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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차기 당권' 누가 거머쥘까

서청원 vs 김무성 '양강 구도'속 이인제 등 도전… '朴心'에 달렸다
전당대회 날짜 못 잡았지만 사실상 당권 레이스 '스타트'
서청원-김무성 '2파전' 예상… 김문수 이완구 최경환 등 '다크호스 3인방' 호시탐탐
'朴 신뢰' 향배따라 승패 갈릴듯
  • 왼쪽부터 서청원 의원, 김무성 의원, 이인제 의원, 이완구 의원, 최경환 원내대표, 김문수 경기도지사
오는 5월 중순 임기가 끝나는 황우여 대표 체제의 바통을 이어받을 새누리당의 차기 당권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 지방선거가 6월4일 치러지는 바람에 아직 전당대회는 개최 시기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상관없이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 방침을 시사하며 분주히 표밭을 다지고 있다. 사실상 당권 레이스의 시작이다.

현재 당권 도전이 예상되는 후보로는 친박의 맏형 격인 7선의 서청원 의원이 꼽힌다. 서 의원은 지난해 10월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로 당선된 뒤 박근혜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바탕으로 꾸준히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 그는 연초부터 충북과 대구, 부산을 연이어 방문하는 등 전국을 돌며 당내 인사들과의 접촉면 넓히기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공식 언급은 하지 않고 있으나 '당의 부름이 있으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비박의 구심점으로 통하는 5선의 김무성 의원은 현재로선 차기 당권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평이다. 물론 '박심'(朴心ㆍ박 대통령 마음)이 아직 표면화하지 않은 상태이기에 지금의 판세대로 흐를 것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측면이 있긴 하다. 김 의원은 이미 지난해 중순부터 당내 친박 주류 의원들은 물론 비박 의원들과 잇따라 접촉하며 활동 반경을 넓혀왔다. '근현대사역사교실'과 '퓨처라이프포럼'을 주도한데 이어 다음달에는 통일경제교실이라는 이름의 연구모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지난 연말에는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몰고 왔던 철도파업을 독자적으로 중재하면서 정치적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해부터 공공연히 당권 도전을 언급한 바 있다.

서청원-김무성 양강 구도로 대비되던 새누리당 차기 당권 싸움에 6선의 이인제 의원도 뛰어들었다. 이 의원은 18일 당권 도전 의지를 사실상 밝히며 출신지인 충청권을 기반으로 움직이고 있다. 신한국당(구 새누리당)을 떠나 국민신당, 민주당, 자민련 등을 돌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당의 합당을 주도하며 친정으로 복귀한 지 1년 여만에 바로 당권 경쟁에 뛰어드는 셈이다.

이들 세명의 주자를 '빅3'로 칭한다면 다크호스 3인방도 호시탐탐 당권을 넘볼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경력이나 정치적 무게감으로 봐도 서청원-김무성-이인제 의원 등 세 명의 당권주자에 뒤질 것이 없어 이들 3인방이 추가로 당권경쟁에 뛰어들 경우 차기 전당대회가 오랜만에 국민적 관심을 받는 무대가 될 수 있다.

다크호스 3인방 중엔 대선을 염두에 둔 3선 의원 출신의 김문수 경기지사가 먼저 거론된다. 사실상 경기지사 불출마 쪽으로 입장이 굳어지고 있어 김 지사가 여의도로 복귀할 경우 바로 당권-대권을 모두 겨냥한 행보에 나설 것으로 여겨진다. 경북 영천이 고향인데다 경기지역에서 의원과 도백을 역임했고, 새누리당에선 보기 드물게 노동운동 경력을 가진 민중당 출신이란 다채로운 이력이 장점이다.

