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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대법원.감사원 누가 맡나

이번 주간에는 정치적 의미가 만만치 않은 몇가지 정치 일정들이 펼쳐진다. 10일은 15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 회기가 시작되는 날이다. 이날에는 또 국민회의가 추진중인 신당의 발기인 대회가 열린다. 그 하루전인 9일은 고양시장 보선결과에 이어 수도권 민심 흐름을 가늠케 할 용인시장보궐선거가 실시되는 날이다. 6일의 민주산악회 재출범 기자회견을 둘러싸고 한나라당내의 갈등도 증폭될 전망이다. 이번주에는 또 조폐공사 파업유도의혹 국정조사 보고서 작성과 위증 증인의 고발문제를 둘러싸고도 여야 대립이 예상된다.

우선 이번주 초반에는 정기국회 개회에 앞선 여야의 샅바싸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인사청문회법과 특검제법안의 우선처리를 요구하며 여의치 않을 경우 의사일정에 합의해줄 수 없다는 연계전략을 펴고 있다. 한나라당은 곧 임명될 후임 감사원장과 대법원장부터 인사청문회를 실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강하게 고개를 젓고있다. 인사청문회가 인신공격과 흠집내기로 흐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법안을 검토해야 하는데 이번부터 적용하기에는 너무나 촉박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인사청문회법 제정을 서두르는데에는 김대중대통령이 신임 대법원장과 감사원장을 마음대로 임명하는 것을 견제하겠다는 의도도 있어 보인다. 어떤 성향을 갖는 인사가 이번에 대법원장과 감사원장에 발탁되느냐는 김대통령의 남은 임기중 권력 균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한나라당으로서는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하는 10일이전에 신임대법원장과 감사원장, 그리고 신설된 반부패특위의 위원장을 내정, 발표할 예정인데 내정자의 적임성 여부를 둘러싸고 여야간 한바탕 공방이 예상된다.

특검제법안은 한나라당이 일부 요구 조건을 완화해 이번 주중 타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이부영총무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도입되는 특별검사제가 처음부터 완벽한 형태로 되긴 어렵다”고 말해 쟁점인 특별검사 임명절차 문제에서 일부 양보 가능성을 내비쳤다.

국민회의는 10일 신당 발기인대회를 계기로 외부인사 영입 등 창당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발기인들의 면모가 드러나면서 신당의 윤곽과 방향도 보다 분명해질 것이다. 국민회의의 한 고위관계자는 “발기인에 참여한 인사 모두가 내년 총선에 출마하거나 신당의 주요직을 맡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사일에 비유하자면 이번 발기인들은 미사일 본체가 아니라 추진체의 성격이 강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여야는 용인시장보궐선거결과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회의는 지난달 19일 실시된 고양시장보선 패배에 이어 용인시장보선에도 지면, 내년총선을 앞두고 수도권민심 수습에 초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다. 용인시장보선은 그만큼 국민회의에게 부담이 큰 선거다. 그에 비해 한나라당은 최근 수도권 재·보선에서 상승세여서 다소 여유가 있는 것은 사실이나 선거에 질 경우

공천책임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깊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공천과정에서 용인지구당위원장인 이웅희의원이 탈당하는 등 곡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6일 재출범한 민주산악회 문제의 후유증으로 한동안 진통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이회창총재는 이미 민산가입에 엄중경고를 해놓은 터이어서 소속의원들이 민산 가입을 강행할 경우 당 기강상 방관하기는 어려운 처지다. 민산측이 신당 창당으로는 가지 않으며 총선승리와 정권탈환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총재측은 민산과의 공존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민산 갈등은 이총재가 국민회의의 신당창당에 대항해 서두르고있는 제2창당작업에도 상당한 차질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총재가 10일 미국과 유럽방문을 위해 출국하는 탓에 당분간 민산 가입에 대한 처리는 유예될 가능성은 있지만 민산 갈등이 조기에 수습되기 힘들다는 관측이 많다.

이계성·정치부차장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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