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북서부 에디르네는 옛 정취가 묻어나는 ‘정겨운 도시’다. 길목 곳곳은 전통의 향기와 오랜 건축물로 채워진다. 에디르네는 이스탄불 이전 오스만 제국의 옛 수도였다.이스탄불을 벗어나 튀르키예와 그리스 접경으로 향하는 도로는 아득하다. 마르마라해와 나란히 이어지는 숲과 평원이 새벽 여명 너머 차창 밖으로 흐른다. 차량으로 3시간 남짓, 안개가 피어오르는 몽환적인 도로 끝에 고도 에디르네는 웅크려 있다.설날 씨름잔치 닮은 ‘힘’의 축제에디르네에서는 옛 숨결이 익숙하게 묻어난다. 에디르네는 튀르키예에서 인기 높은 전통 오일레슬링 ‘
겨울, 청태산에 간다. 눈 내린 숲은 깊고 적막함이 가득하다. 청태산은 국립 휴양림을 품은 산이다. 아침이면 고즈넉한 햇살 아래 설국이 내려앉는다. 횡성 둔내 일대의 산들은 유독 눈이 많다. 북쪽 태기산과 남쪽 청태산은 겨울만 되면 침묵 사이로 하얀 어깨를 겨룬다. 인근에 유명 스키장들이 들어선 것도 눈 풍년이 잦은 이 지역 특성 때문이다. 내린 눈이 채 녹기도 전에 또 눈이 한 겹 더 쌓인다. 겨울왕국은 시간을 두고 차곡차곡 완성된다.둔내역에서 가까운 숲속 휴양림최근 청태산 가는 길은 편리해졌다. KTX열차를 타고 둔내역에서 내리
대자연 로키는 비경을 간직한 땅이다. 로키의 풍광 중 '매혹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곳이 레이크 루이스 호수다. 봄과 가을에 청옥빛을 띠던 수줍은 호수는 겨울이면 은백으로 부서지며 눈부신 정취를 자아낸다. 캐나다 앨버타주 최대의 드라이브 코스로 알려진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달리면 레이크 루이스로 향하는 길과 연결된다. 유네스코가 선정한 10대 절경에 꼽혔던 레이크 루이스 호수는 빅토리아 빙하를 병풍처럼 품고, 가슴 벅찬 겨울 풍광을 빚어낸다.빙하가 만든 호수와 전나무숲레이크 루이스 호수의 본래 이름은 ‘에메랄드 레이크’다. 청아
돌과 바위가 물과 소통하면 수억 년 세월의 오래된 마술이 완성된다. 평창 백룡동굴은 동강과 백두대간의 신비가 어우러진 독특한 지질구조를 간직하고 있다.‘용의 해’에 용의 사연이 서린 동굴로 향하는 것은 흥미롭다. 평창군 미탄면은 평창에서도 오지에 속하는 백두대간 지질구조의 숨은 보고다. 동강이 에돌아 흐르는 미탄면 일대는 천연 석회동굴이 어우러진 비경을 담아낸다.배 타고 닿는, 천혜의 비경미탄면 백룡동굴로 향하는 길은 겨울인데도 마음이 한결 푸근하다. 산과 마을이 이어진 길목을 벗어나면 동강의 잔잔한 정경이 펼쳐진다. 한적하고 정겨
스위스 융프라우의 겨울은 신명난다. 알프스의 산악 열차가 눈 덮인 샬레 가옥 사이를 오르며, 굽이굽이 흥미로운 사연을 전한다. 융프라우가 속한 베르너 오버란트 알프스에 눈이 내리면 숨겨진 ‘겨울왕국’이 베일을 벗는다.융프라우가 배경이 된 산악 마을들과의 겨울 만남은 매혹적이다. 만년설로 뒤덮인 봉우리들은 밤새 별빛을 받아내고. 나무로 만든 집과 설경 사이로 투박한 흙내음이 스며든다.겨울 맥박 요동치는 휘르스트산악 액티비티의 아지트인 그린델발트는 한껏 들떠 있다. 스키 시즌에는 거리의 상가들은 자정까지 문을 열고, 스키나 보드를 지니
