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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엿보기] 사랑은 목마르다!


여자는 헬스나 심한 육체노동을 하지 않고서야, 아무데서나, 쉽사리,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지 않는다. 그렇기에 여자는 남자에 비해, 쉽게 갈증을 느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연애할 때는 더더욱. 데이트 중, “아, 목마르다. 우리 뭐 좀 마실까?” 이렇게 물으면, “응, 난 물!”라고 말하는 여자는 드물 것이다. “난, 이온음료나 커피 마실래.” 내지는 조그만 입술을 달싹이며, “난 코카콜라!”를 외칠 것이다. 물! 이라고 발음하는 것은 어쩐지 본능적이고 낭만적이지 않아 보이는 탓이다.

여자가 목마를 때가 있다. 무엇엔가 한없이, 한없이 부족할 때가 그렇다.

영화 ‘트로이’를 보고난 그녀는 정체 모를 갈증에 시달렸다. 호머의 서사시 ‘일리아드’를 영화화한 트로이에서 톱스타 브래드 피트와 에릭 바나는 영웅의 모습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영웅들의 이야기 속에는 여자로 인한 사랑과 욕망, 질투와 집착이 그 중심에 자리하지만, 어찌됐든 이 영화는 남성들의 건장한 몸과 숨막히는 결투장면을 빼놓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영화를 보는 내내 갈증을 느낀 그녀는 끝나자마자, 편의점으로 달려가 작은 생수를 사 마셨다. 아킬레스에 의해 죽음을 맞은 헥토르 왕자와 아들의 시체를 찾기 위해 피눈물을 삼키며 아들을 죽인 아킬레스를 찾아가는 왕 프리아모스의 부성애는 그녀를 더욱 갈증 나게 했다.

생수 한 병을 다 마셨을 때 그녀는 갈증의 원인을 잡아냈다. 영웅의 부재!

트로이의 여성들은 곱고 아름답다. 남편이 전쟁에서 이겨 돌아와야 그녀들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대지만, 여성들이 또 나라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한다. 트로이 전쟁은 바로 헬레나라는 미모의 여성으로 인해 빚어졌다. 또한 그리스와 트로이의 승패는 아킬레스의 여자 브리세이스에 의해 역전되기도 한다.

바로 그것이다. 그녀들의 아름다움은 멋진 영웅이 존재하기에 빛나는 것이다. 위대한 것은 사랑의 힘이 역사를 바꾼다는 사실이다.

여자들은 기다린다. 약한 자를 지키고, 아내와 아이를 사랑하고, 나라를 위해 희생할 줄 아는 남자다운 남자를. 비록 세상에서 가장 슬픈 여주인공이 된다 할지라고, 영웅 옆에 존재하는 그녀는 아름다운 여인,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속의 인물로 남을 것이기에.

영웅을, 훌륭한 남자를 기다리는 것은, 여자들의 로망이다. 그렇기에 그녀는 영원히 목마를 수밖에 없다. 남자들은 여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한다. 그녀가 “나… 목말라!”라고 하는 것은 “나, 사랑하고 싶어.”라는 사인과 같다는 것을….



마음스타일리스트 cometyou@hanmail.net


입력시간 : 2004-05-27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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