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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룡 미스터리] 야 '기름 붓고' 여 '물 뿌리고'

정치인과 절도범의 ‘절도품 공방’이 여야의 뜨거운 정치쟁점이 되고 있다. 양당의 성명과 논평, 기자회견 등의 수단을 총동원해 공격과 반격을 되풀이 했다. 검찰수사에 따라 그 파장은 실로 엄청날 수도 있다는 분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모처럼 만에 여당 공격의 빌미를 잡은 탓인지 입체적 전면공세에 나섰다. 정형근 기획위원장은 15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절도범 김강용씨와 한나라당 소속 변호사의 면담록을 공개했다.

“현정권의 총체적 부패상” 거센 공격

정 위원장은 “현직 경찰서장이 엄청난 돈을 뇌물로 받고, 고위직 인사가 많은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특히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구치소에서 범인에게 술대접을하며 회유한 것은 현정권의 총체적 부패상을 보여준 것” 이라고 주장했다.

안택수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핵심실세라는 전북지사가 IMF(국제통화기금) 사태로 국민들이 10, 20달러를 은행에 내고 있는 시점에 12만달러를 집에 은닉하고 있었다는 것은 이 정권의 실상이 어떻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것” 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장광근부대변인도 16일 열린 당의 진상조사위원회 회의 내용을 공개하면서 “유종근지사 등이 규모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절도당한 사실 자체를 신고내지는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김강용씨에 대해 검찰과 경찰에서는 세사람과 관련, 입건 조차하지 않았다”며 “이는 이 사건을 축소 은폐로 몰고 가려는 혐의를 갖게 하는 결정적인 증거” 라고 말했다.

이에 맞서 국민회의도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대대적 반격을 벌였다.

박홍엽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이 사건을 한나라당이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사회기강을 어지럽히는 행위” 라며 “일국의 제1야당이 절도범의 주장에 놀아나 이 문제를 정치공세로 악용하는 것은 수치스런 일” 이라고 비난했다.

또 김현미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까지의 수사는 물증은 없고 도둑의 주장만 무성한 상태” 라며 “이제 한나라당이 도둑의 주장을 대변하는 변호인을 맡은 만큼 한나라당 또한 변호인으로서 수사에 협조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안연길부대변인도 “이번 사건은 ‘기획절도’의 냄새가 난다”며 반정부 세력에 의한 정치공작으로 몰아 부쳤다. 그는 논평을 발표, “김성훈장관이나 유지사와 같이 이번 절도사건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현 정권의 도덕성에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인물을 절묘하게 선정할 만큼 절도범이 높은 정치적 식견을 가졌다는 것이 놀랍다”며 “이번 사건은 정치적 감각과 공작을 아는 누군가와 상의해 현 정부에 타격이 될 만한 인물을 절도대상으로 선정해 재산 유무와 관계없이 기획절도한 냄새가 난다”고 주장했다.

“절도범주장에 놀아난 정치공세” 반박

사건 당사자중 한명인 유종근지사도 이날 성명을 내고 절도범 김씨의 주장을 강력히 부인한뒤 한나라당의 공세를 비난했다. 그는 “전과 12범의 파렴치범에 불과한 사건 용의자의 일방적 주장을 부풀려 발표, 사실을 왜곡한 한나라당의 처사는 공당으로서 최소한의 양심과 도리를 저버린 악의적인 정치공세” 라며 “사과하지 않을 경우 법적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유지사는 실제로 16일 한나라당 이회창총재, 안택수대변인, 정형근의원, 박종근안양만안지구당위원장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소하고 이들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도 서울지법에 냈다.

한편 시민단체들도 이번 사건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이번 사건의 파장은 날로 커지고 있다.

경실련은 성명에서 “절도와 같은 범죄행위가 미화되어서는 안되며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나 이 사건 절도용의자의 폭로 사실에 대해서는 제기된 모든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현재의 검찰이 제대로 조사를 한다고 해도 관련자들이 현 정부의 고위공직자들이라는 점 때문에 그 결과에 대해서 또 다시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고 본다”며 “시민단체 추천인사나 여야가 추천하는 법조인이 검찰수사에 참관하는 것을 허용하여 검찰수사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수용하라”고 정부측에 요구해했다.

이번 사태는 사실상 ‘재수사’에 나선 검찰의 수사로 양측 공방의 진위여부가 밝혀지겠지만 일단은 피해액수의 차이와는 관계없이 도난당한 사실을 피해자들이 인정한 만큼 파장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광일·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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