영양 일월산(日月山)은 경북 일대에서 새해를 먼저 맞이하는 산이다. 산 정상에 해맞이 전망대가 있고, 태백산맥 줄기의 봉우리들 사이로 해가 솟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봉화, 울진, 청송 사이에 위치한 영양은 산이 80% 이상인 대표적인 산골 고장이다. 해발 1219m 일월산은 고요한 적막 속에 일출을 맞기에 좋다. 일월산 정상부의 봉우리 중에 전망대가 있는 일자봉이 일월산의 주봉이다.일자봉 전망대 앞 펼쳐진 봉우리들일자봉에 닿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차량을 이용해 KBS방송중계소가 있는 정상 아래까지 단번에 오를 수 있다. 걸
일본 홋카이도의 후라노는 겨울이면 아득한 설경으로 채워진다. ‘홋카이도의 배꼽’이라는 별칭을 지닌 소도시는 스키 시즌과 함께 다시 기지개를 켠다.후라노는 아담한 소도시다. 가을까지 꽃들이 흐드러진 고장은 인근 비에이와 어우러져 낭만 여행의 명소로 사랑받아 왔다. 후라노는 와인가게, 치즈공방 등을 둘러보는 길목들이 소담스러운 곳이다. 겨울로 넘어서면 전원도시는 하얗게 변색하며 설국으로 새롭게 태어난다.천연 슬로프에서 즐기는 파우더 스키홋카이도 중부는 눈이 많은 곳이다. 후라노 일대에 평균 9m 가량 눈이 쌓인다. 설경으로 뒤덮인 후라
최근 대구는 맛 여행이 트렌드로 굳어졌다. 맛집 투어를 위해 일부러 대구를 찾는 청춘들도 늘어났다. 겨울이면 대구의 따끈한 음식들이 입맛을 유혹한다.안지랑 곱창골목, 닭똥집 골목 등 독특한 별미를 찾아 대구 구경에 나서는 재미는 쏠쏠하다. 안지랑 곱창골목은 옛 시장에서 곱창식당 골목으로 탈바꿈한 곳이다. 지글지글 곱창 익는 소리와 고소한 곱창 냄새가 골목길을 가득 채우며, 곱창 가게 50여 개가 줄지어 성업 중이다.수십 년 세월의 곱창, 닭똥집 골목안지랑 곱창골목은 1970년대 곱창식당이 하나둘 들어서다 2005년 본격적으로 곱창거
스위스 제네바는 프랑스와의 접경에 위치한 로망의 도시다. 거리를 거닐면 호수와 알프스가 깃든 풍경만으로도 가슴 뛴다. 느리게 달리는 트램, 빛바랜 가로등은 운치를 더한다.제네바는 레만호 서쪽의 호반 도시다. 프랑스와 인접한 도시는 거리에 프랑스어가 리드미컬하게 쏟아진다. 접경의 도시는 일찍이 철학자 마틴 루터, 종교개혁가 칼뱅, 바이런, 볼테르, 레닌 등을 받아들였다. 문화, 사상에 대한 관용은 제네바가 국제도시로 성장한 마중물이었다. 호수 너머 알프스가 어우러진 도시는 UN, WHO, WTO 등 세계 국제기구들이 들어선 곳으로 명
전라남도 순천은 바닷가에 한옥이 들어선 오붓한 마을을 품고 있다. 와온마을은 갯벌 너머 노을이 내리는 풍경이 아름답다. 대대마을은 ‘생태투어 1번지’인 순천만 갈대숲을 곁에 두고 있다.해룡면소재지를 거쳐 순천만 동쪽 끝으로 달리면 고즈넉한 바다와 함께 와온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와온해변은 ‘순천관광 10경’으로 선정된 어촌체험마을이다. 와온마을 대청마루에 앉아 있으면 순천만 화포 사이로 하늘이 붉게 물들고, 하늘만큼 붉어지는 갯벌과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노을, 갯벌 어우러진 와온마을순천만을 낀 숱한 마을들이 갈대숲 관광과 함께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는 시간이 한 템포 더디게 흐른다. 