충남지사 출신의 3선 경력의 이완구 의원도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이 의원은 충청권 기반이 두터워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향후 정치적으로 충청권을 껴안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자원이다. 한나라당으로 출발해 자민련을 거쳤다 다시 돌아오는 바람에 당내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한 게 약점이긴 하지만 박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가 뒷받침 된다면 당 대표 자리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박 대통령의 신임만 놓고 본다면 3선 의원 출신의 최경환 원내대표도 차기 당권 후보군에서는 상당히 유리한 위치다. 무난하게 원내대표 직을 수행해 왔다는 점도 강점이다. 박 대통령이 상대적으로 올드보이군에 속하면서 구정치 이미지가 적지 않은 서 의원에게 부담을 느낀다면 최 원내대표 쪽으로 마음이 쏠릴 수도 있다. 빅3에 다크호스 3인방을 포함한 6명의 후보군 모두 간단치 않은 경력과 전투력을 겸비하고 있다. 이들이 모두 경선에 뛰어든다면 '빅6'의 싸움이라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가히 틀린 말이 아니다.

전당대회 언제 치러지나

황우여 대표의 임기는 지방선거가 임박한 5월에 끝난다. 일정대로라면 6월4일 지방선거 이전에 새로운 당 대표를 뽑아 새 간판으로 선거전에 나서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여기엔 적잖은 고민이 있다. 만일 새 지도부가 나서 지방선거를 치렀는데 여당이 크게 패한다면 책임 문제가 불거지게 된다. 그렇다고 취임한 지 한 달도 안된 새 대표를 물러나게 할 수는 없는 문제다.

또 그냥 지도부를 유임하는 것도 문제다. 바로 한달 여 뒤인 7월30일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제법 큰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 더구나 예정된 선거구도 새누리당에게는 그리 녹록하지 않은 곳들이다. 지방선거에서 패해 리더십이 훼손된 지도부가 중급 규모 이상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나서 다시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다면 그 때는 더 이상 지도부 책임론을 간과할 수 없다. 자칫 두 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두 차례 선거에서 새 지도부가 무난한 성적을 거둔다면 이 같은 고민을 할 필요도 없지만 민심을 미리 가늠한다는 건 불가능한 것이고, 현재 추세를 보면 그리 새누리당에 유리한 구도로 흐르는 것 같지도 않기에 하는 말이다.

따라서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선거를 치른 뒤 8월쯤 전당대회를 열어 새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표 부재 시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는 관행에 따라 최경환 비대위 체제로 가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8월 전당대회 주장은 사실상 두 차례 선거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염두에 두고 나온 것인 만큼 원래 일정대로 4월 말이나 5월 초 전당대회를 치러 새누리당 붐을 일으킨 뒤 그 기세를 몰아 6월 지방선거와 7월 보궐선거를 맞이하자는 원칙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된다.

대개 친박 진영에서는 두 차례 선거가 지난 뒤 8월에 실시하자는 주장이 많고 비박계에서는 조기 전대를 강조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 안팎의 여론을 보면 조기 전대 보다는 8월 전당대회가 합리적이란 여론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후보 희비 갈려

전당대회 시기와는 상관없이 후보들 간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조기 전대보다 지방선거 후 8월 전대가 유력하다는 현실론에 따라 후보들은 지방선거 기여도를 높이기 위해 전국을 누비고 있다. 지방선거에서 힘을 보탠 후보들이 당선될 경우 이는 곧 전당대회에서 자신의 득표로 이어질 것이란 계산에서다.

