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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은 '호기심 천국'

대전 유성구 화암동 천문대. 방학때면 이 곳은 호기심으로 넘친다. 전국의 초·중·고 교사들이 2박3일씩 4차례 교사연수를 갖기 때문. 교사들은 가르치는 입장이면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각종 기자재와 천문 이야기에 넋이 빠진다.

태양의 흑점을 관찰하는 망원경 앞. 망원경을 태양에 맞춰놓고 반대편에 흰 종이를 대면 검은 점들이 보이는데 그것이 흑점이다. “여기 이 점이요, 이틀 전에는 없었는데 생겼어요.” 천문대 연구원인 강사가 흑점이 크게 11년마다 많아진다고 설명한다.

“망원경에 눈을 대고 보는 거 아니예요?” 하고 묻자 강사는 “절대 안 된다” 고 펄쩍 뛴다. 망원경에 열쇠고리에 달린 가죽을 대니 1초도 안 돼 연기가 피어오른다. “아무리 좋은 선필터를 끼웠다 해도 태양은 절대 직접 보지 마십시요. 선필터야 얼마든 바꿔 끼울 수 있지만 눈은 그럴 수 없으니까요.”

천문대 본관 옆 부설기관인 대덕전파천문대는 14㎙짜리 전파망원경을 보유하고 있다. ‘14㎙짜리’ 란 접시안테나의 지름이다. 대덕전파천문대는 밖에서 보면 거대한 공이 지붕 위에 올라가 있는데 바로 전파안테나를 비와 먼지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레이돔이다.

◆궁금증 푸느라 쉬는 시간에도 강사 ‘괴롭혀’

별들이 빛뿐 아니라 전파를 낸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세계의 천문학자들은 전파안테나를 점점 대형화시키고 있는데 푸에르토리코에는 지름 300㎙짜리 초대형이 있다. 교사들은 안테나가 향하고 있는 별의 위치를 어떻게 아느냐, 1년 예산이 얼마냐 등등의 질문을 던진다. 우리나라에 있는 최대의 것이 이 정도냐는 실망도 스친다.

이번엔 강의시간. 첫 날 천구에 관한 설명으로 몸을 풀고 이어 광학천문학 전파천문학 우주천문학 등 좀 어려운 강의가 진행된다. 쉬는 시간에도 교사들은 궁금증을 푸느라 칠판 앞 강사를 빙 에워싼다.

“영화 ‘딥 임팩트’ 처럼 소행성이 충돌할 위험이 정말 있는 겁니까” “지구를 파괴할 수 있는 지름 10㎞이상의 큰 소행성이 충돌할 사건은 3,000만년에 한 번 일어난다고 추정됩니다. 공룡멸망을 야기한 소행성충돌이 6,500만년 전이었으니 지금 올 확률이 높죠” “그걸 다 알고 영화를 제작한 건가요?” “미 항공우주국이 영화제작때 자문에 응했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 비현실적인 대목도 있습니다. 소행성을 폭파할 경우 흩어져 떨어지면 더 위험할 수 있거든요. 또 소행성을 발견한 뒤 1년여간 비밀을 유지하는 걸로 돼 있는데 말도 안됩니다. 국제천문연맹이 가만 있지 않거든요. 소행성이 발견되자마자 E메일로 띄우고, 소식지를 발행해 곧 전세계 회원들에게 알려졌을 겁니다.”

“수백만광년이나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을 연구할 필요가 있습니까. 어차피 그 별의 오늘상태를 알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맞습니다. 그러나 우주의 과거를 이해할 수 있기에 더 좋은 것이기도 하지요.”

◆학생들 눈높이에 맞춘 교사들 질문

특히 초등학교 교사들에겐 아이들의 엉뚱한 질문이 당혹스럽다. “항성은 왜 태양 주위를 나란히 돌아요?” “소행성이 언제쯤 떨어지나요?”…. 이런 질문은 ‘당혹’ 을 넘어 ‘공포’ 에 가깝다. 교과과정의 천문관련 내용은 단순하기 짝이 없지만 학생들은 TV나 영화 등을 통해 훨씬 앞질러 간다. 자연히 교사들의 질문도 학생들 눈높이에 맞춰져 있다.

95년 여름 시작된 천문대 교사연수프로그램은 지난 해부터 교육부 전국단위 특수분야 연수로 인정받게 됐다. 1~3기는 중·고교 교사, 4기는 초등학교 교사 대상이다. 처음엔 아마추어천문학회 출신 교사들을 모아 시작했는데 알음알음 소문이 퍼져 요즘은 한 기의 신청자가 200명쯤 된다. 때문에 대체로 한두 학기쯤은 기다려 재지원한 끝에 참가할 수 있다. 천문대에선 “학교에서 강요하는 연수도 아니고 모두들 제 돈(연수비 5만원) 내고 자발적으로 오는 교사들이어서 열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고 말한다.

충북 제천 용두초등학교에서 자연을 담당하는 김동빈교사는 “아이들 질문이 너무 많아 인터넷으로 자료를 얻어왔다” 며 “연수를 통해 교과시간에 쓸 자료를 많이 얻을 수 있어 좋았다” 고 말했다. 서울 양원초등학교 하늘보기연구회 회원인 정해남교사는 “학교에 망원경이 한대 있는데 앞으론 아이들과 별을 보는 교내 천문대를 만들어야겠다” 고 말했다.

겨울방학 교사연수는 16일 모든 일정이 끝났다. 천문대는 새로 짓고 있는 건물이 3월에 완공되면 200석의 강의실을 쓸 수 있어 여름방학부터 연수정원을 늘릴 계획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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