도심을 거닐면 사원, 불탑과 불현듯 조우한다. 주민들의 미소와 얼굴은 평온하고 따사롭다.란나 타이 왕국의 옛 수도인 치앙마이는 ‘북방의 장미’라는 아름다운 별칭을 지니고 있다. 옛 도심인 올드시티의 골목길에는 옛 왕국의 온기와 잔상이 남아 있다.사원과 일상이 담긴 올드시티치앙마이에서는 미로처럼 이어진 골목을 걷는다. 새가 울고, 아침 사원의 승려들 발걸음이 분주해질 때면 오래된 도시는 잠에서 깨어난다. 골목 사이 숨은 작은 불탑과 카페를 만나고, 그 사이를 오가는 행위가 익숙
낙엽 흩날리는 계절이면 북한산 우이령에 간다. 인적 드문 우이령 길에는 가을과의 작별을 아쉬워하는 호젓한 낙엽길이 깔려 있다.우이령길은 은밀하게 걷는다. 사색을 위해, 낙엽을 밟으며 나만의 산길을 만끽한다. 북한산국립공원은 서울, 경기 북부를 대표하는 단풍 군락지다. 올해 주홍빛이 예년만 못해도 늦가을 길목은 산행객들이 여전히 빼곡하다. 입장 인원이 제한된 우이령길은 북적임에서 자유롭다. 낙엽 서걱대는 소리에 소음은 뒤섞이지 않는다. 새소리, 바람소리만이 걸음 사이를 채운다.장흥, 우이동 잇는 호젓한 탐방로우이령은 양주시 장흥면 교
캐나다는 가을이면 붉은 향연이 절정으로 치닫는다. 퀘벡시티에서 몬트리올, 오타와를 거쳐 나이아가라 폭포까지 이어지는 길은 ‘메이플 로드’로 불린다. 800㎞ 단풍길이 아름다움을 뽐낸다.캐나다 동부의 가을은 퀘벡시티 등이 만들어 내는 프랑스풍 옛 골목에 머무르지 않는다. 단풍을 품에 안은 섬세한 자연과 사람들의 독특한 문화가 매력으로 첨가된다.붉게 물드는 로렌시앙의 숲메이플로드는 퀘벡시티 동쪽부터 무르익는다. 세인트로렌스강을 따라 나란히 늘어선 360번 도로는 ‘왕의 길’로 불리는 드라이브 코스다. 폭포 감상과 함께 브런치를 즐길 수
울주군 온양읍 외고산 옹기마을은 장인들의 숨결이 서린 곳이다. 골목 가득 쌓인 옹기와 전통 흙가마, 옹기를 테마로 한 다양한 조형물에서 ‘독 짓는 장인’들의 온기가 전해진다.옹기마을에 들어서면 골목 따라 옹기 공방이 즐비하다. 예로부터 쓰였던 전통 황토가마도 만나고, 장인들이 직접 옹기를 만드는 제작과정도 엿볼수 있다. 어느 공방에 들어서던 마당 안에는 옹기들이 한 가득이다. 옹기를 테마로 벽화를 그렸고, 장인의 모습이 담긴 구조물들도 독특하다.대를 이어 빚어내는 옹기옹기마을에는 기능보유자로 지정된 장인들이 직접 옹기를 제작하는 공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기 위해 먹으면 좋은 제철 음식을 한 달에 한 번씩 소개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11월에 꼭 먹어야 하는 제철 음식으로 고등어와 홍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고등어, 지금 제일 맛있어요고등어는 누구나 인정하는 ‘국민생선’이지요. 바로 이 국민생선 고등어 제철이 바로 요즘입니다. 가을 고등어가 맛이 좋은 이유는 고등어가 가을에 가장 지방이 풍부하고 살이 통통하기 때문입니다.고등어의 독특한 맛을 내는 기름은 뱃살에 가장 많이 끼기 때문에 고등어는 뱃살이 가장 맛있지요. 특히 참고등어는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지방 함량이 최
