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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35년] 재벌은 '유자식이 상팔자'

‘가지 많은 재벌이 유리하다.’

정부의 강력한 압박으로 대부분의 재벌들이 그동안 문어발식으로 늘려온 비주력 계열사의 정리를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지만 현대그룹만은 이같은 고민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이다.

현대그룹이 다른 재벌들과 달리 ‘계열사 축소’작업을 놓고 마음이 가벼운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왕회장’이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현대그룹의 모든 실권을 쥐고 있는 정주영 명예회장이 6남1녀의 자녀를 거느린 대가족의 가장이며, 따라서 2세들에 대한 상속을 통해 자연스럽게 계열사 정리가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80년대 후반 정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시작된 2세들의 경영참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자동차, 중공업, 전자 등을 제외한 비핵심업종의 경우 2세들에 대한 상속작업을 통해 계열분리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그룹 계열사중 금강개발은 2남인 몽근씨에게로, 현대해상화재보험은 6남인 몽윤씨에게로 분리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된 상태이다.

반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경우 슬하의 자녀중 아들은 장남인 재용씨뿐이라 경영권 상속과정에서 세간의 곱지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재용씨가 사모 전환사채 인수를 통해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이득을 취했다는 비난은 그 대표적인 것이다. 삼성측은 “합법적인 방법을 통해 이뤄졌다”고 있으나 아무래도 경영권을 한 사람에게 몰아주려다 보니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다.

계열사 분리라는 관점에서만 본다면 ‘무자식이 상팔자’라는 옛 속담은 재벌에게는 통하지 않는 셈이다.

조철환·주간한국부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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