하지만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후보군의 희비는 서로 엇갈릴 수 있다. 대표적인 친박계인 서청원 최경환 의원의 경우 여당이 대승을 거둬야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더욱 탄탄해지면서 자신들의 당권 도전도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이 부진한 성적을 나타내면 당에 대한 박심의 영향력은 아무래도 감소할 수 있다. 그렇다면 후보군 중에는 박 대통령과 거리감이 있는 김무성 의원이나 김문수 지사에게 유리할 것이란 가설도 가능하다. 또는 영원한 캐스팅보트인 충청권에서 새누리당이 약세를 보였다면 이 지역 출신인 이인제 이완구 의원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반대로 두 의원이 전력 투구했는데도 충청권 성적이 좋지 않았다면 지역적인 책임론에 휩싸일 수도 있다. 후보군은 저마다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속내는 이렇듯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지방선거 외에 이들은 각자 안고 있는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당권 경쟁의 중요한 포인트다. 서청원 의원의 경우 유일한 70대인데다 한나라당 대표와 친박연대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두 차례 법의 심판대에 올랐던 점에서 구정치인 이미지가 적지 않다. 박 대통령과 가까운 것이 강점이면서도 당정분리라는 원론적인 면에서 보면 흠이 될 수도 있다. 때문에 일각에선 서 의원을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으로 추대하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본인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이번엔 당 대표를 하고 다음 20대 국회에서 비례대표 등으로 옮겨 8선 의원이 되면 그 때 해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차기 국회의장에는 황우여 대표와 정의화 의원이 경합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김무성 의원은 당내 지지세는 제법 탄탄한 편이지만 박 대통령과 거리감이 있다는 게 아킬레스건이다. 한때 친박계 좌장이었고 지난 대선에서도 선대위를 이끌며 공신 반열에 올랐지만 예전의 관계로 회복된 것은 아니다. 이 부분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관건이다. 친박 핵심진영에서는 김 의원이 대표가 되면 청와대와의 긴밀한 협조가 쉽지 않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

이인제 의원은 오랜만에 친정에 복귀했지만 그간 여러 당을 돌아다닌 '정치철새'이미지가 부담이다. 특히 1997년 대선에서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김대중 후보에게 패할 때 이 의원은 당을 박차고 나와 출마하면서 사실상 김 후보의 당선에 1등 공신 역할을 했다는 점이 여전히 당 밑바닥에서는 거부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완구 의원도 자민련을 거쳐 복귀했다는 단점이 있고, 김문수 지사는 현재는 원외인데다 보수성향이 짙은 새누리당과 뿌리가 다른 민중당 출신이란 점이 부담이다. 대표적인 친박계인 최경환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아바타 역할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는 게 기분 좋지 않다. 지방선거 결과를 놓고 이 같은 후보군의 단점을 당원들이 어떤 식으로 해석하느냐에 당권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박심(朴心)은 어디로…

지방선거 결과와 후보 개인이 갖고 있는 단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박심(朴心)이 누구를 어떤 강도로 지원하느냐 여부라는 데 이견이 없다.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 박 대통령의 리더십이 강화되기에 전당대회에 대통령 입김이 강하게 미칠 것이란 것은 당연하다. 선거에서 패하면 대통령의 리더십이 표면적으로는 약화할 수 있지만, 당 내부의 보수적인 성향을 감안하면 '위기 때일 수록 뭉치자'란 묘한 분위기가 생성될 수도 있다. 공화당-민정당-민자당-신한국당-한나라당을 거치며 터주대감으로 자리잡은 대구ㆍ경북(TK)세력을 중심으로 한 보수ㆍ고령 층이 여전히 박 대통령에게 무한 신뢰를 보일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팽팽한 경쟁에서는 역시 박심이 어디로 향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란 분석이다.

박심은 아무래도 친박계 주자 쪽일 것으로 분석되지만 상황 변화에 따라 충청권 주자에게로 무게중심이 변할 수도 있다. 다만 김무성, 김문수 두 주자의 경우 정치적 격변이 있기 전에는 박심을 기대하기가 그리 쉽지 않은 형편이다. 오히려 비박 진영의 표를 자기 쪽으로 더 끌어당기는 것이 급선무일 수도 있다.

이런 상황을 가정하면서 전당대회를 점쳐 본다면 서청원-김무성 양강 구도에 이인제 후보가 추격하는 양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만일 서 의원이 출마를 포기하면 그 자리에 최경환 원내대표가 올라 김무성 의원과 접전을 벌일 수도 있다.

이인제 이완구 의원은 지방선거 결과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충청권 대표 필요성이 강하게 대두된다면 해볼 만한 승부가 될 수 있다. 실제 경상도와 충청도를 연합해야 차기 대선에서 여당의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는 논리는 끊이지 않고 있다. 또 박 대통령이 남은 4년의 임기를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도 충청권 도움이 절실하다. 이 같은 점을 앞세워 당원들에게 호소한다면 의외의 결과를 거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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