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엔 칼', 국세청이 달라졌다

04/22(목) 10:29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종 종사자와 자영업자들의 세금 누수를 차단하기위해 칼을 뽑은 국세청이 재산을 빼돌린 세금체납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소득을 의도적으로 줄여 세금을 적게 낸 탈세혐의자를 고발한 적은 있었으나 세금을 내지 않기위해 가족명의로 재산을 빼돌린 세금체납자를 고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고발된 사람들은 체납된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가족 명의로 재산을 빼돌린 납세자와 명의를 이전받은 배우자와 자녀 등 12명. 이들의 체납세금은 17억8,000만원이다.

국세청은 1억원 이상의 고액 세금체납자 조사결과 고의적인 체납자 7명과 그 배우자와 자녀 5명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하고 체납세금은 전액 추징키로 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들 12명을 포함, 총 21건(35명 대상)에 대해 소송을 통해 55억원의 체납세금을 받아내기로 했다.

체납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자신 명의로 된 재산을 빼돌린 사람은 징역 2년 이하, 이를 알고도 계약을 체결한 승낙범은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조세확보·조세형평차원에서 고발

국세청은 앞으로도 국세통합전산망(TIS)을 이용해 재산은닉 혐의자를 계속 색출, 검찰 고발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조세형평과 세수확보 차원에서 납세자들에게 경종을 울리기위해 고의 체납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말 현재 체납세액은 소득세 4,889억원, 법인세 1,450억원 등 총 4조3,157억원에 달한다.

이번에 적발된 재산은닉 유형은 다음과 같다.

▲실제 매매를 출연으로 위장: 조모씨는 97년9월 경기 성남시에 있는 상가를 팔아 양도소득세를 내야 하는데도 이를 피하기 위해 자신이 갖고 있던 서울 동대문구 소재 상가의 지분 3분의 1을 98년 8월 재단법인에 증여한 것으로 위장했다. 실제로는 8억7,000만원에 매매계약하고 대금은 나중에 받았다. 공익목적으로 재산을 출연할 경우에는 증여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상속세법을 악용했다. 국세청은 조씨의 세금체납액 1억7,400만원과 동대문구 상가 매매에 따른 양도소득세 7,100만원 등 2억4,500만원을 추징키로 했다.

▲가족 명의로 재산 은닉: 신모씨는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건설회사가 96년 부가가치세 조사를 받으면서 자신이 평소에 가수금 형태로 받아간 돈의 사용처를 분명히 밝히지 못해 가수금은 상여금이라는 판정을 받아 종합소득세 4억원을 내야 했다. 그러나 신씨는 이를 내지 않기 위해 자신의 소유인 경기 분당신도시 아파트 1채를 부인앞으로 명의이전했다. 국세청은 민사소송을 통해 이 증여행위를 무효화하고 아파트를 가압류할 방침이다. 아파트의 평가액은 2억2,000만원이므로 나머지 1억8,000만원은 신씨가 내야 하고 내지 않을 때는 징역형을 살아야 한다.

또 박모씨는 94년7월 강원 속초시에 있는 임야 3개 필지 1만730㎡를 팔면서 98년3월말 납기로 2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부과받고도 이를 내지 않을려고 지난해 6월 본인이 사는 아파트 1채와 제주도 소재 임야 등을 아들 2명에게 넘겨줬다. 이 경우도 마찬가지로 아파트와 임야(1억5,000만원)는 국세청이 압류하고 나머지 5,000만원은 박씨 개인이 내야 한다.

이모씨는 7억원의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기 위해 남아있는 임야를 부인에게 증여했다. 임야가치가 1억9,400만원으로 나머지는 이씨가 자체적으로 내야 한다.

남대희·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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