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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로 세상읽기] '스타워즈', 그 보이지 않는 위험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이 국내에 상륙했다. 미국에서 개봉때 난리를 치고, 그 난리에 우리 언론들이 덩달아 널을 뛰었다. 어느 모로보나 우리의 여름영화시장을 장악할 듯했다. 그러나 예상하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 6개월만에 다시 불거져 나온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일수·146일)축소, 폐지문제다.

영화인들은 삭발을 했고, 시민단체들은 6개월전 약속을 저버리려는 정부에 대한 불신과 집요한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에 분노하고 있다. 그들은 “미국영화 안보기운동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그 첫 타킷이 돼버린 ‘스타워즈’. 단순히 감독이 스필버그와 함께 할리우드상업의 쌍두마차인 조지 루카스 때문만은 아니다. 영화인들은“우연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미국의 이념과 영화속 상황이 닮아 소름이 끼친다”고 말한다.

사실 미국에게 한국의 스크린쿼터는 ‘눈엣 가시’임이 분명하다. 같은 제도를 시행하는 프랑스는 워낙 문화적 자존심이 강한 나라니까 그렇다치더라도. 아직 세계영화제에서 이렇다할 수상도 못한 동양의 작은 나라가 자국 영화와 영화시장을 지키겠다고? 가소로운 것들. 더구나 IMF로 먹고살기도 힘들어 우리에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 처지에 “문화적 주권”이니 “정신을 팔 수없다”는 쇄국적 논리란. 일본 대만 인도같은 나라도 오래전 포기한 것을. 이미 국민들은 할리우드영화에 중독된지 오래이고, 극장들도 마지못해 한국영화를 걸고있는 마당에. 생각같아서는 그냥 대문을 부숴버렸으면….

‘스타워즈’의 두 제다이 전사는 광선검으로 흑전사 다스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인다. 흑전사는 ‘무역연합’의 전사이다. 그 전투에서 퀴곤(리암 니슨)이 희생된다. 나부행성의 어린 아미달라 여왕(나탈리 포트)도 굴복보다는 저항을 선택해 조국을 구한다. 물속 나라 원주민들까지 가세해 ‘무역연합’의 로봇군대와 전투를 벌인다.

자유무역의 거부. 그것은 곧 우주의 평화와 질서를 깨뜨리는 ‘악’이다. 그 악을 저지르는 집단 ‘무역연합’을 쳐부수는 일이야말로 ‘정의의 실천’이다. 마치 동서냉전시대의 소련, 그 이후의 중동 일부 국가처럼. 그것을 위해 영화‘스타워즈’는 존재한다. 여기엔 운명과 신(神)까지 도우고 기적도 일어난다. 우주의 균형을 잡아줄 강력한 힘을 가진 8세 소년 아나킨이 존재하고, 그가 컴퓨터오락을 하듯 우주전투선을 타고 ‘무역연합’의 중앙통제장치를 파괴한다.

왜, 자유무역이어야 하는가에 대한 점검도 없다. 그저 ‘무역연합’의 존재들은 사악하고, 기분 나쁠 정도로 작고 못생겼다. 일본인들을 염두에 두었을까. 미국 1인 지배구도가 된 지금. 세계는 미국의 자본주의 이념이나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거부할 수 없다. 수없이 생겨나는 ‘…라운드’속에서 세계는 미국의 상품과 문화와 정신을 받아들여야 한다. 거부하면 보복이 있을 뿐이다. ‘스타워즈’는 영화를 통해, 요란한 볼거리로 포장해 그것을 경고한다.

반공이데올로기, 분단시대를 살아온 우리는 이렇게 배웠다. 사회주의국가에서 영화는 사상전파와 이념교육의 도구일 뿐이라고. 저 유명한 소련 에이젠슈타인의 ‘전함 포템킨’도, 푸도프킨의‘어머니’도, 도브첸코의‘대지’도.

반면 할리우드영화는 우리의 꿈과 환상을 충족시켜주는 즐거움이라고. 그러나

한번도 할리우드가 미국의 생각과 이익을 잊은 적이 있는가 한번 돌이켜 보자. 할리우드 영화만큼 정치적인 상품은 없다. 우리가 할리우드 영화에, 기술에, 규모에 무작정 열광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대현·문화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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