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이창호 "두번 실수는 없다"

01/28(목) 18:51

“어차피 5번기중 한판에 지나지 않는다.” “한번은 그 시초일 뿐이다. 우승컵은 나의 것.”

이창호와 마샤오춘이 삼성화재배 결승에서 정면충돌한다. 작년에 치른 제1국에서 먼저 1승을 안은 마샤오춘이 아무래도 유리한 상황. 따라서 마샤오춘은 우승컵을 반드시 앗아가겠다는 각오이고 이창호는 그간의 전적을 감안할 때 결코 우승컵을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과연 누구의 장담이 옳을까.

선수권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이라면 피차 똑같은 입장이지만, 아무래도 마샤오춘이 이창호에게 도전하는 형식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작년에 치러진 세계대회에서 거의 전승을 기록중인 이창호는 만인의 챔피언이라고 봐야 한다. 동양증권배 후지쓰배 석권에 이어 LG배 삼성화재배에서도 각기 결승에 진출해우승컵 접수만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연말에 치러진 중국최초의 세계대회 춘란배에서도 8강에 올라있어 이창호는 작년에 벌어진 세계대회에서 단 1패만 안았을 만큼 완벽한 방어를 하고있는 중이다.

그런데 그 1패가 바로 중국의 실력자 마샤오춘에게 당한 것이라 꺼림칙하다. 그리고 아직 완전우승을 위해 남겨놓은 삼성화재배와 LG배 결승상대도 바로 마샤오춘이라는 점이 걸린다. 한마디로 이번 삼성화재배에 이어 치러질 이창호와 마샤오춘간의 10번기는 금세기를 가름하는 최고의 빅쇼가 될 전망이다.

불과 몇달전만 하더라도 이창호가 이길 것이란 의견에 이의가 있을 수 없었다. 이미 이창호에게 20%대의 참담한 승률을 기록중인 마샤오춘이, 이창호 가위눌림에 이만저만 고통스럽지않은 마샤오춘이, 단판승부도 아닌 5번기에서 이창호를 이긴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므로 말이다.

그런데 무려 10연패 다음 마샤오춘이 ‘고작’ 한판을 만회하고 난 다음부터 상황이 좀 달라졌다. 5번기의 첫판을 이기고서 1승 이상의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창호 압박감에서 완전히 해방되었다는 점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마샤오춘은 “한번이 힘들지 그 다음은 쉽다” 라던 그의 입버릇처럼 이제는 심적 압박이 없는 상태에서 당당히 맞설 수 있게 되었다.

천하의 이창호를 상대로 당당하게 덤빈다는 자체가 상당한 강점이다. 사실 마샤오춘은 이창호에게 불운의 10연패를 당하기 전만 하더라도 4할대의 승률을 유지했으니 라이벌이라고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실력이었다. 그러나 운때가 맞지않아 유리한 바둑을 몇번 놓치고나서부터 내리 10연패까지 이르고 만 것이다.

이미 95년 동양증권배 후지쓰배를 안은 그는 이미 세계정상에 오른 기린아. 사실 36세의 나이는 절정에 가깝다고 할것이므로 가장 이창호에게 벅찬 상대임이 틀림없다. 다만 이창호라는 상대가 열심히 싸운다고 해서 넘어가 주는 허약한 사람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이창호도 국내전에서 작년말 국수전과 배달왕전을 앗겨 상당히 약이 오른 상태다. 따라서 마샤오춘에게까지 밀려서 수모를 당하고 싶은 맘은 추호도 없다. 그리고 현재 국내전에서 이창호는 그리 바쁜 일전이 아니므로 마샤오춘전에 사력을 다하며 임할 여유가 있다는 점이 예년과 달라진 점이다.

마샤오춘마저 훌훌 떨쳐버리고 21세기 바둑계를 독점하겠다는 야심을 가진 이창호. 절정의 나이와 컨디션을 무기로 이창호의 아성에 흠집을 만들겠다는 마샤오춘. 개인의 승부를 넘어 한국과 중국간의 국가대항전이 치러질 조짐이다. 삼성화재배 결승2국은 2월1일부터 서울서 개최된다.

마샤오춘에게 1패 안고서 삼성화재배 2국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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