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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속 음식기행] 영화 <결혼은 미친짓이다>
맛과 영양, 이상적 사랑의 버무림
콩나물 비빔밥은 안정되고 행복 넘치는 결혼의 모습 상징


“결혼은 고귀한 사랑의 약속이다”. 누구나 말은 이렇게 하지만 이 말을 하는 사람들 자신은 정작 사랑보다는 외모와 경제력을 우선시하는 게 오늘날의 현실 아닐까.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이런 세태에 대해 노골적으로 접근해 화제가 된 작품이다.

대학 시간강사 준영(감우성)은 친구의 소개로 매력적인 조명 디자이너 연희(엄정화)를 만난다. 처음 만난 날부터 여관으로 직행하는 두 사람. 이들은 서로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즐거운 연애를 이어간다. 그러나 연희는 준영이 결혼을 원치 않는 데다 집 한 채 살 돈이 없는 가난한 시간강사라는 사실에 고민하고, 결국 돈 많은 의사를 남편으로 택한다.

준영은 그녀에게 한 남자에게만 헌신하며 살 수 있겠냐고 빈정거리고, 연희는 당돌하게 “난 자신 있어. 절대로 들키지 않을 자신.”이라고 답한다. 그 말처럼 이들의 만남은 연희의 결혼 후에도 이어진다. 준영은 연희의 도움으로 옥탑방을 얻고, 두 사람은 이곳에서 신혼 살림을 차린다. 이들은 마치 소꿉장난을 하듯 함께 밥을 먹고, 빨래를 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데….


- 콩나물 비빔밥 때문에 파국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준영은 연희가 남편에게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괴로워진다. 연희 역시 준영을 따라다니는 여 제자의 존재를 받아들일 수 없다. 두 사람은 결국 사소한 사건으로 크게 다투고 파국에 이른다. 여느 때처럼 저녁 식탁을 준비하는 연희. 그런데 준영은 그녀가 준비한 콩나물 비빔밥을 무시하고 눈앞에서 라면을 끓여 먹는다. ‘콩나물 비빔밥 때문에’ 어이없이 이들은 이별한다.

두 주인공이 다투게 되는 원인인 콩나물 비빔밥은 안정되고 이상적인 결혼의 모습을 상징한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콩나물 비빔밥은 맛과 영양을 겸비한 든든한 한끼 식사이다. 준영은 이런 식사를 거부하고 라면을 택한다. 마음은 연희의 콩나물 비빔밥을 먹고 싶었지만 ‘쿨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자신에게 화가 난 그는 일부러 그녀의 화를 돋군 것이 아닐까? 아무래도 비빔밥처럼 서로 뒤섞여져 사는 삶이 그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셈이다. 영화는 이별 후 씁쓸해하는 준영의 모습과 다시 옥탑방을 찾는 연희의 모습으로 여운을 남기며 끝을 맺는다.

콩을 발아시켜 만드는 콩나물은 값싸면서도 뛰어난 영양가를 갖춘 식품이다. 콩이 콩나물이 되면 지방과 단백질은 감소하는 반면 비타민 A와 C가 급격히 증가한다. 또한 소화를 촉진하는 섬유소와 간 기능에 좋은 아스파라긴산 등 콩에는 없던 유익한 성분들이 많이 생긴다. 감기나 숙취해소에 고춧가루를 풀어 넣은 콩나물국을 먹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직접 키운 콩나물에 양념간장으로 비비면 '그만'

콩나물은 시판되는 것을 써도 좋지만 직접 키워 먹는 가정도 많다. 콩나물을 만들 때는 먼저 콩을 물에 담가 불린 다음 구멍이 숭숭 뚫린 시루에 볏짚 등을 깔고 그 위에 콩을 담아 검은 천으로 덮어 발아시킨다. 발아 과정에서 열이 발생하므로 이를 식혀주기 위해 찬물을 자주 부어주어야 한다. 5~7cm 정도로 자랐을 때 먹기 시작한다. 좋은 콩나물은 줄기가 순백색을 띠며 통통하면서도 콩나물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것을 고르면 된다. 줄기가 가늘고 길거나 검은 반점이 있으면 상한 것이다.

비빔밥에는 원래 양념고추장을 넣어 먹지만 아래 소개한 콩나물 비빔밥은 고추장 대신 양념간장을 사용했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조금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콩나물 자체의 맛과 아삭한 느낌을 살리는 데는 좋은 방법이다. 콩나물 비빔밥을 만들 때에는 콩나물이 익는 동안 수분이 나오는 것을 감안, 밥물을 약간 적게 잡는다.



■ 콩나물 비빔밥 만들기

* 재료(4인분) : 불린 쌀 3컵, 콩나물 150g, 쇠고기 100g, 오이 1개, 간장 2큰술, 다진 파 1작은술, 다진 마늘 1작은술, 고춧가루 1 작은술, 깨소금․참기름 약간씩.

* 만드는 법:
1. 콩나물을 깨끗이 다듬어 씻은 다?물기를 빼둔다.
2. 솥에 불려 놓은 쌀과 콩나물을 층층이 얹은 후 물 3컵을 붓는다.
3. 뚜껑을 덮고 센 불에서 끓이다가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뜸을 들인다.
4. 오이는 4-5cm 길이로 썬 다음 돌려 깎기해 곱게 채썬다.
5. 쇠고기는 채썰어 절반 분량의 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 간하여 볶는다.
6. 나머지 간장, 다진 파, 다진 마늘, 깨소금, 참기름에 고춧가루를 넣어 양념간장을 만든다.
7. 밥이 되면 잘 섞어서 그릇에 담은 다음 쇠고기, 오이를 얹고 양념간장을 곁들인다.

입력시간 : 2004-08-1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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