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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 끝나지 않는 악몽

명예·건강 잃고 그룹 미래 불투명
오너 부재로 실적 곤두박질… 신규투자·인수합병도 중단
'포스트 이재현' 마땅한 인물 안보여
회사 안팎 사위 역할 주목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수난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1년 사이 이 회장은 '가진 것'을 차례로 잃고 있다. 먼저 명예를 잃었다. 1심에서 세금포탈, 횡령, 배임 혐의가 사실상 대부분 인정돼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건강도 잃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돼 급기야 지난해에는 신장이식수술을 받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구속집행정지 연장이 불허돼 다시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이 회장의 건강상태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CJ그룹의 빛나는 실적도 잃었다. 오너의 부재에 따라 주력계열사의 실적은 곤두박질 쳤다. 투자에 제동이 걸렸고, 계열사의 인수합병도 전면 중단됐다. 그런데 마땅히 '포스트 이재현'으로 내세울 이가 없다. 이 회장으로선 가슴이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재현 회장 다시 철창행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고난은 지난해 5월부터다.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 기조에 따라 재벌기업에 대대적인 칼바람이 몰아치던 시기다. 이 회장의 미간에도 수사당국의 총부리가 정조준됐다. 이 회장은 결국 지난해 7월 비자금 조성과 횡령,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이후 이 회장은 검찰의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의 건강은 악화됐다. 급기야 지난해 8월 신장이식수술을 받아야한다며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법원은 이 회장에 대해 구속집행정지 결정을 내렸다.

그러던 지난 2월 이 회장은 1심에서 징역 4년과 벌금 260억원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세금포탈, 횡령, 배임 등 대부분의 혐의가 유죄로 인정된 셈이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법원은 이 회장 측의 구속 집행정지 연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8개월간 철창신세를 면해왔던 이 회장은 이날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구치소에 모습을 드러낸 이 회장은 무척이나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수술 과정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돼 체중이 51kg까지 10kg 이상 줄어드는 등 건강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된 때문이다.

CJ그룹은 이 회장의 구속 집행정지를 다시 신청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달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의 이른바 '황제 노역'이 큰 후폭풍을 일으킨 상황에서 법원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오너 부재 여파 우려 현실로

이 회장이 구속된 초기 재계에서는 적지 않은 우려가 나왔다. 비슷한 시기 검찰 수사를 받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우 그룹내 경영 분업 체계가 잘 이뤄져 있어 오너 부재에 따른 타격이 비교적 덜한 반면, CJ그룹은 얘기가 달라서다.

당시 CJ그룹 내부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과거 삼성가에서 제일제당만 가지고 독립한 이 회장은 현재의 CJ그룹으로 성장하기까지 대부분 과정을 주도하다시피 했다"며 "그룹 전체가 '1인 독주 체제'로 경영되다보니 오너리스크가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우려는 현실로 나타났다. 현재 CJ그룹은 전분야에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먼저 지난해 28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목표인 30조원 달성에 실패했다.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목표치인 1조6,000억원의 70% 수준에 그쳤다.

특히 주력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3.9% 감소했다. CJ푸드빌도 적자전환했다. CJ프레시웨이와 CJ CGV, CJ대한통운 역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각각 68.1%, 6.7%, 55.1% 줄어다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수천억대의 신규 투자도 발이 묶였다. 안정을 경영 최우선 과제로 삼은 때문이다. 여기에 CJ제일제당와 CJ프레시웨이, CJ대한통운, CJ오쇼핑 등 계열사가 해외에서 추진 중이던 대규모 인수합병도 중단돼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포스트 이재현' 아직 못 찾아

그러나 CJ그룹은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물론 CJ그룹이 마냥 넋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올해 초부터 이 회장의 삼촌인 손경식 CJ그룹 회장을 필두로 '그룹경영위원회'를 꾸렸다. 하지만 손 회장을 '포스트 이재현'으로 내세우기엔 고령과 적통성 문제가 걸린다.

이 회장의 누나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은 CJ그룹 경영에 참여하고, CJ E&M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관련 분야에서 성과를 내는 등 나름의 능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이 회장의 공백을 충분하게 메우기는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그렇다고 이 회장의 자녀들에게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장녀 경후씨와 장남 선호씨가 모두 아직 20대로 어린데다, 각각 2011년과 2013년 그룹 계열사에 입사하는 등 제대로 된 경영수업도 거치지 못해 승계는 시기상조라는 시선이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재계 일각에선 이 회장의 사위이자 경후씨의 남편인 정종환씨의 역할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정씨는 미국 컬럼비아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씨티그룹에서 근무하다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를 거쳐 현재 CJ그룹에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정씨가 30대 초반인데다 CJ그룹 경영에 깊이 관여한 바가 없기 때문에 경영 전면에 나서기는 무리수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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