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채권단 "고난은 이제부터"

07/15(목) 10:45

급류를 탄 삼성차는 어떻게 흘러갈까.

2조8,000억원을 삼성이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밝힘에 따라 손실분담의 짐을 털어버린 채권단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채권단은 전체적인 부채상환방안 마련과 삼성생명 주식 평가등을 위한 채권단회의 개최와 함께 삼성과의 협상도 신속하게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주식배분을 놓고 채권금융기관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데다 부채상환일정을 둘러싸고 채권단과 삼성간에 대립하는등 난항이 예상된다.

주채권은행인 한빛은행은 19개 채권금융기관이 모두 참석하는 채권금융기관 전체회의에서 운영위원회 구성과 함께 ▲삼성생명 주식 400만주의 배분방법 ▲삼성생명 주식의 주식평가 ▲담보 부족분에 대한 추가 담보요구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 입장이 정리되는대로 삼성측과 실무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채권단은 이미 삼성측에 삼성자동차 부채처리 방안과 주식처분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정리를 공식 요청했다.

이와함께 삼성차의 채권·채무동결조치를 내리는 법원의 재산보전처분 결정도 곧 이루어질 예정이다.

채권단의 가장 큰 관심사는 삼성으로부터 빚을 어떻게 모두 받아내느냐에 있다. 자연 이건희회장이 내놓은 400만주의 삼성생명 주식가치에 이목이 쏠릴 수 밖에 없다. 주식가치가 삼성이 주장하는대로 주당 70만원이라면 큰 문제가 없지만 모자란다면 이회장의 추가 사재출연을 이끌어내야하는 등 또 한번 홍역을 치러야한다. 삼성이 제시한 주당 70만원 평가자체에 객관성이 결여돼 있다고 판단하는 채권단은 외국계 평가기관 1곳과 삼성을 제외한 국내 평가기관 1곳 등에 주식가치 평가를 의뢰할 예정이다.

이회장이 출연한 삼성생명 주식을 언제 누가 파는 권한을 갖는지, 만일 먼저 주당 70만원에 넘겨받고 실제 팔았을때 차액이 발생하면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 등 기술적 문제도 있다. 각각의 방법에 따라 채권단과 삼성측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린다.

채권단간 의견조율도 넘어야할 산이다. 주식배분방법을 놓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다. 2조1,000억원의 채권중 2조원이 무담보채권인 서울보증보험이 무담보비율에 따라 채권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채권단에 배정될 삼생생명 주식 330만주는 자신의 몫이며 채권은행들이 제공한 1조원의 대출은 부산공장 부지와 설비가 담보라는 주장이다.

채권은행들이 난색을 표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삼성측은 삼성자동차의 자산가치가 1조1,000억∼1조5,000억원이 된다는 입장인 반면 채권단은 삼성자동차 공장 매각가격이 삼성에서 주장하는 자산가치에 못미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보전방안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채권단은 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처리방향에 대해서는 삼성측으로부터 구체적인 계획조차 통보받지 못한 상황이므로 아직 말을 꺼낼 수조차 없는 단계라는 반응이다. 결국 삼성차 매각문제는 삼성생명 주식처리와 부채상환 방법이 먼저 결정된뒤에야 본격 논의될 전망이다.

한빛은행 고위관계자는 “원매자의 요구조건에 따라 각 채권단의 의사를 물어봐야 하겠지만 대우가 삼성차 부산공장 인수를 조건으로 금융지원을 요구한다면 일단신규대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결국 부산공장 처리문제는 삼성과 채권단간의 협상이 시작돼도 상당한 시일과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병주 경제부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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