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 '떨고있는'국제금융시장

01/28(목) 18:43

97년 7월의 태국위기를 시작으로 확대되고 있는 신흥 시장위기가 브라질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18개월간의 신흥시장위기 여진으로 여겨지는 요즘 브라질 사태는 국제 금융시장을 또다시 불안 속으로 몰고 있다.

1월13일 브라질의 미나스 제라이스 주정부의 연방 정부에 대한 모라토리엄 선언으로 시작된 브라질 위기는 지난 1주일동안 헤알화를 22%나 절하시켰다. 이에따라 하루 평균 10억 달러 정도가 브라질에서 유출됐다. 한편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주식가격이 폭락했고,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과거 아시아의 위기가 러시아 및 남미의 위기로 전파됐다면 최근 러시아 및 남미의 위기가 다시 아시아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있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미국및 선진국들의 대응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로버트 루빈 미재무부장관은 브라질 정부가 환율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것이며, IMF의 재정 긴축 조치를 적극 수용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국제 금융 시장 안정에 힘쓰고 있다. 또 G7회의에서도 브라질사태 수습을 위한 조치들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 11월에 결정된 IMF의 브라질 금융지원도 조속히 이루어질 전망이다. 한편 신임 로폐즈 중앙은행장은 IMF와의 신속한 정책 공조를 이끌어내면서 위기 해결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또한 20일 의회가 연방정부의 개정 적자 해소를 위한 개혁 조치를 승인함으로써 위기 진정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위기 진정을 위해 취해진 정부 조치는 자유변동환율제의 채택과 고금리 정책이다. 지난 18일 브라질정부는 그동안 미달러화에 대한 연동을 포기했다. 또한 금리 상환 제한도 36%에서 41%로 높임으로써 국내 금리의 상승을 유도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들은 환율을 안정시키고 자본 유출을 억제하기 위해서다. 헤알화는 18일 이후 소폭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자본 유출 규모도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국제 금융시장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 18일 영국증시는 3.1%, 독일은 2.1%, 홍콩은 2.5% 그리고 일본 증시는 0.5% 상승했다. 미증시도 브라질 사태에 따른 하락폭은 예상보다 적었다, 이는 97년 바트화 위기와 98년 루블화 위기와는 달리 브라질 사태가 조기 수습되리라는 전망과 그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에 기인한다.

요즘 브라질 위기의 관건은 환율 안정에 있다. 현재 안정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헤알화의 절하 압력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위기국들의 경우, 환율제도 변경이후 환율 조정 기능을 상실케 돼 환율안정이 쉽지 않았다. 만약 헤알화가 달러화에 대해 1.8이상으로 절하된다면, 급격한 자본 유출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주변 국가들 특히 아르헨티나와 멕시코의 환율 절하 및 자본유출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고정 환율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중국과 홍콩의 환율도 절하 압력이 커질 것이다. 결국 이는 신흥시장의 자본 유출을 초래, 다시 한번 국제 금융 시장의 유동성 위기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브라질이 환율 안정에 성공해 향후 금리를 하향 조정하고, 부채 부담을 줄이고 재정 적자를 더욱 축소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는 브라질 정부의 노력과 IMF 및 선진국의 공조로 브라질 사태의 조기 수습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브라질 사태가 어떠한 형태로 진정되든 간에 국제금융시장에서 조정 국면을 야기시킬 것이다. 첫째는 국제 자본의 안정적 투자처(Safe Haven)로의 이동이다. 브라질 위기가 조기수습된다 하더라도 러시아 외채위기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흥 금융 시장의 불안은 조만간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신흥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안전한 투자 자산이라고 여겨지는 미국 및 유럽의 채권에 대한 국제자본의 투자가 확산될 수도 있다. 한편 신흥금융시장에서도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들은 자본 유입이 둔화될 것이다. 둘째, 이에따라 주요 국제환율도 조정국면을 맞게 될 것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던 엔화는 일본 정부의 정책적 개입과 미국으로의 자본이동으로 인해 약세로 반전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유로화는 상대적으로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할 것이다. 이는 유로화의 출범에 따른 밀월효과(honey moon effect)와 남미 사태에 대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유럽에 대한 자본 유입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위기가 신흥 시장으로부터의 자본 이탈을 초래하게 된다면 우리에게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많으나 큰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의 브라질 위기가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98년 러시아 위기에 따른 파급 영향보다는 적을 것이다.

국내 실물 여건이 98년보다는 좋아졌으며, 외환 수급 상황도 원활하여 원화 환율 상승 압력도 단기에 그칠 전망이다. 한편 브라질 및 남미의 자본 이탈은 싱가포르, 태국, 그리고 우리나라에 대한 자본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피치 IBCA가 이미 국내 신용 등급을 투자 적격으로 상향조정하였으며, 스탠드더드 앤 푸어스(S&P)나 무디스(Moody's)도 신용 등급 상향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저금리의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도 활황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최근 국내외적 여건은 단기적으로 외자도입을 통한 위기 해결에 매우 이롭게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경계해야 되는 것은 중장기적으로 향후 국제 금융 시장 불안에 대한 국내 여파를 어떻게 최소화하느냐 하는 것이다.

문제는 국제 금융 시장에서의 국내 경제에 대한 중장기적 평가일 것이다. 향후 국제 금융 시장의 불안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경제에 대한 대내외적 평가가 좋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다른 신흥 시장 국가와는 달리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룩할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외환 보유고 확보와 균형 환율을 벗어나지 않는 안정적인 환율 운영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을 원활히 시행함으로써 대외 신인도가 조속히 재고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양두용 현대경제연구원, 국제 금융팀장


(C) COPYRIGHT 1998 THE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