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생활로 날아온 드론

배달의 기수-미래에는 배달원이라는 직업이 사라질지도 모른다. 대신 드론이 최단 시간에 주문한 음식과 물건을 건네줄 것이다.
소형 무인기, 즉 드론(drone)의 활용도가 군사적 감시·정찰을 넘어 방송 촬영, 레크리에이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급기야 배달의 기수를 자처하고 나섰다.

드론은 적지나 국경, 재해·재난지역의 감시·정찰을 위해 개발됐다. 하지만 이제는 방송 촬영장비나 레크리에이션용 무인조종(RC) 항공기 등으로 활용처가 다각화되고 있다. 종류가 다양한데다 가격이 수십만 원에 불과하고, 앱을 이용해 누구나 스마트폰으로 제어가 가능할 만큼 조종이 용이하기 때문에 민간용 드론 시장은 앞으로 더욱 활성화될 전망이다.

국제무인기시스템협회(AUVSI)는 2017년 미국에서만 연간 11만대의 무인기 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내다 볼 정도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드론에게 새로운 임무를 부여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 일상과 가장 밀접한 분야는 바로 배달서비스다. 교통체증을 피해 목적지까지 최단 시간 내 항공배달이 가능하다는 게 최대 장점. 앞으로는 문 앞에서 배달부를 맞는 대신 마당과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드론이 건네주는 피자와 치킨, 햄버거를 건네 받게 될지도 모른다.

주방서 식탁으로 초밥 서비스
■ (Waiter Drone)

웨이터 드론
영국 런던의 초밥 체인점 요!스시(YO! Sushi)는 드론에게 웨이터의 임무를 맡겼다. '아이트레이(iTray)'로 명명된 쿼드콥터에 특수 제작된 쟁반과 함께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올려놓은 뒤 주방에서 식탁까지 배달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

조종은 숙련된 종업원이 드론에 부착된 2대의 카메라 영상을 보며 전용 앱을 다운로드 받은 아이패드로 수행한다. 이동거리가 짧고, 사유지 내에서 운용되므로 현행법을 저촉하지 않고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게 다른 드론 배달 서비스와의 차별 점이다.

스마트폰 주문 GPS 활용 찾아가
■ (Tacocopter)

미국 MIT 출신의 전기공학자 스타 심슨은 MIT 친구 2명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주 베이 지역에서 작년 3월부터 옥타콥터를 활용한 타코(taco) 배달 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주문을 하면 입력된 주소 및 고객 스마트폰의 GPS 정보를 활용, 옥타콥터가 신속하게 고객 앞까지 타코를 배달해준다. 고객은 앱이 드론의 도착을 알려오면 마당으로 나가 타코를 받으면 그만이다. 심슨은 시범서비스를 통해 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뒤 금명간 상용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며, 향후 드론을 이용한 바닷가재 요리 배달도 생각하고 있다.

타코 콥터
*용어설명, 옥타콥터 (octacopter) : 로터(roter)가 8개(octa)인 헬리콥터형 드론. 쿼드콥터(quadcopter)는 로터가 4개인 드론을 의미한다.

목적지 도착하면 낙하산으로 투하
■ (Burrito Bomber)

미국 다윈 에어로스페이스는 에 맞서 브리또를 배달하는 드론을 개발, 작년 12월 시험배달에 성공했다. 와의 차이는 고정익 드론을 이용한다는 것. 고객이 앱으로 주문을 하면 고객 스마트폰의 GPS 위치정보가 자동으로 전송된다. 이후 드론이 해당장소까지 날아가 원통에 포장된 브리또를 투하하면 원통에서 작은 낙하산이 전개돼 지면까지 천천히 하강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사전 허가 없는 고정익 무인기의 운행이 불법이지만 작년 미 의회가 2015년부터 미국 영공에서 무인기 무허가 운용을 허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2년 뒤에는 의 활약을 목도할 수 있을 전망이다.

6.5km 거리 10분 만에 피자 배달
■ (DomiCopter)

브리또 폭격기
피자는 치킨, 중국음식과 함께 배달업계의 대부다. 이와 관련 배달원의 교통사고를 유발한다는 이유로 30분 배달보증제를 폐지했던 도미노피자가 드론을 내세워 신속배달의 왕좌를 재탈환하려 하고 있다. 지난 6월 3일 영국 도미노피자가 드론 제조기업 에어로사이트의 옥타콥터를 활용, 피자를 배달하는 시연에 성공한 것.

당시 드론은 페퍼로니피자 라지 사이즈 2판을 들고 매장에서 6.5㎞ 떨어진 주문자의 집 안마당까지 단 10분만에 도착했다. 영국 도미노피자는 이번 시연이 결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안전성, 주거침입 문제 등 법제도가 완비되면 드론 배달서비스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세탁물, 날려 보내니 구겨질 염려 없어
■ (Drone Dry Cleaner)

드론 배달은 꼭 음식에만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 필라델피아의 드라이클리닝 전문점 마나융크 드라이클리너(Manayunk Drycleaners)에서는 세탁을 마친 옷을 드론으로 배달한다. DJI 이노베이션스의 쿼드콥터 '팬텀(Phantom)'에 옷걸이를 걸어 고객의 가정까지 이동하는 형태다.

안전을 위해 원격조종자 1명과 보조원 1명이 동원돼야 하지만 공중으로 배송하는 만큼 손으로 들고 갈 때와 달리 행인들과 부딪혀 구겨질 염려가 없다는 것이 헤리 바르타니안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또 금명간 드론을 개조해 현재 1㎏ 미만이었던 세탁물 배송 가능 중량을 최대 4.5㎏까지 늘릴 계획이다

드론클리너

도미 콥터

양철승 기자 csya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