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본격 레이스 시작

올 11월 3일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예정돼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달렸다. 미국 민주당은 정권 탈환을 위해 트럼프 총공세에 들어갔다. 미국 하원에서 트럼프 탄핵안을 통과시키며 상원 투표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상원엔 공화당이 과반 의석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탄핵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 트럼프 탄핵안의 사유는 권력남용과 의회방해 두 가지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며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하지만 탄핵 직후 트럼프 지지세가 결집하며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하기도 했다. 야권 최대 경쟁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29%의 지지율로 민주당 경선 레이스에서 앞서 있다.

바이든 29%, 샌더스 19%, 워런 18%

미국 민주당의 대선 경선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버니 샌더스(무소속) 상원의원보다 10%포인트 앞서며 야권 대선 후보로서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버니 샌더스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최대 야권 경쟁자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의회전문지인 더힐은 이코노미스트와 유고브가 공동 조사한 야권 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29%의 지지율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그 뒤로 샌더스 의원이 19%,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8%의 지지율로 3위에 올랐다.

선두그룹 뒤로는 피트 부티지지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8%의 지지율로 4위,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4%의 지지율로 5위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기업가 앤드루양, 털시 개버드 하원의원은 3%의 지지율로 그 뒤를 이었다. 사업가 톰 스테이어, 코리 부커(뉴저지) 상원의원은 2%를 기록하며 공동 7위에 올랐다. 이번 조사에 응한 시민의 4%는 아직 대선 경선에서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민주당은 공개 TV토론회를 통해 대선 경선 레이스에 본격적인 불을 댕길 계획이다. 민주당은 오는 14일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7차 TV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오는 2월 3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민주당의 경선 레이스가 시작된다. 민주당은 7월 전당대회에서 후보가 확정되고 공화당은 8월에 확정된다. 10여 명의 민주당 후보가 난립한 상황에서 조 바이든,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등 치열한 3파전이 예상된다.

미국의 2020년 대선 민주당 후보들이 지난해 6월 27일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있는 한 아트센터에서 NBC 방송 주최 토론회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

美 대선에 영향 미칠 사안들

트럼프 대통령은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세계의 경찰 임무를 포기하는 이른바 무관여 정책을 펼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다. 미군이 시리아에서 철수하면서 내전이 격화됐고 이란과는 핵 합의가 파기됐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도 덩달아 올라갔다.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위한 실무작업도 시작됐다.

미중무역 전쟁도 미국 대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계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성은 미중무역 전쟁으로 꼽혔다. 미중 양국은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일촉즉발의 상황까지 갔다. 1단계 무역합의로 관세 확전은 일단락됐으나 미중 힘겨루기는 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유지하며 2단계 협상에 활용할 것이라는 말까지 남겼다. 대선 레이스에 미중 무역전쟁을 한껏 이용하겠다는 의지다.

미중 무역문제가 격화될수록 홍콩문제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경제 문제뿐만 아니라 세계 인권 문제로 중국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중국과의 대결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는 후보자에 열광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점을 십분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홍콩 시위는 중국의 일국양제 근간을 흔드는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신장 위구르족 독립문제와 티베트 인권 문제 등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중국을 공격할 카드가 아직 많이 남아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까닭이다.

北, 미 대선에 관여하고자 하지만...

북한은 새해에 치러질 미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 미 대선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비핵화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북한 문제가 미국 유권자들의 표심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회담의 성과를 부각시키는 반면 민주당은 비핵화 달성 실패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소리(VOA)는 북한이 새해 셈법으로 대선 일정에 깊숙이 개입하려 할 것이고 도발과 압박 수위를 높여 트럼프에게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북한의 의도대로 흘러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대선 후보간 외교안보 토론에서 북한 문제는 최우선 현안이 아니다”며 “북한은 스스로의 위치를 항상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인들 사이에서 북한 문제는 러시아, 중국 문제에 밀리고 이란보다도 후순위에 있다는 뜻이다. 한반도에서 실제적인 무력충돌이 일어나지 않는 한 북한 문제가 미 대선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미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압박에 동요하고 있지 않고 미 대선 국면을 압박해 양보를 얻어내려는 북한의 셈법 자체도 틀렸다고 보고 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으며 “북한 문제는 미국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현빈 기자



천현빈 기자 dynamic@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