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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민간 구조업체 특혜 논란

해경-언딘 '수상한 커넥션' 일파만파
사고 초기 구조작업 놓고 해경-언딘 유착 의혹 확산
김윤상 대표는 해구협 부총재… "해구협, 해경과 친밀" 주장도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지 보름이 지났지만 실종자 가운데 단 하나의 생명도 돌아오지 못했다. 사고 초기 정부 대응의 미흡함을 지적하는 여론이 거센 가운데 구조ㆍ수색 과정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이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실종자 구조와 수색 작업을 담당한 민간업체인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이하 언딘)'가 구조작업을 독점한 것을 두고 논란이 크다. 해경과 언딘의 유착관계가 불거지면서 사태는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이들을 둘러싼 의혹을 파헤쳐 보았다.

"언딘, 해경보다 힘 세다"

언딘과 관련된 의혹이 처음 불거져 나온 건 지난달 23일. 사고 이후 일주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더딘 구조 작업은 실종자 가족의 애를 태웠고 진도 팽목항의 공기는 냉랭했다. 그러던 중 해경, 언딘과 갈등을 겪던 몇몇 민간잠수부들이 짐을 싸면서 불만을 토로했다. 수중환경협회 소속 윤모(39)씨는 "진도 앞바다에선 해경보다 힘이 센 게 언딘"이라며 "해난 구조 경력 몇 십 년 차의 베테랑들도 이해 못할 일들이 바닷속에서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윤씨를 비롯한 민간잠수부들은 세월호 구조 작업이 사고 대응 초기부터 언딘의 주도 아래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해경이 감독하는 구조 수색과정에서 민간잠수부들의 참여 기회는 현저히 적었고, 언딘이 구조현장을 독점하면서 구조는 뒷전인 채 비효율적인 수색만 반복한다는 불만이 쏟아졌다. 윤씨는 "해경이 사고 초기 구조 지연은 날씨 때문이라고 했지만 언딘에게 작업을 넘기기 위해 시간을 지연시킨 것"이라면서 "언딘에게 일을 몰아주느라 아까운 구조시간만 낭비됐다"고 일침을 가했다.

해경-언딘 '수상한 커넥션'

그로부터 일주일 후, 해경과 언딘의 수상한 커넥션이 하나 둘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1일 해경에 따르면 언딘은 지난달 16일 세월호 침몰 당일 해경의 요청으로 구난업체로 선정됐다. 당초 해경은 언딘과 관련한 논란이 일 때마다 "민간구난업체 선정 과정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청해진해운에서 업체를 결정한 게 아니라 사실상 해경이 언딘을 구조ㆍ구난 업체로 지정한 후 계약을 주도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해경이 언딘을 두둔한 정황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해경이 세월호 침몰 사고 구조 현장에서 언딘을 먼저 투입하기 위해 해군 최정예부대의 잠수를 가로막았다는 주장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30일, 진성준 의원은 국방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토대로 "해경이 언딘을 우선 투입하기 위해서 해군 특수부대의 잠수를 통제했다"며 "사고 당일 물살이 가장 느린 정조 시간에 최정예 잠수요원인 특수전전단 대원들과 해난구조대 대원들이 투입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제기된 의혹에 해경도 국방부도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진 의원이 의혹을 제기한 직후 국방부 관계자는 "구조작전의 효율성을 고려해 책임 기관인 해경의 종합적 판단을 따른 것"이라며 관련 의혹을 사실상 시인했다. 그러나 다음날,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진 의원에게 전달된 자료가 해석에 따라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며 해경의 통제 의혹을 부인하면서 "자료가 잘못 작성된 점을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해경 관계자는 "작업일지 과정을 적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구체적인 답을 피했다.

해양구조협회가 '연결고리'

언딘과 해경의 연결고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해답은 한국해양구조협회에서 찾을 수 있다. 2011년 설립된 해구협은 해양경찰청의 법정 단체다. 해구협은 해양 재난 사고 예방과 대응을 위한 민관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행정기관이 위탁하는 업무 수행 등을 담당하고 있다. 해구협의 주요 업무는 해경의 위탁을 받아 수난구조활동 참여자의 노무에 대한 보수와 손실비용을 보상하는 일이다. 세월호 사고처럼 구조활동에 참여한 민간업체에게 경비를 지급한다는 얘기다.

해구협에는 19명의 부총재가 있는데 이 명단을 살펴보면 실마리가 풀린다. 전 ·현직 해경과 해양관련 공무원, 국회의원 등이 임원으로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총재단 명단에는 언딘의 김 대표를 비롯해 김용환 전 남해지방해양경찰청장, 이용섭 한국해운조합 회장, 김영부 선주협회 전무이사, 최상환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김춘선 인천항만공사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해구협에 많은 간부를 내려보는 해경이 언딘을 감쌀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운영을 위한 임원진 구성이 아닌 관련업계의 공고한 네트워크, 즉 해경, 공무원, 관련업계의 마피아 네트워크의 한 단면이라는 의혹이 강해지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언딘, 인명구조 전문업체 아냐

언딘은 2004년 11월 설립된 후 해저 파이프라인과 같은 해양 공사, 항만공사, 해저면 조사 측량 등의 사업을 벌여왔다. 구난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2008년 부터다. 침몰 선박 인양 사업을 주로 맡아왔는데, 언딘의 홈페이지에 '인명구조'는 명시돼 있지 않다.

언딘은 2010년 천안함 실종장병 수색작업에 참여했다가 침몰한 어선 금양98호의 선내 수색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금양호 실종 선원 9명 중 해경이 발견한 시신 2구 외에 다른 실종자는 찾지 못했다. 당시 업체 선정은 해경과 외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에서 결정했고, 언딘이 받은 계약금액은 4억8,000만원이다.

한편 언딘은 "해외 해양공사 프로젝트를 주요 사업으로 하는 중소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액의 88%가 해외 실적인데 수난구조법에 따라 사고현장에 강제 징집돼 구조를 할 뿐"이라며 관련 의혹들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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