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로 보는 대한민국, 어떻게 살고 있나65세이상 11.8% 고령화 사회로 교원 1인당 학생수 대폭 감소공교육 질 높아지고 사교육 열풍 완화소득 증가보다 주택가격 증가 폭 더 커 문화생활 향유 등 삶의 질 높아져

통계는 우리나라의 경제ㆍ사회상을 읽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으로 더 유명한 사무엘 랭혼 클레멘스는 "세상에는 세 가지 종류의 거짓말이 있는데 그것은 거짓말과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다"라며 통계의 허구성을 비판한 바 있다. 실제로 많은 정치인 및 기업가들은 대다수 국민들의 눈을 가리기 위해 통계를 악용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경제ㆍ사회를 분석하는 데 있어서 통계자료를 이용하는 것보다 확실한 방법은 없다. 가공되지 않은 기초자료를 바탕으로 분석한다면 훨씬 더 정밀하고 자세하게 사회를 들여다볼 수 있는 까닭이다. 나와 내 주변의 사람들을 기준으로 편향되게 세상을 바라볼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통계자료를 통해서는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에 통계청은 우리나라의 사회상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전반적인 경제ㆍ사회의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매년 '한국의 사회지표'(이하 사회지표)를 발간하고 있다. 통계청 및 각 통계작성기관에서 만든 통계자료를 재분류ㆍ가공해 1979년부터 만들어오고 있는 사회지표는 현재의 우리나라 경제ㆍ사회를 적확하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주간한국>에서는 사회지표 중 흥미로운 항목들만 따로 뽑아 소개해봤다.

고령화, 비만화 가속 중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총인구는 5,000만명으로 1990년의 4,287만명보다 16.6% 늘어났다. 1990년과 1995년 각각 0.99%, 1.01% 수준이었던 인구성장률은 지난해 0.45%까지 줄었다. 2005년(0.21%)에 비하면 다소 높아졌지만 앞으로도 완만한 내림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출생인구는 48만명, 사망인구는 28만명을 기록했다. 의학의 발달로 사망인구 수는 1990년(24만명)과 비교해 소폭 줄었지만 출산인구는 같은 기간(65만명)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앞으로도 이러한 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총인구는 2030년까지는 완만한 속도로 성장을 지속한 후 2031년부터 줄어들어 2040년에는 -0.39% 수준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인구성장률이 감소하며 고령인구의 비중은 점차 높아질 전망이다. 1980년 3.8%에 불과했던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비중은 지난해 11.8%까지 치솟았다. 2040년에는 32.3%로 지금보다 20.5%p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인구가 급속도로 늘어나며 노년부양비(25~64세의 생산가능 인구 100명에 대한 65세 이상 인구의 비)는 57.2%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기준 노년부양비는 16.1% 수준이었다.

고령인구 비중 증가로 기대수명과 평균수명은 자연스레 높아질 예정이다. 기대수명이 65.7년이던 1980년에는 평균연령이 25.9세로 청년층이었지만 2011년에는 기대수명이 81.2년으로 늘어나면서 평균연령도 38.4세로 높아졌다. 2040년 우리나라의 평균연령은 49.7세로 완연한 중년층에 들어서 것으로 예상된다.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사망원인 1위는 암(악성신생성물)이며 이로 인한 사망률은 10만명당 142.8명으로 나타났다. 뇌혈관질환(50.7명), 심장질환(49.8명), 간질환(13.5명) 등이 뒤를 이었다. 20년 전인 1990년과 비교할 때 암(91.5명)과 심장질환(39.6명)은 늘어난 반명 뇌혈관질환(63.1명), 간질환(28.1명) 등은 오히려 감소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흡연율, 음주율, 비만율을 조사한 것도 눈에 띈다. 2011년 기준 흡연인구 비율은 19세 이상 인구의 26.3%로 전년(26.9%) 대비 감소했다. 해당 기간 남성의 흡연율이 48.1%에서 46.8%로 줄어든 반면, 여성 흡연율은 6.1%에서 6.5%로 오히려 증가했다. 1회 평균 음주량 7잔(여성은 5잔)을 주 2회 이상 음주한 고위험 음주율의 경우 17.5%로 지난해와 같은 수치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가 25를 넘는 비만인구 비율은 31.9%로 전년(31.4%)과 비교해 0.5%p 늘어났다. 남성의 비만인구 비율은 36.5%에서 35.2%로 줄어들었지만 여성 비율은 26.4%에서 28.6%로 크게 늘어났다.

공교육 질↑… 사교육 관심도↓

공교육의 질을 살펴볼 수 있는 교원 1인당 학생수는 대폭 감소하는 추세다. 2012년 기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교원 1인당 학생수는 각각 16.3명, 16.7명으로 1980년(47.5명, 45.1명)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초등학교, 중학교의 학급당 학생수 또한 51.5명, 62.1명에서 24.3명, 32.4명으로 크게 줄었다.

