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5 패션; 회고와 전망
[패션] 로맨티시즘과 色의 잔치는 계속된다 2004/05 패션; 회고와 전망
불황이 데려온 낭만적 패션 지난 해를 지배했던 복고풍과 낭만적인 패션이 계속된다. 과거로 돌아 가자는 ‘레트로(retro)’ 컨셉에 걸맞게 말쑥하고 정숙하게 차려입은 신사숙녀들이 거리를 매웠고, 2005년의 시작도 이와 같다. 이번에는 도시를 떠나 휴가지에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기는 그들을 만나게 된다. 때 이른 리조트 웨어의 열기에 동참하려면 남태평양의 고급스런 휴양지나 초호화 여객선을 타고 떠나는 크루즈 여행을 떠올려야 한다. 편안한 복장이지만 우아함을 잃지 말아야 하며, 간단한 칵테일파티에 참석해도 좋을 만한 격식을 갖춰야 한다. 허리를 강조하는 외관과 무릎길이 주름 스커트, 볼륨 있는 가슴을 강조하는 하이웨스트 상의, 물 흐르듯 신체를 감싸는 소재, 화사한 색상과 무늬, 장식적인 핸드백과 구두. 1950~60년대 스타일로 대표되는 낭만주의 패션은 풍요로운 解탓?대한 향수가 지속되는 한 계속될 전망이다.
남성, 패션에 눈 뜨다 2005년 남성복도 낭만적이다. 린넨 소재의 부드럽고 깔끔한 흰색 정장, 꽃무늬나 실사 무늬의 프린트 셔츠, 색의 조화가 경쾌한 줄무늬 니트웨어, 커다란 가방과 선글라스, 부드러운 밑창의 구두만 있으면 고급 휴양지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낼 수 있다. 참, 가느다란 줄무늬 넥타이도 잊지 말 것.
컬러 홀릭 올해 패션도 색의 마법에 단단히 홀릴 준비를 해야 한다. 화사하고 다채로운 색상들이 의상에 생기를 더한다. 깨끗한 흰색을 바탕으로 원시자연의 색으로 대표되는 갈색 계열이 강약을 달리하며 기본 색상으로 부상했다. 이와 함께 열대 바다의 신비함이 느껴지는 파란색, 열대 과일향이 날 듯한 노란색과 주황색, 터키석과 같은 시원스런 녹색 등의 색이 사용됐다. 이 중 빨강은 특유의 원시적인 성향으로 이국적인 패션의 완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디자이너 마인드, 프리미엄진 캐주얼과 스포츠가 섞인 ‘캐포츠 룩’이 유행할 때만해도 일시적인 유행 현상인 패드(fad)로 여겼던 스포티즘. 지난해 스포티즘은 근대 스포츠의 발상지 아테네에서 역사적인 올림픽 개최라는 시기적인 영향을 받아 최고조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제 스포츠 의류 뿐 아니라 캐주얼 의류 전반을 지배했던 스포티즘이 한 풀 꺾였다. 올해 스포티즘은 ‘추리닝’을 벗어 버린다. 또 운동복 같아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 스포츠 의류는 아웃도어 분야가 뜨고 있다. 이름하여 ‘아웃도어 시티웨어’. 주 5일 근무제 확대와 웰빙, 레저 스포츠가 떠오르면서 기능성만 따지던 아웃도어 웨어가 디자인을 강화, 캐주얼, 스포츠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아웃도어 시장은 의류 시장 불황기였던 지난해도 30%가 넘는 성장해 이제는 대기업과 스포츠 브랜드까지도 등산복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으니, 확실한 시장에 대한 경쟁 또한 치열해질 듯 하다.
노출과 속옷패션 노출 덕분에 섹시한 속옷도 인기만발이었다. 골반 뼈가 드러날 정도로 허리선이 낮은 바지 위로 팬티선이 보이고 색색의 브래지어 어깨 끈이 노출되는 것은 예사다. 어설프게 가리느니 차라리 ‘볼 테면 봐라’ 식의 자신감이 더욱 섹시했다. 패셔너블한 속옷은 슬립 톱으로도 활용될 정도로 일상복으로 입혀졌고 속옷은 ‘멀티 웨어’로 등극했다. 날씨의 영향이 크겠지만 기온 이상에 의한 뜨거운 여름이 온다면, 노출 패션 역시 한여름의 해변가를 연상시킬 화끈한 눈요기를 제공할 것이다.
에스닉 보헤미안룩
드라마 주인공처럼 최근 ‘미사 신드롬’ 열풍을 몰고 온 임수정의 무지개 니트는 보세 가게 어디나 걸려 있는 히트 상품이 됐다. 30대 남성들도 드라마 패션의 주인공이 됐다. ‘파리의 연인’ 박신양은 포켓 칩과 와이드 타이, 스프레드 칼라 셔츠, 유럽풍의 더블 버튼 정장을 유행시켰다. 올 한 해, 드라마 왕국이 배출할 히트 상품도 기대해 마지않는다.
계절파괴, 미니스커트와 부츠 유행의 근원은 바다 건너 미국의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한여름의 한겨울 패션. 패션에서 계절 파괴를 확실히 보여 줬다. 따뜻한 겨울, 미니스커트와 부츠의 거리 점령은 계속된다.
액세서리 전성시대 가벼운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의류보다 상대적으로 값이 덜 나가는 잡화를 골라 변화를 주는 알뜰파가 늘어났다. 그래서 가방, 구두, 모자, 스카프, 목도리, 벨트, 선글라스 등 잡화류는 어느 하나 빼놓지 않고 절찬리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핸드백, 여성 샌들은 무늬와 색, 장식이 더욱 화려해 졌고 어느 하나 특별히 유행한다고 꼭 집어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켰다. 올해도 기능성보다는 장식성에 초점을 맞춘 액세서리의 구매욕이 패션계를 먹여 살리지 않을까? 지난 해말 대형 유통점에서는 ‘2004 히트 상품’을 선정해 발표했다. 프리미엄 진, 체크 무늬 미니스커트, 볼레로 재킷, 짧은 길이 모피, 남성 7부 코트, 와이드 넥타이, 와이드 스프레드 칼라 셔츠, 꽃무늬 셔츠, 비즈니스 캐주얼 재킷, 아웃도어 웨어 등 불황 속 히트 상품의 대부분이 패션 상품이었다. 불황이어서 패션은 더 화려하고 풍요로웠다. 마음의 풍요로 가득한 패션의 세계를 2005년에도 마음껏 즐겨보자.
입력시간 : 2004-12-29 12:01
|
박세은 패션칼럼니스트 suzanpark@dreamw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