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더위탈출] 피튀기는 영화전쟁, 그 서늘함의 현장

여름 극장가는 언제나 뜨겁다. 올해는 ‘스크린 쿼터’를 사수하려는 영화인과 시민단체들의 열기에 극장 바깥도 어느 때보다 후끈하다. 폭스, 디즈니, UIP, 콜럼비아 등 직배 영화사들은 이때 한해 장사를 거의 다 한다는 소리가 있을 만큼 여름영화가는 영화 전쟁의 절정의 시기이다. ‘쉬리’의 국내 최다 관객 동원 이후 한국 영화계가 그 어느 때보다 고무돼 있는 지금, 극장가에서는 돈을 쏟아 부은 할리우드 대작들과 한국 영화의 전쟁이 뜨겁게 시작됐다.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는 목숨을 건 한판 대결이지만, 보는 이들에게는 다른 어떤 것보다 관심을 촉발시키는 것이 전쟁이다. 여름 영화 전쟁의 복판으로 들어가 보자.

‘이재수의 난’

음, 좋은 영화라고. (이 정도 지루함은) 참아야지.

1901년은 제주도민에게는 잊혀지지 않는 한해였다. 현기영의 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를 보고 15년간 작업을 준비해 온 박광수감독이 32억원이라는 국내 최고의 제작비를 투입해 만든 영화이다. 토착자본가와 천주교 신도의 기세, 한반도의 코앞에서 위협하고 있는 프랑스 함대 등 복잡한 시대 상황을 평범한 통인 이재수의 짧은 생을 통해 드러냈다. 까마귀를 통한 시적 은유, 멋진 제주 풍광이 영화의 강점이라면 지루한 스토리와 지나친 생략은 영화의 흥미를 반감시킨다. 평론가의 성원에 비해 관객들의 호응은 낮은 편. 6월 26일 개봉.

‘스타워즈 에피소드1:보이지 않는 위험’

평론가들이 뭘알아, 내 눈으로 확인해야지

평론가들에게는 형편없는 점수를 받았지만, 95%에 이르는 특수효과와 시각효과 때문에 아이들이나 킬링타임용으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영화. 루크와 레아의 아버지 다스베이더, 아나킨 스카이워커의 어린시절로 돌아가 우리가 알고 있는 ‘스타워즈’1편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반인반수의 자자 빙크스, 아미딜라 여왕의 화려한 의상 변신 등 시각효과에서는 만족할만한 수준. 6월26일 개봉.

‘용가리’

독수리 5형제 가라, 지구는 용가리가 지킨다

공익광고 신지식인 시리즈의 1호 출연자인 심형래의 용가리는 올 상반기 ‘쉬리’와 더불어 가장 빈번히 매스컴의 조명을 받은 작품이다. 지질학자가 발견한 공룡화석이 녹색번개를 맞은 후 티라노사우러스의 50배 크기의 거대 공룡으로 변한다. 용가리는 LA로 날아가 우주인의 공격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데…. 100억원이라는 국내 초유의 제작비, ‘고질라’ 캐릭터 보다는 낫다는 평가로 아이들은 벌써 부터 기대에 차 있다. 평론가들은 영화의 스토리가 엉성하고, 미국 2류 배우들의 연기가 형편없다고 회의적인 반응이다. 영화의 성패는 말리는 부모가 이길 것이냐, ‘보고야 말겠다’는 아이들이 이길 것이냐에 달렸다. 16일 개봉.

‘유령’

‘크림슨 타이드’보다 나을까, 우성이 오빠도 나오는데.

젊은 여성들에게 남자배우 정우성의 인기는 대단하다. 그가 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은 한 의류광고포스터는 거리에 붙는 즉시 ‘도난’당한다는 소문이다. TV 등에 출연을 잘 안하는 그라서 인기도가 실감나지는 않지만 젊은 여성들 사이의 인기는 대단하다. 뜬 별 정우성과 이제 ‘지는 별’ 최민수가 연기 대결을 벌인다. 내용은 한국판 크림슨 타이드라고 하면 알맞을 영화. 핵 자주권을 외치는 최민수와 고급장교 정우성의 캐릭터 대결이 볼만하다. 잠수함 특수 촬영에 승부를 걸었다. 민병천감독. 7월31일 개봉.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안성기가 아니라 박중훈이 형사라고?

안성기가 교활한 마약상 장성민으로, 박중훈이 우직한 우형사로 맡아 열연했다. 장성민을 검거하기 직전 언제나 한 방 먹고 고배를 마셔야 했던 우형사가 장성민을 잡기 까지의 우여곡절이 리얼하게 그려진 형사물이다. 원제가 ‘형사 수첩’이었다니 과장, 희화화 하지 않은 형사 스토리를 기대할만하다. 영화에는 늘 등장하는 ‘취조실’(영화 ‘투캅스’에서의 취조실 자해사건을 기억하시길)은 실제 경찰서에는 없다. 영화가 취조실 없는 경찰서를 세트로 만든 것만 봐도 리얼리티 점수는 꽤 높을 듯. 이명세감독. 8월7일 개봉.

‘미이라’

잠자던 미이라, ‘매트릭스’를 잠재우다

5월 미국에서 개봉돼 ‘매트릭스’의 열풍을 잠재운 영화. 1925년 사하라 사막에서 고대 이집트 보물을 찾아나섰던 젊은이들이 기원전 1719년에 봉인됐던 미이라의 잠을 깨웠다. 원래 공포영화였는데, ‘인디애나 존스’식의 어드벤처물로 탈바꿈했다. 역시 비평가들은 ‘어드벤처와 싸구려 코미디를 합친 것’이라고 비난. 스티븐 소머즈감독. 7월10일 개봉.

‘타잔’

스케이트 보드 타는 신세대 타잔

‘타잔’은 수많은 영화와 TV 시리즈물로 제작됐던 영화. 지난해 ‘뮬란’으로 재미를 본 디즈니가 올해는 야생의 타잔에 도전했다. 무성한 밀림을 스노우 보드를 타듯 유연한 동작으로 날아다니는 타잔의 캐릭터는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필 콜린스의 삽입곡, 로커 윤도현의 국내 버전용 노래 등 볼거리와 들을 거리가 많은 영화. 케빈 리마, 크리스 벅감독. 7월17일 개봉.

박은주·문화부기자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 카카오
배너
2020년 05월 제2828호
  • 이전 보기 배경
    • 2020년 05월 제2828호
    • 2020년 05월 제2827호
    • 2020년 05월 제2826호
    • 2020년 04월 제2825호
    • 2020년 04월 제2824호
    • 2020년 04월 제2823호
    • 2020년 04월 제2822호
    • 2020년 03월 제2821호
    • 2020년 03월 제2820호
    • 2020년 03월 제2819호
  • 이전 보기 배경
저번주 발행호 다음주 발행호
  • 지면보기
  • 구독안내
  • 광고문의
  • * 지면문의
    전화 : 02-6388-8088
    팩스 : 02-2261-3303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 온라인 광고
    전화 : 02-6388-8019
    팩스 : 02-2261-3303
    메일 : adinfo@hankooki.com
    주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6길 19 드림타워 10층

많이 본 기사

주간한국 유튜브 채널

서진의 여행 에세이

아산 지중해 마을…이국적 파스텔톤 골목 아산 지중해 마을…이국적 파스텔톤 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