공교육의 질이 높아지고 있는 덕분인지 사교육에 대한 관심도는 점차 낮아지고 있다. 초ㆍ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6,000원으로 전년대비 1.7% 감소했다. 중ㆍ고등학교 학생들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각각 5.3%, 2.8% 늘어났지만 초등학교 학생들의 사교육비 감소폭(-9.1%)이 이를 상쇄하고 남을 만큼 컸다. 사교육 참여율은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2009년과 2010년 각각 75.0%, 73.6%였던 사교육 참여율은 지난해 69.4%까지 떨어졌다.

대학진학률은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 2012년 기준 대학진학률은 71.3%로 2011년의 72.5%에 비해 소폭 줄어들었다. 최고점이었던 2005년(82.1%)과 비교하면 무려 10.8%p나 감소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진학률은 여전히 100%에 가까운 수준에서 머물러 있었다.

대학 전공과 직업은 대체로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취업자가 느끼는 본인의 전공과 직업의 일치도는 '일치한다'는 비율이 38.3%로 '불일치하다'(37.5%)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학력별로는 교육 정도가 높을수록 '일치한다'는 비율이 증가해 대학원 졸업 이상의 경우 10명 중 7명이 전공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고용복지 모두 높아져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559만원이었다. 달러 기준으로는 2만2,708달러였다. 1985년에 2,355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10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2012년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07만7,000원이고 월평균 소비는 245만7,000원 수준이었다.

2012년 경제활동참가율은 61.3%로 전년대비 0.2%p 상승했다.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0년 74.4%에서 꾸준히 감소해 73.3%를 기록했고 같은 기간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28.8%에서 49.9%로 늘어났다. 지난해 고용률은 59.4%를 기록, 경제활동참가율과 마찬가지로 전년대비 소폭 상승했다.

사회지표에 따르면 임금근로자의 근로시간은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월평균 근로시간은 182.3시간으로 2000년(208.1시간)에 비해 25.8시간이나 줄어들었다. 남성은 185.8시간 여성은 175.7시간을 각각 근무했다.

근로시간이 감소한 반면, 근속연수 및 월평균임금은 늘어났다. 지난해 임금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는 6.2년으로 5.6년이었던 2000년에 비해 0.6년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근속연수가 7.1년으로 여성(4.4년)보다 확연히 길었다. 월평균임금은 300만원을 기록, 2000년의 164만원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다. 근속연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인지 남성의 임금(340만원)이 여성(220만원)보다 눈에 띄게 많았다.

주택보급률 증가에도 비용마련 기간 늘어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은 2011년 기준 114.2%였으며 2005년 이전까지 가파르게 증가한 이후 점차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주택보급률 증가와 함께 주거공간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990년 80.8평이었던 주택당 주거공간은 2010년 83.4%로 늘어났다. 가구당으로 따지면 51.0평에서 67.4평으로, 개인당으로는 13.8%에서 24.9%로 크게 늘어났다.

연소득을 고스란히 모아 주택을 구매한다고 할 때 소요되는 기간을 뜻하는 연소득대비주택가격비는 지난해 5.1배를 기록했다. 2010년의 4.2배에 비해 늘어난 수치로 이는 소득 증가폭보다 주택가격의 증가폭이 컸다는 것을 의미한다. 임대주택의 경우 2012년 월소득 대비 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19.8%로 이 또한 2010년(19.2%)에 비해 0.6%p 증가했다. 생애 최초 주택마련 평균 소요연수는 8년이었다.

환경, 문화생활 측면에서 삶의 질 향상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 수질, 토양, 소음 및 진동, 녹지환경에 대한 체감환경에 대해 좋아지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의 비율이 2010년에 비해 상승했다. 특히 녹지환경에 대해서는 점차 좋아지고 있다고 체감하는 비율이 25.1%에 달해 다른 부문이 10% 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농약오염에 대한 불안감 또한 2010년보다 완화되는 추세다. 그러나 수입산 농산물의 농약오염에 대해서는 불안하다는 비중이 여전히 77.5%에 이르러 국내산 농산물(37.5%)과 큰 차이를 보였다.

2011년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공연, 전시 및 스포츠를 단 한 번이라도 관람한 사람은 13세 이상 인구의 58.6%로 2009년 55.0%보다 3.6%p 늘어났다. '영화관람'이 81.8%로 가장 많았으며 '박물관관람'(26.4%), '음악ㆍ연주회'(25.2%), '연극ㆍ뮤지컬'(25.0%)이 뒤를 이었다.

지난 1년간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은 13세 이상 인구의 15.9%로 2009년(13.6%)보다 2.3%p 늘어났다. 여행목적별로는 '관광'(72.1%), '업무'(18.7%), '가사'(12.9%)의 순이었으며 2009년에 비해 업무의 비율이 감소한 반면 관광, 가사, 교육의 비율은 늘어났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