파리 북쪽 오베르 쉬르 우아즈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남겨진 삶을 보낸 마을이다.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고흐는 프랑스에 주로 머물며 작품 활동을 펼쳤다. 파리 몽마르트, 프로방스 아를에 이어 마지막 그림을 그린 곳이 오베르 쉬르 우아즈다.번잡한 파리를 벗어나면 시간은 더디게 흐른다, 열차 차창 밖 단상들은 화려함을 털어내고 온기로 채워진다. 1890년, 요양원에서 나온 고흐는 파리 근교 오베르 쉬르 우아즈로 거처를 옮긴다. 동생 테오가 거주하는 파리에서 가깝고, 정신과 의사이자 화가였던 가셰 박사가 살던 마을이었다.작가의 온기가 서
경주 남산은 듬직한 ‘노천 박물관’이다. 왕릉 13기, 절터 147곳, 불상 1187구, 석탑 96기가 산자락에 담겨 있다. 가을 산행길은 한적하고, 걸어 오르면 20분마다 불상이나 유적이 길동무가 된다. 신라 전성기 때 남산에 절만 무려 808군데였다고 전해진다. 남산은 경주역사유적남산지구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산 곳곳에 간직된 1000여 개 유적신라의 역사를 보여주는 흔적들은 산 곳곳에 등장한다. 신라 최초의 왕궁터와 포석정이 남산 기슭에 있고 최고의 미를 자랑하는 칠불암과 김시습이 금오신화를 썼던 용장사터, 청
카자흐스탄 동남부의 차른 협곡은 수백만 년 세월의 독특한 지형을 품은 곳이다. 기암괴석의 광활한 땅은 ‘중앙아시아의 그랜드캐니언’이라는 별칭을 지녔다. 초원지대인 스텝을 지나 톈산 산맥으로 향하는 길목에 웅대한 협곡은 웅크리고 있다.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차량을 이용해 동쪽으로 200여㎞, 황무지의 외딴 길목에 차른 협곡은 신기루처럼 자리했다. 검문소가 들어선 국립공원 입구를 지나면 차른 협곡과 연결된다. 사암 군락인 캐슬 밸리를 포함해 수십㎞ 협곡은 차른 강을 중심으로 곳곳에서 위용을 드러낸다. 가파른 골짜기의 높이는 300m에 달
남원 인월은 지리산 둘레길의 관문인 곳이다. 둘레길의 3코스가 이곳에서 시작한다. 전라도와 경상도를 연결하는 3코스는 지리산 둘레길이 처음으로 열린 사연 깊은 장소다. 가을이면 더위를 털어낸 걷기여행자들이 하나둘 인월을 찾는다.남원 인월에서 함양 금계까지 연결하는 3코스는 지리산 둘레길이 시범 개통된 길이다. 인월면소재지에는 이 일대에서 제법 큰 5일장이 섰다. 마을 주민들은 신작로가 생기기 전만 해도 둘레길로 이름을 바꾼 옛길 따라 인월장터를 걸어서 오갔다.역참이 있던 곳에 들어선 인월장인월장은 매 끝자리 3, 8일에 선다. 산골
하와이의 진면목은 섬들 깊숙이 들어설수록 경이롭다. 130여개의 하와이 군도 중 가장 큰 섬이 빅아일랜드다. 빅아일랜드에서는 화산 분화구 사이를 걷는 이색 체험이 가능하다.‘하와이’라는 지명은 본래 빅아일랜드의 옛 이름에서 비롯됐다. 빅아일랜드에는 사막과 열대우림, 눈 덮인 봉우리 등 다양한 기후와 식생이 공존한다. 그중 섬이 품은 가장 신비스러운 영역이 화산 국립공원이다. 연기가 모락모락 솟는 화산 둘레를 질주하고, 분화구 사이를 걷는 일은 빅아일랜드를 찾는 여행자들이 가장 열망하는 체험이다.세계유산 등재된 화산 트레킹빅아일랜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