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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News] 부끄러움의 공포... 사회불안 증후군

부끄러움은 인간의 보편적 특성. 모든 사람이 약간씩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어떤 조사결과에서는 응답자의 반수 이상이 스스로 부끄러움을 타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처럼 부끄러움은 만연하기 때문에 어쩌면 귀엽게 보이는 특성 가운데 하나다. 영국의 다이애너 왕세자비도 ‘수줍은 다이애나의 매너’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사실 인간이 낯선 사물과 외부세계에 대해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위협을 느끼고 도망하려는 욕구는 뇌의 근저에 감춰진 본능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끄러움이 도가 지나친 나머지 타인과의 접촉을 공포로 느끼게 되면 사정은 달라진다. 이럴 때 갑자기 맥박이 빨라지고 손에는 땀이 차고,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입이 마르면서 말은 한마디도 생각나지 않고 단지 자리를 박차고 나가고 싶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게 될 수가 있다. 바로 사회 불안증의 전형적인 증상이다. 미국인 8명 가운데 한 사람은 적어도 이런 증상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우울증과 알콜 중독증에 이어 통상적인 정신장애의 3대 중병으로 알려져 있다.

사회불안증의 양태는 다양하다. 자신이 만들어낸 공포의 이미지 때문에 한마디도 말을 못하게 되거나 공공식당에 가기를 꺼리고 혹은 전화통화까지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또 직장상사나 이성(異性) 앞에 서기만 해도 벙어리가 되고 결국에는 외부와의 접촉을 일절 끊고 집안에 혼자 틀어박히게 되기도 한다.

사회불안증은 60년대 까지만해도 이름도 없는 하나의 고통에 불과했다. 80년대 들어서야 겨우 정신병 요법이 등장했다. 특히 최근들어 번창하기 시작한 인터넷문화도 막 명함을 내밀기 시작한 사회불안증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터넷이야 말로 면대면(面對面)의 소통관계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부끄러움을 사회불안증이라는 병으로 악화시킨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보통의 부끄러움과 사회불안증과는 어떤 관계인가. 분명 다르지만 연관돼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엠마누엘 메이덴베르그 UCLA 사회불안 클리닉 부소장은 부끄러움과 사회불안과의 관계를 정상적인 피부와 피부암과의 관계로 설명한다. 창백한 사람을 1만시간 태양에 노출시키는 것처럼 부끄럼타는 사람을 당혹스런 처지에 놓이게 하면 상황에 따라 질병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사회불안증의 발병은 유전적 기질이라기 보다는 경험의 산물이라는 것이 타당하다. 어린시절 마음의 상처를 입게되면 타인의 주의를 회피하려는 형태로 반응이 나타난다. 사회불안은 인격회피장애라고도 불린다. 다음은 친구를 초대하지 않게되고 부모 등 특정한 사람과만 대화를 하게 되는 ‘선택적 벙어리’증후군으로 발전하게 된다. 심지어는 등교거부로까지 나타난다. 이렇게 점점 어른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상황을 회피함으로써 적응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사회불안증의 절반은 8세때쯤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종종 드러나지 않는 증상들이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에 가서도 표면화하는 경우도 있다.

사회불안증의 치료

스미스클라인_비참에서 개발한 항우울증 치료제 팩실이 최근 사회불안 치료용으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와함께 스미스클라인은 이미 국립정신건강연구소와 불안증상협회가 벌이고 있는 공공캠페인에 뛰어들었다. 미디어 광풍에 따라 부끄러움을 가진 사람들이 “나도 사회불안증상 환자”라는 자가진단을 내리게 만들고 단지 친구를 사귀고 대인관계를 원활히 하기위해 약물에 의존하게 만든다는 비판도 있다.

그러나 약물요법이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다. 스티브 폭스(23)는 고등학교 시절 여학생들이 그에게 ‘안녕’이라고 하는 말에도 얼굴이 붉어졌고 점점 여학생들의 놀림감이 됐다. 결국 반에서 한마디 말도 하지 않게 되고 타인이 앞을 지나치기만 해도 손에 땀이 찼다. 이를 눈치챈 아버지와 함께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호전돼 이제는 연설까지 할 수있게 됐다.

클리닉에서는 먼저 인지행동요법을 사용한다. 인지적 요소가 사회불안의 원인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즉 사회불안증 환자는 타인이 부정적인 판단을 한다는 생각에 모욕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회불안의 현저한 양상의 하나로 연설대에 섰을 때처럼 나타나는 ‘감정의 파도’ 를 치료하기 위해 클리닉에서는 때로 그런 공포스런 상황에 환자를 세우기도 한다. 연설대에서도 감정의 파도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그라들기 때문에 공포감도 점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텍사스대학 행동과학과 메린다 스탠리 교수는 사회불안증 환자를 제일 먼저 엘리베이터로 데려간다. 10여차례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면 자연스레 불안감이 사라지고 맥박도 정상을 찾고 소근거리는 소리도 들린다는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화장지를 들고 호텔로비를 뛰게 만들기도 한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이 행동요법의 치료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물론 현재까지 완벽한 치료약은 개발되지 않았고 항우울제 등은 합병증도 있어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다.

사회불안증 치료에는 이외에도 ‘부끄럽지 않게 보이려고 노력하지 말라’ ‘중요한 일은 사전에 충분한 준비를 하라’ 는 등 많은 지적이 있다. 그러나 결국 환자 자신이 자아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정리: 김정곤·국제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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