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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피해자들은 누구] 퇴직 기념 여행, 3대 가족, 남매도 포함

퇴직 후 부부동반 여행 중 사고 / 할머니, 할아버지, 어머니, 딸 포함된 3대 가족도 / 남매 여행 중 누나만 구조
지난달 30일(한국시각) 새벽 4시 즈음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이 침몰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60인승 유람선엔 33명의 한국인이 탑승했는데, 여기엔 3대를 포함한 일가족, 직장동료, 부부 등이 탄 것으로 전해진다. 참좋은여행사에 따르면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와 딸이 함께 탑승한 손님도 있다. 딸은 2013년생으로 여섯 살 아이다. 이들은 발칸2개국 동유럽 4개국 일정 중 여행 5일 차인 헝가리에서 사고를 당했다.

퇴직 기념 여행 중 사고

유람선 탑승자 중엔 부부 동반으로 여행을 떠난 전직 직장 동료들도 있었다. 이들은 특허청 출신의 전직 공무원들로 명예 퇴직 후 여행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세 쌍의 부부 중 1명만 생존했고, 나머지 5명은 실종된 상태다. 지난달 30일 특허청에 따르면 침몰한 유람선에 탑승한 전 직원은 최모(63), 유모(62), 안모(61) 씨 등이다. 이들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차례로 서기관을 지낸 경력을 갖고 있다.

내무부 출신인 이들은 특허청에서도 연을 이어가며 두터운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 명 모두 2~3년 차이의 선후배 사이로 특허청 심사와 심판 부서에서 근무했으며 조직 내 평판도 좋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퇴직 기념으로 여행에 나선 세 쌍 부부 중 안모(61) 씨만 구조됐으며 나머지 인원은 31일(한국시간) 오전 현재 실종 상태다.

실종된 최 씨는 퇴직 후 2012년부터 충남 서산으로 귀촌했다. 최 씨는 아내 이 씨(59)와 농사를 지으며 노년을 보내던 중 여행 중에 사고를 당했다. 구조된 안 씨는 대전에 거주하며 퇴직한 동료들과 관계를 이어오다 부부 동반 해외여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실종된 유 씨는 세종시에 거주하며 아내 설 씨(57)도 실종된 상황이다.

유람선엔 남매도 탑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논산시에 거주하는 정모(31) 씨는 남동생(28)과 여행을 떠났다. 정 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휴식 차 떠난 여행길이었다. 남동생과 함께 기분전환을 위해 유럽으로 떠난 사이 가족들은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 누나는 구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남매의 어머니는 사고 현장 방문을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 한국인 관광객들이 탑승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헝가리어로 '인어')가 침몰한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머르기트 다리 앞에 30일 오후(현지시간) 추모객 등 현지 주민과 관광객들이 놓아둔 촛불과 꽃이 사고 현장을 향해 놓여 있다. 연합
가족 단위 등 9개 그룹 탑승

지난달 30일 유람선 투어를 제공한 참좋은여행사는 탑승자 명단을 공개했다. 이 명단을 보면 최고령인 석 모(71) 씨부터 최연소인 김 모(6) 양도 포함됐다. 인솔자인 이 모(35) 씨도 포함됐는데 개별적으로 탑승한 현지 인솔자, 사진작가 등은 명단에 없다. 여행사 측이 관리하는 인원만 총 30명으로 예약코드별로 보면 2명에서 6명이 한 그룹으로 이뤄졌다. 총 9개의 예약코드로 미뤄봐서 가족 및 지인들이 동반여행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여행사에 따르면 5명이 한 예약코드로 묶여있다면 가족 혹은 친지가 함께 여행을 신청했을 가능성이 높다. 보통 헝가리 야경 유람선 코스는 가족들이 주로 신청하는 여행상품으로 알려졌다. 예약코드를 살펴보면 남녀 2인 그룹이 4개로 가장 많아 부부 혹은 연인이 여행을 떠난 것으로 보이며, 3인 그룹은 한 개, 4인 그룹은 두 개, 5인 그룹 한 개, 6인 그룹도 한 개다.

앞서 언급한 3대 가족은 4인 그룹에 묶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엔 할아버지로 보이는 김모(61) 씨와 할머니 김모(59) 씨, 이들의 딸로 보이는 김모(37) 씨와 2013년 생 김 양이 탔을 것으로 보여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3대가 함께 떠난 여행에서 유람선 사고를 당한 이들은 여전히 생존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고 피해자들의 가족들은 생사 여부를 정확히 전달받지 못하는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 양의 외삼촌은 참좋은여행사를 항의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행사에서 연락받지 못해 너무 답답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카타르 도하를 경유하는 비행편으로 헝가리 현지로 향했다. 다른 탑승자 가족 9명도 함께 헝가리로 이동했다.

탑승자 중 가장 많은 연령대는 중·장년층이다. 인솔자를 제외한 탑승객 가운데 75%는 50대 이상으로 20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유럽 패키지여행을 많이 이용하는 50~60대의 비중이 많은 까닭이다. 이들은 은퇴 후 인생의 황혼기에 휴식을 위해 떠난 여행에서 비극적인 사고를 당했다. 성별로 구분해보면 여성이 21명, 남성은 9명이다.

사고 대책 및 보상은

참좋은여행사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적극적인 대응과 보상을 약속했다. 여행사에 따르면 탑승객 전원을 대상으로 여행자 보험을 가입했고, 1년에 약 60억 원 규모의 배상책임보험도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사 관계자는 “사고 상대 선사가 대형 선박을 운영하는 곳이지만, 우리 회사에서 (가족들의) 불편함이 없도록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해당 자치단체도 사고대책수습지원반을 꾸리는 등 현지 구조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양새다. 대전시와 세종시, 충남도 등은 시민안전실과 재난안전실을 꾸려 사고 현장 파악에 노력하고 있다. 피해자들에겐 개별적인 전담 직원을 지정해 상황 파악을 세밀하게 하고 있다. 대전시의 경우 재난관리기금으로 피해자 가족들의 항공료와 체류비도 지원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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