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풍향계] 파업정국, 해법찾기에 골몰

04/29(목) 08:30

정치권도 이번 주에는 파업풍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같다. 그동안 여야는 노동현장에서 곪아터지고 있는 파업사태에 대해서 애써 외면해온 것이 사실. 오뉴월 돼지고기처럼 자칫 탈이 나기 쉬운 사안이었기 때문. 그러나 서울지하철 노조 파업사태와 민주노총 산하 노조들의 본격적인 파업돌입 움직임에 정치권도 더 이상 나몰라라 하기에는 너무도 화급한 발등의 불이 됐다. 파업사태가 여름같은 봄 정국의 최대 불안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정치권은 싫든 좋든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더욱이 민주노총이 주말인 5월1일 서울 여의도에서 노조원뿐만 아니라 실업자와 도시빈민 농민 대학생까지 참여시켜 대대적인 메이데이 투쟁을 벌일 예정이어서 정치·사회적인 불안을 고조시키고있는 상황이다.

여권은 일련의 파업사태를 불법으로 규정, 강경 대응기조로 나아가고 있다. 이번 파업이 단순한 임금인상투쟁이 아니라 국민의 정부가 최대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기업구조조정을 가로막는 저항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파업노조들은 구조조정반대와 정리해고철회를 요구하고있는 만큼 여기서 밀리면 공공부문의 구조조정은 물론 기업들의 개혁도 물건너간다. IMF관리체제로 비싼 대가를 치르면서 맞았던 우리사회 환골탈태의 호기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국회와 당차원에서 파업대책 마련에 많은 노력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양당은 그러나 강경대응이 부를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노_정이 서로 초강경대응으로 부딛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혼란상태로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사태해결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정부당국은 직권면직, 공권력투입 등 강경대처 방침을 지양하고 노조가 협상테이블로 나올 수있는 명분을 줘야 하며 노조측도 파업을 중단하고 진지하게 대화에 응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이같은 스탠스는 편리한 양비론측면이 강해 사태해결에 별 도움은 되지못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구제문제, 내각제 논란 등 난제 많은 한 주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4월30일까지 공동여당의 정치개혁안 마련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다. 양당 정치개혁 8인회의가 수차례 회의를 갖고 의견을 모으고 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다. 최대의 쟁점은 선거구제문제. 양당은 일단 소선거구제를 유지한다는데는 별 이견이 없지만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에 대한 입장차가 만만찮다. 결국 지역 대 비례의 비율에서는 국민회의가 4대1이나 3대1안을 받아들이고 투표방식에서는 자민련이 1인2표제를 수용하는 선에서 타협이 이뤄질 개연성이 높지만 이해득실계산이 복잡해 타협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것같다. 또 양당내에 여전히 중·대선거구제 선호론자들이 있고 야당일각에서 중·대선거구제를 강력히 요구하는 세력이 있어 여야간 최종 타협과정에서 중·대선거구제안이 다시 부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주에 김정길청와대정무수석의 ‘큰틀 정계개편’ 발언으로 벌어졌던 내각제 논란은 청와대의 진화로 일단은 잠복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종필총리가 국회 예결위답변에서 “야당에도 내각제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내각제논의중단 시한인 8월말이후 야당인사들과의 접촉에 나서겠다고 한 발언의 파장은 쉬 가라앉지 않을 것같다. 이 발언은 당장 한나라당 신경식사무총장의 ‘내각제 검토가능’ 이라는 반향을 불러 일으켰고 나아가 자민련과 한나라당의 접근시도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4월26일 귀국한 국민회의 이인제당무위원의 동선도 이번주 정가의 화제거리다. 이위원은 국민회의의 8월전당대회후 위상강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3김이후의 후계구도와 관련해 자신의 존재부각을 위해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위원의 움직임은 비슷한 정치적 목적을 갖고있는 여권안팎 인사들의 마음을 바쁘게 할 것 같다.

서울 송파갑과 인천 계양·강화지역의 재선거일이 6월3일로 굳어짐에 따라 이번주내 각당은 후보를 확정지어야한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두 지역의 연합공천문제로 한바탕 기세싸움이 불가피하고 한나라당은 송파갑에 내세울 마땅한 후보감을 고르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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