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열풍] 카지노 열풍이 분다

05/04(화) 19:37

카지노가 술렁인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기대의 이유는 작년말 관광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새 카지노 허가가 비교적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는 물론 지방자치단체들까지 나서 신규 허가 취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 솟아나는 우려는 일본이 오키나와에 내국인까지 받을 수 있는 카지노를 개설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도 카지노 개설허가를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 카지노 고객의 70% 정도가 일본인인 상황에서 국내 카지노업은 심각한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두 가지 명암이 엇갈리면 결국 신규 카지노 허가가 나더라도 국내 카지노업 전체로 보면 어떤 결과가 될 지는 극히 불투명해진다.

작년 12월 통과된 관광진흥법 개정안은 △컨벤션센터 부대시설에도 카지노를 허가할 수 있고 △시·도 안에 특1급 호텔이 없는 경우 특2급 호텔에도 카지노를 허가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규 카지노 허가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특히 관광객 증가수를 고려할 때 이론적으로는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가 4∼6곳까지 새로 허가해줄 수 있게 돼 있다.

게다가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으로 5월부터 카지노업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허용됨으로써 업계와 지방자치단체 등은 벌써부터 들떠 있는 상태다. 외국인도 내국인과 똑같이 기존 카지노에 대한 지분 인수와 영업이 가능하고 신규 허가 신청도 할 수 있다.

이런 들썩들썩하는 움직임들은 98년 1월 국민회의 정권인수위원회에서 카지노 허가 완화를 거론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맨 앞장을 선 것이 지방자치단체들. 현재 13곳의 지자체에서 18곳의 카지노를 유치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우선 인천시. 신국제공항이 들어서는 영종도 인근 용유도 일대에 국내외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호텔, 컨벤션센터, 골프장, 쇼핑몰 등이 어우러진 국제관광단지를 조성하면서 카지노를 유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남도도 거제시 장목면 송진포 구영리 일대 100만평에 세계적인 규모의 해양관광단지를 건설하면서 여기에 카지노를 유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제주도도 제주를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기 위해 12억달러 규모의 외국자본을 유치, 2010년까지 카지노와 테마파크등 대규모 리조트단지를 조성하는 등의 자체개발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국내에서 유일하게 내국인 출입이 허용되는 강원도 폐광지역 카지노는 임시로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박심지구 1만3,000여평에 테이블 30대, 슬롯머신 500대, 호텔 객실 200실 등을 우선 설치, 내년 5월 일단 개장할 계획이다.

이처럼 전체시설을 다 완공하기도 전에 임시 개장을 서두르는 것은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들마다 카지노 유치를 추진하면서 8곳의 카지노를 운영하고 있는 제주도가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도 허용할 것을 건의한 데 대한 조바심이 그 배경이다. 강원도와 제주도는 카지노 내국인 출입 문제를 두고 엄청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1일 상공, 관광, 건설, 환경,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도개발특별법 개정에 대한 제주지역 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관광쪽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카지노 내국인 출입 허용을 주장했다.

이종화 크라운프라자호텔 상무는 “카지노에 내국인 관광객을 출입시키고

경견장(競犬場)을 설치하는 등 관광오락산업을 육성하면 관광투자 유치가 극

대화되고 외화 유출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강원도 폐광지역 4개 시·군 번영회로 구성된 강원남부폐광지역번

영협의회는 제주 카지노에 내국인 출입이 허용될 경우 폐광지역 카지노에 심

각한 악영향이 미친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이들은 제주도개발특별법 개정 공청회 때 대표단을 파견, 석탄산업합리화로 피폐된 탄광촌을 살리기 이해 마지막 대안으로 추진하고 있는 폐광카지노의 실상을 전하고 내국인 출입 카지노 설립을 자제토록 호소할 방침이다.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의 내국인 출입금지 원칙은 확고하다”며 “법률 검토 결과 일부에서 거론하는 위헌 소지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리츠칼튼, 잠실 롯데월드, 인터콘티넨탈, 하얏트 등 서울 시내 1급 호텔들도 카지노 사업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인들의 손길도 점점 다가오고 있다.

작년과 올 1월 미국 하원의원 출신의 로비스트 스티븐 솔라즈가 문화부장관을 방문, 외국인의 카지노 투자 가능성을 타진했다.

최근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호텔인 미라지호텔 관계자들이 한국을 찾은 데 이어 바하마 등 카리브해 연안지역과 브라질 등에서 카지노를 운영하는 인터베스트그룹 관계자들이 내한했다.

지난달에는 라스베이거스 소재 투자자문회사인 베이거스 퍼시픽스사측이 강원도에 폐광지역 카지노 단지에 2,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의향서를 내기도 했다.

또 작년말에는 마카오 등 세계 주요도시 5곳에 카지노를 운영하는 미국의 뉴오아시스사가 영종도에 3억달러를 투자, 카지노타운을 조성하겠다는 투자의향을 밝힌 바 있다.

외국 기업들은 기존의 카지노 업체들에도 투자의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부글부글 끓는 것 같은 카지노 열기는 조금만 밖으로 눈을 돌리면 사실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우선 일본 오키나와현이 경제진흥책의 일환으로 카지노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당히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오키나와현 경제계 대표들은 지난 3월 조사단을 구성, 카지노의 본고장인 라스베이거스에 시찰을 다녀오기도 했다. 오키나와현은 오키나와진흥개발특별법이 있기 때문에 자유무역특구를 조성하면서 카지노를 설치하게 하는 등 법률적으로도 특혜조치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일본에서는 법률적으로 빠칭코만 가능할 뿐 카지노는 내외국인 대상을 막론하고 불법이다. 그러나 소규모 음성적인 카지노들은 많다.

사실 한국의 카지노산업은 일본인이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객의 70%가 일본인이고 이들 대부분이 이른바 ‘대형고객’들이다. 업체들은 대부분 직원을 일본에 파견, 대형고객들을 직접 유치하는 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도쿄 근처 요코하마도 2002년 월드컵에 대비해 카지노 설치를 추진중이다.

중국과 대만, 몽골도 카지노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오키나와에 카지노가 생긴다면 한국 업계는 “시장 자체가 붕괴될 정도”라고 보고 있다.

더구나 한국 카지노 업계는 해마다 매출이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95년 입장객 63만3,000여명에 매출액 2억8,500만달러이던 것이 96년 2억6,500만달러, 97년 2억4,300만달러, 작년에는 2억450만달러를 기록했다. 흑자를 기록하는 업체는 전체 13곳 가운데 3곳 정도에 불과하다.

신규 허가가 법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조만간 허가가 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문화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규 허가에 대한 긴박성이나 절박성은 없다”며 “국민정서와 관광진흥이라는 두 가지 사항을 신중히 검토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광일·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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