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자장면에 얽힌 오싹하고 맛깔스런 얘기

04/29(목) 08:28

‘누구네 자장면이 더 맛있나 겨뤄보자.’

자장면을 소재로 한 영화 ‘북경반점’(영화세상 제작 ·김의석 감독)과 ‘신장개업’(황기성사단 제작 ·김성홍 감독)이 비슷한 시기에 개봉돼 관객 평가를 받는다.

‘북경반점’은 음식맛에 대한 세대간의 교감을 다룬 드라마인 반면 ‘신장업’은 소도시의 두 중국집이 자장맛 경쟁을 벌이면서 일어나는 소동을 그린 컬트코미디 영화.

‘신장개업’의 맛을 내는 주인공은 김승우 진희경. 소도시에 하나뿐인 중국집 중화루의 주인부부로 출연하고 박상면이 주방장, 이범수가 철가방 배달원으로 출연한다. 이들은 난데없이 등장해 중화루를 위협하는 아방궁 식구들과 맞대결을 벌인다.

하필 소도시 인근에서 연쇄살인사건이 벌어지고 아방궁 자장면을 시켜먹던 김승우가 자장면 속에서 손가락 하나를 발견하면서 자장에다 인육을 쓰는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면서 사건이 기묘하게 얽혀나간다.

아방궁 사람들은 연극배우 출신들인 김영호 김선경 백재진 송승현이다.

영화는 한편으론 무시무시한 공포 분위기를 자아내면서 출연배우들의 코믹연기와 상황설정이 예측할 수 없는 웃음을 유발한다. 자장맛은 아방궁이 승리. 그러나 마지막 아방궁의 정체가 밝혀지면 중화루에는 다시 사람들이 찾아든다. ‘손톱’으로 스릴러 영화의 진면목을 과시했던 김성홍 감독의 독특한 컬러가 잘 묻어나는 연출이 한치 앞을 계산할 수 없는 재미를 준다.

‘북경반점’은 그야말로 자장맛의 정통성을 고집하는 요리사의 장인정신이 주된 줄거리. SBS TV 미니시리즈 ‘홍길동’으로 인기를 얻은 김석훈과 신구를 축으로 주방장 명계남과 명세빈 정준 김중기 정웅인 김경범 유연수 등이 북경반점의 식구들. 주방의 매캐한 연기 속에 피어나는 맛깔스런 중국음식들이 화면을 통해서도 그대로 전해지는 코믹멜로 전문 김의석 감독의 고집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결국 자장맛은 북경반점이 최고임이 증명된다.

두 영화는 ‘맛’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했지만 영화 장르는 각각 달라 더욱 흥미를 자아내며 완성도 면에서도 뛰어나 한국영화의 소재 개발에 큰 몫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경반점’이 4월24일, ‘신장개업’은 일주일 후인 5월 1일 개봉이다.

<김승우 인터뷰>

“완전 촌놈이네” “어리벙벙한 게 좀 덜 떨어져 보이지 않아?” “왠 퍼머머리야!” “말도 왜 저렇게 더듬더듬하지.”

5월 1일 개봉하는 블랙코미디 ‘신장개업’을 본 사람들마다 김승우의 변신에 놀란다. 그리고 ‘저런 면이 있었나’하고 탄성을 내지른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안다. 그가 얼마나 재미있는 배우인지를. 그래서 왜 이제야 진짜 코믹 연기를 하게 됐는지 새삼 놀라기도 한다.

_‘신장개업’에서 맡은 역은.

“동네에 하나뿐이던 중국집 중화루 왕사장이다. 어느날 맞은 편에 아방궁이 들어서고 그 집 자장면 맛이 기막히다는 소문이 나면서 파리만 날린다. 하지만 아방궁이 인육을 쓴다는 심증하에 자신도 인육을 쓰기 위해 인간사냥에 나서는 코믹한 인물이다.”

_자신의 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만족스럽다. 내가 거짓말을 잘 못하는 편이어서 작품이 만족스럽지 못하면 홍보하면서도 ‘아쉬움이 남지만 잘 봐주십시오’라고 말을 한다. 하지만 이번 작품만은 관객들에게 내놓아도 자신있다.”

_김성홍 감독이 김승우씨 연기에 대해 칭찬하는 걸 들었다.

“자랑하는 것 같아 쑥스럽지만 김감독께서 촬영 ‘쫑’하는 날 나를 불러 ‘이 영화하면서 승우 너를 만난 건 정말 행운이었다”고 말씀해 주셨다. 함장이 마음에 든다는데 된 것 아닌가.”

_촬영하면서 재미있었던 일은.

“코믹 연기의 매력은 전 스태프 캐스트들이 긴장속에서도 함께 웃음보를 터트려가며 일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때문에 지치는줄 모르고 촬영했다. 첫 촬영이 공동묘지였다. 더구나 새벽에. 작년 11월 중순이었는데 그 날이 마침 첫 강추위가 찾아온 날이었다. 추위와 공포에 떨면서 박상면씨가 장작불을 지피고 이범수씨가 생라면을, 나는 먹다남은 밥을 구해와 나눠 먹으면서 인간적인 정을 느꼈다. 이 일이 촬영 끝날 때까지 힘이 됐다.”

<명세빈 인터뷰>

중국음식이라지만 실제로는 한국음식인 자장면. ‘북경반점’은 우리에게는 ‘짜장면’이라고 해야 더 가깝게 느끼는 음식에 대한 영화다. 한국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두가지의 추억이 있는 이 자장면의 맛을 고집스럽게 지켜가는 장인정신을 보여주는 영화가 ‘북경반점’. 명세빈은 웃음보다는 감동을 주는 이 영화를 통해 또래 스타들처럼 톡톡 튀는 매력을 보여주기 보다는 오래 묵은 ‘춘장’처럼 은근한 매력을 풍긴다.

_‘북경반점’에서 맡은 역은.

“고집스럽게 자장면의 전통을 이어가는 북경반점의 주인집 딸 한미래 역이다. 중국음식이 싫어 이탈리아 식당에서 일하지만 나중에는 양한국(김석훈)와 함께 북경반점을 살리기 위해 애쓴다.”

_원래 자장면을 좋아하는가.

“한국사람치고 자장면 싫어하는 사람 있나? 요즘도 가끔 먹고 있다.”

_데뷔영화였던 ‘남자의 향기’에서 함께 공연했던 김승우씨와 비슷한 시기에 자장면을 놓고 대결하게 됐는데.

“인연인가보다. ‘신장개업’을 보지는 못했지만 주위 사람들로부터 아주 재미있다는 말을 들었다. 우리 영화 ‘북경반점’도 재미있으니깐 자장면 두번 먹는 셈치고 두 영화 모두 보러 와 주세요.”

_ 앞으로의 계획은.

“KBS 2TV 드라마 ‘종이학’과 CF, 그리고 ‘북경반점’ 촬영하느라 바빴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곧 ‘종이학’이 끝나게되면 당분간 쉴 생각이다.

이상목·일간스포츠 연예부기자


(C) COPYRIGHT 1999 THE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