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무비리] 변호사업계, 병무비리 '특수'

05/04(화) 16:46

장기간에다 그것도 부유층들이 대상인 병무비리 수사로 변호사업계가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서울 서초동일대 변호사 사무실은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병무비리 수사로 구속피의자 100명을 포함해 모두 207명이 적발되면서 의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사건 관련자 대부분이 변호인 선임에 별 부담을 느끼지 않는 부유층인데다 변호인을 복수로 선임하는 경우까지 있어 그동안 어려움을 겪고 있던 변호사 업계로서는 이번 수사가 가뭄속의 단비다.

변호사 업계는 건당 수임료를 500만∼1,000만원으로만 잡아도 이번 수사로 대략 10억∼15억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미 서울지법 본원의 경우 병무비리에 연루돼 ‘제3자 뇌물교부’ 또는 ‘제3자 뇌물취득’ 혐의로 구속된 사람들이 신청한 구속적부심 및 보석 건수만도 60여건에 달한다. 이들 대부분은 1∼3명씩 변호인을 선임했으며 상당수가 1,000만∼3,000만원의 공탁금을 걸고 풀려났다.

특히 자식을 군대에 보내지 않기 위해 금품을 건넨 부모들의 경우 전례에 비춰볼 때 대부분 집행유예를 선고받을 수 있는 사안인데다 최근 법원의 불구속재판 확대 방침도 구속적부심이나 보석 허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법원 안팎의 분석이다.

실제로 서울지법에 따르면 민간인 구속자 77명 가운데 1심을 마친 22명의 형량을 분석한 결과, 19명에게 징역 8월∼1년에 집행유예 1∼2년씩이, 2명에게 징역 1년6월∼징역 2년6월의 실형이, 1명에게 벌금형이 각각 선고됐다. 병역면제 청탁및 금품공여자 14명의 경우 전원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병무청직원 등 돈을 받은 8명중에는 4,400만∼6,000만원씩을 받은 2명에게만 실형이, 5명에게는 집행유예가, 수수액수가 700만원으로 가장 적은 나머지 1명에게 벌금 7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또 1심 선고와 무관하게 보석으로 풀려난 피고인도 30명이 넘었다.

이 때문에 법조주변에서는 이번사건이 ‘무전입대 유전면제’ 라는 말에 ‘유전무죄 무전유죄’ 라는 말도 함께 실감하게 될 것이라는 냉소도 없지 않다.

이태규·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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