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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룡 미스터리] 그때나 지금이나 '쉬쉬'

사회 지도층 인사들의 사택 등에서 수억원어치의 금품을 털었다고 주장한 김강룡씨는 과연 ‘제2의 대도 조세형’ 인가.

17년전인 82년 조세형씨는 정·재계 고위인사들의 집만을 골라 2.2캐럿짜리 물방울 다이아몬드 등 당시 시세로 수십억원대의 금품을 턴 것으로 알려져 세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당시 수사당국이 파문을 우려해 피해자들의 신분을 숨기고 피해액수를 줄여 더욱 이목을 끌었다.

이런 점에서 김씨와 조씨는 분명히 ‘닮은꼴’ 이다. 김씨도 한나라당에 보낸 진정서를 통해 “전북지사, 안양·용인경찰서장, 농림부 장관의 집 등에서 수억원대의 금품을 훔쳤으나 경찰이 조사과정에서 향응까지 제공하며 피해액을 크게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와 조씨는 ‘부자들을 노리는 도둑’ 이며, 수사당국의 사건 축소·은폐사실을 스스로 폭로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절도통해 사회지도층 축재·윤리문제 부각

사회의 부조리현상을 ‘고발’ 한다는 ‘소영웅주의적’ 의도가 깔려 있었는지, 폭로를 통해 또 다른 무엇을 노렸는지는 차치하고 두사람 모두 절도를 통해 사회지도층의 축재 또는 윤리문제를 부각시켰다.

그러나 김씨는 조씨와 다른 점이 많다. 우선 두사람은 별명부터 다르다. 조씨는 훔친 보석을 거지들에게 나눠주어 ‘의적’ 으로, 83년 4월 2심 재판도중 법원 구치감 창문을 통해 탈주해 ‘한국의 빠삐용’ 으로 불렸다.

반면 김씨의 별명은 돈을 잘 쓴다고 해서 ‘달러’. 안양지역 호텔과 술집 직원들 사이에는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호화판 생활을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에는 하룻밤 숙박료가 20만원씩 하는 안양의 모호텔 스위트룸에서 20일간 장기투숙했으며 하루에 술집에서 2,500만원어치의 술을 먹었다고 공공연히 밝히고 다니는 등 돈을 물쓰듯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도 행태에서도 두사람은 확실히 다르다. 조씨는 ▲남의 집을 털기는 해도 사람은 절대 해치지 않고 ▲국가망신을 생각해 외국인 집은 절대 털지 않으며 ▲절도액의 30~40%는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위해 사용하고 ▲다른 절도범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위해 판·검사의 집은 모르고 들어갔더라도 그냥 나오며 ▲절대로 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 등 절도 5원칙을 지켰다.

그러나 김씨는 지난달 16일 긴급 체포됐을때 까지만 해도 특수강도 등 9건의 범죄 혐의를 받고 있었다. 더욱이 검찰은 김씨가 마약을 복용한 의혹까지 나타나 김씨의 모발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감정을 의뢰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가 2, 3명씩 떼를 지어 돌아다니며 상습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점도 조씨와는 다르다. 김씨는 지난 5일 서울과 인천, 부산 등지의 아파트에 100여 차례 침입, 금품을 털어온 혐의로 구속된 일명 ‘웅근이파’ 두목 조웅근(44·무직), 행동대원 이장복(36·무직)씨 등 2명과 작년 4월부터 8월까지 함께 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에는 공범인 김영수씨 등과 함께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현재 32세, 조씨가 파장을 일으켰던 17년전 나이는 38세. 조씨는 중졸이고 김씨는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사람의 ‘절도 인생’은 이렇듯 비슷하기도 하고 전혀 다르기도 하다. 조씨는 탈주뒤 특수도주죄가 추가돼 징역 15년에 보호감호 10년형을 선고받아 절도범으로는 사상 최고형을 선고받은 기록을 세웠다. 그렇다면 김씨는 이번 폭로사건 이후 과연 몇년형을 선고받게 될까.

남대희·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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