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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 생생히 전달

“이집트에서 사하라 사막의 황홀한 일몰과 마주친 적이 있었다. 낙타를 잠깐 세워 두고 멀리 지평선에서 몰려오는 석양의 파도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사하라의 일몰은 태양과 자연과 인간이 벌이는 태고의 장엄한 의식이었다. 유난히 커 보이는 태양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모래 속으로 서서히 무너져 내릴 때, 어김없이 찾아오는 모스크(회교사원)의 아잔(코란 낭송) 소리. 이 소리를 신호로 인간은 하루 일을 접고, 식기 시작한 모래에 엎드려 신을 향해 한없는 겸손을 표한다. 그러면 태양은 그 넓은 사막의 지평선을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이며 화답한다. 그것은 밤새 네크로폴리스에서 죽은 자의 영혼을 어루만져 주고 내일 다시 인간 세계로 돌아오겠노라는 약속이었다. 태양신을 향한 고대 이집트인의 신화가 이렇게 일상 속에서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었다.”

이희수(46)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사하라 사막의 일몰을 이렇게 묘사한다. 똑같은 자연현상을 본 사람이라도 고대 이집트 문화와 이슬람 문명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이런 식으로 묘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 교수는 “그 역사와 문화의 본질을 알고 나면 모든 사물과 행위에 애정을 갖게 되지만 그런 배경에 무지하면 피곤하고 불편한, 이상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 것입니다. 그 사회나 역사적 경험, 문화적 배경을 이해하고 바라보는 관점은 사실 어떤 식으로든 훈련받지 않고는 될 수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애정과 이해를 바탕으로 깔고 있다. 필자는 지중해, 이집트 고대, 오리엔트·중동, 인더스, 중앙아시아 실크로드, 동남아시아, 중국, 마야·잉카 문화 등 8개 문명 19개 나라를 누비면서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다만 쉽게 갈 수 없는 고대 문명이나 오지의 문화를 충실히 소개하기 위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럽 지역은 뺐다.

이 교수는 한국외대 터키어과를 졸업하고 터키 이스탄불대학에서 중동역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2년동안 이스탄불 마르마라대학에서 유목문화론과 극동사를 강의했다. 이런 학력 때문인지 이 책에서도 이슬람 문명권에 대한 소개는 제대로 된 해설자를 만난 것 같다. 필자가 직접 찍은 180여컷의 컬러 사진이 읽는 맛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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