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 치료와 관련해 선조들의 지혜와 경험가 담긴, 그리고 가정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민간요법’은 우리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처방법이다. 때로는 효과도 뛰어나 약을 복용해도 잘 낫지 않거나 평소 쉽게 걸리는 질환에 자주 애용된다. 급할 때 가족 건강 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하는 민간요법에 대해 2회로 나눠 알아본다.

사회가 발전하면서 온갖 스트레스와 산업 공해로 사람들은 예전보다 많은 질병에 노출되어 있다. 하지만 웬만한 질환은 병원에 가기보다 자연적으로 치유되기를 바라거나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다. 선조들의 산 체험이 쌓여 있고 시행착오를 거쳐 정립된 민간요법은 과학적으로 완벽하게 증명된 치료 수단은 아니지만 첨단 시대에도 그 실효성은 인정받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민간요법은 생명력을 유지하지 못하고 사라졌을 것이다.

어렸을 때, 배탈이 나 누워 있으면 “엄마 손이 약손” 하며 배를 문질러 주시던 어머니의 손길이 아프던 배를 말짱하게 해주었던 기억을 누구나 한두 번쯤은 갖고 있다. 주술과도 같은 이런 행동이 어쩌면 미신 같이 보일지 모르지만 신통하게도 효과가 있었던 것은 선조들이 생활 속에서 얻고 검증한 치료법이기 때문이다. 또한 자녀들의 여드름이나 주부습진 등 가정에서 흔한 질환에도 민간요법을 사용해 종종 효과를 보는 경우가 있다.

특히 우리 땅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이용한 치료법은 최근 그 과학적 효능이 하나둘 입증되고 있다. 가령 감기에는 죽염으로 양치를 하고, 화상에는 감자즙을 바르고, 기관지염에는 배, 대추, 파를 넣어 끓인 물을 먹으면 효과를 본다는 등등…. 무엇보다 민간요법이 갖는 장점은 재료를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어 어느 가정에서나 간단하게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평균적인 경험칙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맹신했다가는 되레 병을 키울 수 있고, 또한 환자의 체질에 따라 효과나 영향이 다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 감기

감기에는 특별한 약이 없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 오한ㆍ발열, 목이 아플 때

① 파의 흰 뿌리와 생강을 함께 넣고 끓여 마신다.

② 마늘 1kg을 껍질을 벗겨 찜통에 넣고 찐 후 다른 냄비에 찐 마늘과 꿀 450g을 넣고 휘저으며 불에 조려서 병에 보관한다. 하루 3번 한두 쪽씩 먹는다.

■ 코 막힘ㆍ콧물, 재채기

① 콧물이 나면 양파나 파의 흰 부분을 썰어 콧등에 붙인다.

② 생강 달인 물에서 나오는 증기를 코에 쐰다.

③ 곶감 표면의 흰가루가 코감기 약이다. 곶감을 통째로 뜨거운 물에 담가 우려내어 마신다.

■ 기침

① 무와 무잎, 연근, 사과를 넣고 갈아 마신다.

② 무와 생강을 잘게 썰어 물을 넣고 끓여 마신다. 쓴맛이 나면 설탕을 첨가해서 마신다.

③ 은행을 달여 마신다.

④ 도라지의 사포닌이 기침에 효과가 있다. 도라지, 밤, 대추를 함께 넣어 달여 마신다.

■ 몸살감기

① 칡뿌리를 달여 마신다. 쓴맛을 제거하기 위해 꿀을 타서 마신다.

◆ 설사

음식물이나 불안ㆍ스트레스가 원인인 설사는 찬 음식을 피하고, 숯가루를 복용하며, 알칼리 이온수를 마시면 좋다.

① 감의 타닌산, 도토리의 타닌, 마늘의 알리신, 사과의 펙틴, 당근의 카로틴, 밤이 타닌산, 석류의 타닌산 등이 설사를 멎게 한다.

② 찹쌀은 설사를 멎게 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찹쌀을 살짝 볶아서 죽을 쑨다.

③ 신경성 설사나 구토에는 미나리를 삶아서 즙을 짜 먹는다.

◆ 변비

섬유질이 적은 식사와 영양부족, 불규칙한 배변습관이 원인이므로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는다.

① 호두와 잣을 한 번에 20~40g씩 두세 번 먹는다.

② 소루장이와 감초를 5대1의 비례로 부드럽게 가루 내어 한 번에 5g씩 하루 한 번 복용한다.

③ 습관성 변비일 때는 섬유질이 풍부한 무청과 고구마를 적당히 잘라 주서기에 간다.

④ 만성 변비일 때는 당근과 사과를 강판에 갈아 아침 공복에 마신다.

◆ 주부습진

물과 세제를 많이 사용하는 주부들에게 많이 생기는 주부습진은 항상 손을 건조하고 청결히 유지하는 게 좋다.

① 오이즙으로 찜질한다.

② 식초에 뜨거운 물을 타서 하루 2~3회 습진 부위를 찜질한다.

③ 봄이나 가을에 소루장이 뿌리를 채취하여 물에 씻은 다음 잘게 썰어서 그늘에서 말리거나 열로 말려서 가루로 만들고 이것을 바셀린이나 들기름 20%와 섞어서 연고처럼 만든다. 하루 한 번씩 아픈 부위에 바른다. 한 달이면 낫는다.

④ 오배자를 물에 끓여 습진 부위에 바른다.

◆ 비듬

피지벌레인 모낭충을 없애는 샴푸나 비누로 매일 머리를 감아서 항상 깨끗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풀며 혈액순환이 잘 되게 두피마사지도 한다.

① 알로에 껍질을 벗기고 그 액을 솜에 묻혀 두피에 골고루 바른 뒤 씻는다.

② 잘 말린 국화잎이나 메밀, 무궁화 잎, 호박속껍질 등의 삶은 물에 머리를 적시고 20분 정도 수건으로 감싼 후 미지근한 물로 헹구면 효과가 있다.

③ 녹차찌꺼기를 팔팔 끓여 식힌 물로 두피를 마사지 해준다.

◆ 천식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고, 활동은 하되 갑작스러운 많은 양의 운동은 삼가 하도록 한다.

① 은행은 폐를 튼튼하게 하고 기관지를 보하며 오미자와 함께 사용하면 기침과 담을 없애 천식을 가라앉혀준다. 물 1.5리터에 대추 30알, 은행 10알을 넣고 달인 물을 아침, 저녁으로 마시면 효과가 있다. 은행은 독성이 있으므로 익혀 먹을 때 아이들은 하루 5~6개 이상 먹지 않게 한다.

② 감나무 잎을 물에 달여 하루에 3회씩 복용하거나 차 대용으로 마셔도 좋다.


김용희 자유기고가 work200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