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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대화 '깃발' 올랐지만 성사는 불투명

이번주 정국풍향을 알리는 깃발은 확실하게 대화정치쪽으로 나부끼고 있다. 김정길신임정무수석은 8일 신임인사차 한나라당 당사로 이회창총재를 방문, 여야 총재회담을 정식 제의했다.

김수석은 이 자리에서“인위적인 정계개편은 물론, 야당의원 영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김대중대통령의 확고한 뜻”이라고 밝혔다. 정계개편을 추진하지 않는다는 보장은 이총재가 그동안 강력히 요구해온 총재회담의 전제조건중 가장 중요한 항목이다.

이총재는 7일 인천장외집회에서 “김대통령과 여권이 정계개편음모를 중단하고 진정으로 대화를 원한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무수석이 8일 전한 김대통령의 정계개편 불추진 약속은 이총재의 이같은 요구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이총재가 이를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총재회담으로 가는 길에 놓인 장애물중 큰 것이 제거되는 셈이다. 약간의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설연휴직후에 총재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총재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97년 대선이후 여야간에 지속돼왔던 대결과 갈등의 정치판에 중대한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이총재가 그정도로는 안되겠다며 유보적 자세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총재는 김정무수석을 맞은 자리에서 “동서화합이나 지역연합차원의 정계개편을 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여권내의 결정을 먼저 한 다음에 이것이 어느 정도 확실한 방법으로 국민앞에 밝혀져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이총재는 청와대측과 여권이 개별적으로 의원영입을 하지않더라도 4당체제를 염두에 두고 김윤환씨 등 야당내 비주류인사들을 ‘꼬드겨’야당을 분열시키려한다는 의구심을 강하게 갖고 있다.

이 의구심은 상당부분 근거가 있어 보인다. 실제로 여권은 의원영입을 통한 정계개편은 지역정서 등의 제약요인 때문에 별 실효성은 없이 후유증만 크다고 판단하고있는 듯 하다. 따라서 야당내 반이회창세력이 결집해 보수신당의 기치를 들고 나오기를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그럴 경우 사안별 정책연합 등을 통해 훨씬 부드럽게 정국운영을 해 나갈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권으로서는 이런 기대때문에“어떤 방식이든 정계개편을 하지말라”는 이회창총재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총재회담 성사에 대한 여권의지 강해

김대중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대화정치복원 등 국정면모를 일신할 수있기를 강하게 소망하고있다. 따라서 어느때보다도 총재회담성사에 대한 여권의 의지는 강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30여석에 달하는 거대야당의 발목잡기로 취임1년동안 개혁작업에 중대한 차질을 빚었다고 생각하고있는 여권은 지금과 같은 여야역학구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 역시 강력하다.

당장의 여야대화복원도 중요하지만 내년 4월의 총선까지 염두에 둔 정국구도재편은 DJ임기후반의 국정운영구상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때문에 현재의 이회창총재주도하의 야당체제 유지를 인위적으로 보장하라는 이총재측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없다는 것이 여권의 확고한 상황인식이다.

이와함께 여권은 이총재가 총재회담전제조건으로 자신의 정치생명과 직결돼있는 세풍 및 총풍사건의 원만한 처리도 요구하고있는 것으로 파악하고있다. 그러나 이 두 개의 사건은 ‘국기’에 관한 사항인만큼 절대 정치적인 타협은 없다는 것이 여권의 입장이다. 여권은 김정길정무수석이 이회창총재를 찾아가 총재회담을 정식 제의하는 그 순간에도 세풍사건의 중요한 고리인 한나라당 서상목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처리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거듭밝혔다.

이러한 상황때문에 대화정치복원의 깃발은 요란하게 나부껴도 총재회담성사 등 본격적인 대화국면 진입은 전망이 불투명하다. 그래서 이번주내내 여야는 총재회담추진이 지지부진한데 대해 책임을 전가하는 공방만을 되풀이할 개연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이계성 정치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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