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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유업 3세 편법 승계 논란

비상장사 지분 확보해 백억원대 차익
  • 매일유업 본사가 입주한 서울 종로구 삼환빌딩 전경. 주간한국 자료사진
매일유업 3세의 편법 승계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2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비상장사의 지분을 증여받아 상장 후 앉은 자리에서 백억원대의 시세 차익을 누린 일을 두고서다. 이렇게 확보한 '총알'이 향후 그룹의 모체인 매일유업 지분 확보에 투입되리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결과적으로 막대한 부가 대물림됐음에도 증여세는 처음에 받은 수억원에 대한 부분이 전부다. 매일유업 3세가 호주머니에 챙긴 자금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 수준이다. 그간 비상장사를 통한 상속이 재벌가에서 사랑을 받아온 이유다.

물론 이런 방식은 딱히 '불법'이라고 꼬집어낼 여지는 없다. 그러나 도덕성에 대한 비난은 사실상 피하기 어렵다. 재벌가의 일원이라는 이유로 편법을 동원해 과세를 회피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제로투세븐 대물림 창구

편법 상속 논란의 중심에 선 회사는 매일유업 계열사인 제로투세븐이다. 2000년 라이프파트너로 설립된 이 회사는 2007년 지금의 상호로 변경했다. 당초 매일유업 고객관계관리 서비스를 대행하는 기업으로 시작해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갔다.

  •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왼쪽)과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
이 회사의 현재 주요사업은 유아동 의류ㆍ용품 제조 및 유통과 유아동 종합 쇼핑몰이다. 또 알로&루와 포래즈, 알퐁소, 섀르반, 궁중비책 등의 브랜드를 출시했고, 토미티피와 군기저귀, 매일유업 앱솔루트 브랜드 등의 독점 판매 및 온라인 유통권도 갖고 있다.

제로투세븐은 고(故) 김복용 매일유업 창업주의 장남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녀 윤지씨가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회사로도 유명하다. 김정완 회장의 동생인 김정민 제로투세븐 회장이 대표를 맡아 고속 성장을 이끌어 낸 곳이기도 하다.

앉은 자리서 130억대 차익

논란의 단초는 2007년 당시 21세로 미국에서 공부 중이던 김정완 회장의 아들 오영씨가 매일유업이 보유 중이던 제로투세븐의 지분 13만1,479주(15.4%)를 매입하면서다. 당시 이 회사 주가는 주당 5,000원. 증여된 주식의 가치가 총 6억5,700만원인 셈이다.

이를 통해 오영씨는 지분 50%를 보유한 매일유업과 16.28%를 가진 김정민 회장에 이어 3대 주주에 등극했다. 당시 김정완 회장이 오영씨에게 제로투세븐의 지분을 증여하면서 납부한 증여세는 수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제로투세븐이 액면가 5,000원의 주식 1주를 500원 주식 10주로 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 오영씨의 보유 주식수는 131만4,790주로 늘어났다. 이어 2013년초 기업공개를 통해 제로투세븐의 주식수가 늘어나면서 지분율은 오영씨의 지분율은 11.39%로 희석됐다.

지난 19일 현재 오영씨가 보유한 제로투세븐 주식가치는 138억원에 달한다. 결국 앉은 자리에서 13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업계에선 오영씨가 이렇게 확보한 총알로 그룹의 모체인 매일유업 지분 확보에 나서리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김정민 회장이 가진 매일유업 지분 6.87%를 오영씨가 보유한 제로투세븐 지분과 맞교환하리란 견해가 신빙성있게 회자되고 있다. 12.5%의 제로투세븐 지분을 보유중인 김정민 회장 입장에선 확실히 자신의 회사로 만들 수 있는 기회다.

오영씨 입장에서도 '손해볼 것 없는 장사'다. 매일유업의 지분 확보를 통해 후계자로서 입지를 단단히 굳힐 수 있어서다. 결국 오영씨와 김정민 회장이 각각 매일유업과 제로투세븐을 맡는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 '윈윈'할 수 있는 거래인 셈이다.

매일유업은 경영권 편법 승계 의도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오영씨의 주식 매입 당시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차액을 노리고 투자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재벌가 구태 반복 지적

비상장사를 창구로 한 부의 세습은 그간 재벌가에서 애용돼 온 방법이다. 기업별로 방법도 별반 차이가 없다. 선대에서 증여한 비교적 소액의 자금으로 비상장사 주식을 매입해 상장 후 시세차익을 누리는 식이다. 이렇게 확보한 자금은 그룹의 핵심사 주식 확보에 투입된다.

재벌가에서 이런 방법을 동원하는 건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서다. 현행 세법에 따르면 상속이나 증여할 때 과세표준액에 따라 10~50%의 세금을 내야한다. 특히 최대주주 등이 보유한 주식에는 경영권 프리미엄 대가로 10~30%의 할증이 붙는다.

최악의 경우 상속받은 지분의 65%를 세금으로 내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당연히 경영권 확보에 심각한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편법을 동원한 상속은 어떤 이유로든 도덕성에 대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한 재계 관계자는 "매일유업은 '눈 가리고 아웅'식의 재벌가의 구태를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다"며 "재벌가의 일원이라는 이유로 부를 대물림하면서 편법을 동원해 막대한 세금을 피하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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