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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교실] 연구개발투자는 성장의 밑거름

경기의 회복과 더불어 기업의 연구개발(R&D)투자가 되살아나고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기술연구소 설립이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기업의 R&D투자가 지난해에 비해 14.6% (1조3천억원)정도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기업 R&D투자가 예상대로만 늘어난다면 연구개발투자가 IMF사태 이전인 97년 수준으로 회복되는 것이어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대기업의 구조조정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러한 투자계획을 얼마나 실행할 수 있는 지는 의문이다. 기업으로서는 급변하는 경제환경속에서 당장의 생존이 시급하며,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현 상황에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미루어질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기업 R&D 축소, 연구기반 무너져

지난해 우리기업의 R&D투자는 기업구조조정의 여파로 인해 7조7,000억원으로 1997년에 비해 12.3%나 감소했다. 기업은 구조조정과정상에서 재무구조개선에 급급한 나머지 연구개발부문에 대한 투자에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없었다. 국가전체 R&D의 4분의 3가량을 차지하는 기업 R&D의 축소로 인한 대학의 산학협동연구도 위축됐으며, 국공립연구기관의 산업체 위탁연구가 감소되어 전체적인 국가의 R&D가 부진한 한해였다. 연구소의 폐쇄와 정리해고로 인해 기업에서는 7,000여명의 연구원이 연구직을 떠나야 했으며 대기업간 빅딜추진이 장기화하면서 미래에 불안을 느껴 고급인력들이 해외로 떠나는 사례까지 있다. 또 연구개발비가 줄어 수익성 위주의 단기개발과제 중심으로 연구개발패턴이 바뀌었다. 신규 R&D투자가 연기 혹은 취소됐으며 진행중이던 프로젝트도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 그간 축적된 연구기반이 무너지는 결과도 초래했다.

국내 기업 R&D기반의 훼손은 바로 기술의 대외의존 심화, 기업의 대외 경쟁력및 국민경제의 성장잠재력 감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국내 R&D투자가 답보상태에 있는 반면 선진국들은 꾸준히 R&D투자를 지속하여 국내외 기업간의 기술격차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나아가 중장기적인 국내산업의 국제경쟁력 저하를 초래하여 성장잠재력을 감퇴시킬 것이 우려되고 있다.

연구개발 지원제도 개선에 힘써야

기업 연구개발투자 감소가 초래할 수 있는 이같은 우려들을 불식시키고, 아울러 2000년대에 있어서의 지속적인 성장과 지식기반 경제로의 원활한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서 정부는 기업의 R&D투자가 더욱 살아나도록 힘써야 한다. 연구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각종 인센티브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기업의 R&D를 지원하기 위해 약 20여종의 조세지원제도가 연구개발단계에서부터 시장진출단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제한된 재원과 제도 미비로 그 실효성이 반감되고 있는 실정이며 이러한 제도들이 효과적으로 R&D투자의 확대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일부 R&D지원 세제는 너무나 복잡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연구현장에서의 활용도가 적다는 지적이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전문적인 회계전문가를 갖추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지원세제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으며, 감면률이나 공제율이 낮아 제도이용에 비해 실익이 적어 아예 신청하지 않는 기업들도 있다고 한다. 따라서 지원제도의 홍보를 강화하고 지원제도의 수혜절차도 대폭 간소화해야 한다.

두번째로 조세지원체계가 지식산업으로의 전환을 촉진시킬 수 있도록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21세기의 지식경제로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서는 지식산업에 대한 R&D투자 확대는 꼭 필요한 것이다. 특히 정보 통신산업 등 지식산업들은 타 업종에 비해 투자수익의 수익규모가 큰 반면 위험부담 또한 커서 외부로부터의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연구개발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 혹은 엔젤캐피탈 등의 투자자본에 대한 간접적인 조세지원의 확대도 필요하다.

적극적인 조세 및 금융지원 필요한 시점

세번째로 현재 기업의 활용도가 높은 지원제도인 기술개발 준비금의 상향조정 및 환입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지원효과를 높이기 위해선 연구개발결과가 실제적으로 사업화되어 매출이 발생한 후 수익금에 환입시킬 수 있도록 현행 3년보다는 환입기간을 더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대기업의 경우 중소기업과 달리 기술개발준비금의 기술 및 인력개발비에 대한 중복적용 사용기준을 배제하고 있는데 구조조정과정중인 대기업의 연구개발투자가 중소기업보다 위축돼 있고 대기업의 연구개발투자의 국가적 비중을 감안하여 이러한 차별적 조치는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1세기 경제는 글로벌화, 디지털화를 통한 무국경 무한경쟁 시대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개방된 경제환경하에서 세계의 우수한 기업과의 경쟁해야 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볼 때 당분간 WTO의 허용보조금으로 분류되어 있는 기술개발에 대한 조세 및 금융지원 등을 일정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일시적인 세수감소를 우려하여 R&D에 대한 적극적인 조세지원책을 주저할 경우 장기적인 세수기반의 붕괴가 초래될지도 모른다. 현 시기가 연구개발을 통한 우리경제의 질적 도약에 있어 매우 중요한 시기임을 감안할 때 조세 및 금융지원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정부의 굳은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용주·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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