로 이 수석이 겸임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최 원내대표가 지난 4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정무장관 부활을 제안하자 바로 다음날 이 홍보수석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청와대와 논의된 얘기는 아니다"라며 "현재로선 실현될 가능성이 그리 높아보이진 않는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수석 자리는 정치권 동향 보고서를 비롯해 국정원, 경찰, 공무원동향 보고서, 여론조사, 시민사회 동향에 해외 동향까지 각종 일급 보고서를 받아보고 대통령과 수시로 독대와 통화를 해야 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청와대 요직인 동시에 수석들 가운데 선임수석이다.

친박계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정무수석 자리가 국내외 각종 동향보고서를 받아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선별된 정보를 가지고 홍보수석이 대언론 플레이를 한다는 점에서 업무상 연결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박 대통령의 의중이 중요하지만 이 수석에 대한 신뢰를 보면 전혀 불가능한 얘기도 아니다"고 겸임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이런 정무와 홍보 두 요직을 이 수석이 겸임할 경우에 역대 정권 참모 중 가장 막강한 파워를 가지게 되는 셈인데,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아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역대 정권 어디에서도 홍보수석과 정무수석을 겸임한 사례는 없는데다 대통령의 입과 귀를 한 사람이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측근정치, 밀실정치로 흐를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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