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번으로 물건을 사고판다

05/04(화) 19:45

‘집이나 사무실에서 컴퓨터 클릭 한번으로 쇼핑이 끝난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사고 파는 사이버 쇼핑이 기존의 유통질서를 위협하는 새로운 구매방식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터넷 사용인구가 300만명선을 넘어서면서 24시간 원하는 상품을 컴퓨터로 클릭만 하면 사고 팔 수 있는 사이버 쇼핑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상에는 종합양판점부터 PC, 책, 꽃, 화장품 등 전문용품 매장까지 다양한 쇼핑몰이 개설돼 있다.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아 보통 2~6일 이내에 원하는 장소에 상품을 배달해주는 것은 기본이다. 서울 수도권지역은 대부분 무료 배달하며, 지방은 택배업체와 제휴해 약간의 배달료를 받고 있다.

사이버 쇼핑몰은 이처럼 다리품을 팔지 않고도 물건을 살 수 있다는 잇점과 함께 실제 쇼핑몰보다 물건을 싸게 파는 경우가 많아 인기를 모으고 있다. 별도의 매장관리비용이 들지 않고 판매직원도 필요없어 그만큼 비용이 줄어든다는게 사이버 판매업자들의 설명이다.

국내에 사이버 쇼핑이 처음 등장한 것은 롯데백화점과 데이콤이 인터넷 가상 쇼핑몰을 개설한 96년. 이후 97년 한해동안 60여개의 인터넷 쇼핑업체가 등장했으며 작년 상반기에는 100여개로 늘어났다. 소형 쇼핑몰을 포함하면 국내 인터넷 상점은 현재 400여개로 연말까지 2,000여개 이상 생겨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작년 9월 삼성물산이 개설한 사이버쇼핑몰은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기존 유통업체들과 달리 비회원제로 운영되며 올들어서는 하루에 1억원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 부분에서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올들어서 세계적인 서적 유통회사인 아마존과 제휴를 한데 이어 한빛은행과는 ‘인터넷 통장’개발을 추진, 올해 150억원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96년 3월 국내 유통업체로서는 처음으로 사이버 쇼핑몰을 개설한 롯데백화점은 97년 12억2,000만원(회원수 6만5,000명)에서 98년에는 25억4,500만원(회원수 13만5,000명)의 판매실적을 올려 108.6%의 신장세를 보였다.

롯데는 올해 사이버 쇼핑몰의 매출목표를 40억원대로, 회원수도 14만명 이상으로 책정하고 현재 2,000여종의 상품도 3,000여종으로 늘려 선두주자의 위치를 계속 굳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97년 7월 1일 사이버쇼핑몰을 연 이래 98년 10억원(회원수 7만명)의 판매실적을 거뒀으며 올해는 25억~30억원의 매출에 12만명의 회원수 확보를 목표로 정했다. 또 작년 2월에 개설된 현대백화점의 사이버쇼핑몰 역시 첫해에 5억원(회원수 3만5,000명)의 판매고를 기록한데 이어 올해는 3배나 늘어난 15억원의 판매실적(10만명)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통업체들이 앞다퉈 사이버쇼핑몰에 주력하는 것은 무엇보다 이용자수가 급증해 시장규모가 350억~5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매장공간을 확보하지 않고서도 쉽사리 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최근에는 구매자가 원하는 제품명을 입력하면 판매업체가 이를 보고 가격을 제시하는 ‘역경매 방식’의 쇼핑몰이 등장했다. 또 대부분의 상점이 경매방식으로 상품을 값싸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메타랜드’와 ‘야후 쇼핑가이드’ 등은 홈페이지에 들어가 원하는 상품을 입력하면 판매하는 곳을 일러준다. 인터넷 쇼핑 서비스업체 ‘숍마당’에서는 각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고객들의 평가를 공개, 사이버시장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다.

사이버 쇼핑은 무엇보다도 ‘국경을 초월한 상거래’라는 점에서 가공할 위력을 발휘한다. 인터넷만 통하면 전세계 각국의 상품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고, 기업들도 세계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물건을 팔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에는 시장확대, 소비자에게는 상품선택의 기회확대라는 새로운 문이 열린다.

‘아마존’‘아메리카 온라인(AOL)’ 등 이름값과 경쟁력으로 똘똘 뭉친 세계 인터넷 거인들이 우리나라로 속속 몰려드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삼성물산과 제휴한 인터넷서점 아마존은 국내 대형서점을 통한 해외원서 구입비용이나 배송기간과 비교하면 월등히 유리한 조건이어서 벌써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통신업체인 아메리카 온라인도 삼성물산과 AOL코리아를 설립키로 했다. 음악소프트웨어로 유명한 ‘리퀴드오디오’도 SKM과 손잡고 리퀴드오디오 코리아를 설립, 인터넷을 통해 음악파일을 판매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인터넷 쇼핑시장의 대부분을 미국이 장악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인터넷 전체 정보중 80~90%가 미국산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컴퓨터 소프트웨어, 신문, 음악CD, 각종 정보 등 인터넷을 통해 곧바로 매매될 수 있는 디지털 상품도 대부분 미국에서 나온다. 이미 국내에서도 적지않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미국의 소프트웨어를 유료로 다운받거나 구독료를 내고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의 홈페이지에 접속하고 있으며 인터넷 책방에 원서를 주문하기도 한다.

언어문제를 고려하면 전자상거래의 미국 편향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한국인이 미국 쇼핑몰에 접속해 상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그 반대경우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터넷 상거래는 어떻게 대비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각국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 상거래의 심각한 불균형 현상을 막으려면 빠른 시일내에 통신 및 제도, 기술 등 인프라 환경이 정비되어야 하며 정부의 선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 박석규부장은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터넷 거래를 불신하는 소비자 마인드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이용자들의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소비자 피해보상기구 설립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남대희·주간한국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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