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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47’ 박현 교수 “코로나19 후유증 회복 위한 앱 개발 중”

정부의 코로나19 관련 ‘충분한’ 정보 제공 시급
  •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출처: 박현 교수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
“내 인생이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반을 잃어버리기 전까지는 몰랐다. 하지만 이제 알게 되었다. 내 인생의 행복의 반이 비어 버린 것이 아니라, 반이 차 있는 것임을.”

혹독한 병마와의 싸움 중에서도 행복한 순간, 희망의 불씨를 놓지 않으려는 사람이 있다. 박현 부산대 기계공학과 겸임교수는 지난해 5월부터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 ‘부산47’(페이스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병상일기를 기록하며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부산의 47번째 확진자였던 박 교수는 병상일기를 통해 자신이 겪은 후유증과 해외 후유증 관리 정책, 관련 논문의 번역 등을 공유하며 코로나19에 대한 사람들의 이해를 도왔다. 특히 ‘완치자’ 대신 ‘회복자’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그는 완치자라는 표현이 코로나19가 후유증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병상일기는 책 ‘삶이 있는 한 희망은 있다’로 출간됐다.

박 교수의 메시지는 코로나19 정보에 그치지 않았다. 박 교수는 코로나19 투병 중 ‘행복’에 대해 고찰했다. 그는 페이스북에서 “상쾌한 아침이 아닐지라도 가족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감사하고 멋진 삶을 보낸다”며 평범한 일상이 주는 행복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그는 자신의 행복을 사람들과 나누고자 코로나19 후유증 관련 앱을 개발 중이다. 후유증 환자들의 회복을 무료로 돕는 앱이다. 지난 5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박 교수의 사연을 들어보았다.

-페이스북과 책이 ‘정확한 정보의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한국의 문제는 과학적·의학적 정보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국내 의료기관을 포함한 모든 계층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대신 자극적인 개인 정보와 숫자만 제공된다. 1년 넘게 확진자 정보만을 중심으로 정보 제공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좀 더 많은 의학·과학적인 정보를 의료기관에 제공하고, 언론 브리핑 때 알리고, 사람들이 블로그, 유튜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공유하게 되면 모든 계층이 정보를 알 수 있게 될 것 같다.”

-외국과 비교한다면.
“영국(보건복지부)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국가 의료기관을 통해서 코로나19 후유증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기관들의 후유증 정보 관리시스템으로 환자의 증상 정보를 모두 공유하면서 정보를 분석하고 치료법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최근 코로나19 환자들과 후유증 환자들에게서 이전에 없던 당뇨병이 발생하는 것을 발견하고 전세계 의료기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까지 만들었다. 현재 전세계 350여개 기관들이 데이터베이스를 운영하고 있다.”

-페이스북 연재와 책 출판의 계기는.
“미국, 영국 등에서는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부가 각종 의학 정보를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나눌 뿐 아니라, 병원에서 체계적인 후유증 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종합병원의 의료진마저도 정보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해외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는 목적 의식을 갖고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게 됐다. 책을 내게 된 이유는 후유증 환자분들 중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않는 분들, 특히 연세가 높으신 분들께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노안으로 글자를 읽기 힘든 노년층의 경우 유튜브가 책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다. 하지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유튜브 활동 대신 책을 낼 수밖에 없었다.”

-관련 앱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정부도 미국이나 유럽, 중국처럼 체계적인 코로나19 후유증 치료를 조만간 시작할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더 이상 정부만 기다리다가는 안되겠다는 것을 깨닫고 스스로 방법을 찾고자 앱 개발을 생각하게 됐다. 영국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5월부터 병원을 통해 전액 무료로 후유증 치료를 시작한 후, 7월부터는 전액 무료로 온라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점에 착안해 개인적으로 영국의 체계적인 온라인 서비스 수준이 아니어도 코로나19 후유증 회복에 도움이 되는 무료 앱을 제작하고자 한다.”

-후유증 관리를 못하는 이유로 의료진의 인력 부족을 말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후유증 치료가 체계적이고 효과적이지 못한 것은 대응 인력이 부족한 이유가 아닌 것 같다. 우리보다 코로나19 환자수가 월등히 많은 나라들이 이미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후유증 전문 치료센터들을 설립해서 운영하는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 그리고 현재 문제는 코로나19 후유증 환자들이 여러 종합병원 및 개인병원을 가도 전문의들이 후유증에 대해 잘 모른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환자 치료에 바쁜 의사들이 전세계의 다양한 의학 논문사이트를 뒤져가면서 후유증 논문을 찾아내 읽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다른 나라들처럼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후유증 정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의료기관과의 정보공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저서를 보면 결론은 ‘행복’에 방점이 찍혀 있는 것 같다.
“행복은 가장 어려운 순간에도, 가장 작은 것들에서도 찾아낼 수 있고 다른 이에게 나눠줘도 나의 것이 줄어들지 않아 오히려 더 커지는 것 같다. 어려운 순간에도 희망을 가지면 행복을 찾을 수 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생의 길에서 느끼는 행복이 더 큰 행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한다. 또한 코로나19 백신이 원활하게 공급되길 바란다. 포퓰리즘이 아닌 경제정책으로 사회가 정상으로 돌아갈 때까지 적절한 경제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픈 사람은 치료를 받아서 나을 수 있고, 감염병 환자가 편견과 차별에 시달리지 않는 좋은 사회가 됐으면 한다. 힘든 이들이 버틸 수 있도록 희망을 줘 힘든 상황에서도 모두가 행복을 느끼고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랄 뿐이다.”

노유선 기자 yoursun@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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