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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 구닥다리 언어에서 세계어로 발전한 영어

마이클 브린(Michael Breen) 메리트 커뮤니케이션즈 부사장

여름 휴가중 빌 브라이슨(Bill Bryson)의 ‘작은 섬에서 온 노트(Notes from a Small Island)’를 감명깊에 읽은 뒤 그의 또다른 역작인 ‘모국어(Mother Tongue)’를 손에 쥐게 되었다.

‘모국어’는 제목에서 풍기는 인상은 무겁지만 정작 그 내용과 스타일은 매우 단순하고 재미있다. 영어를 웬만큼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영어의 풍부한 어휘력과 다양성을 소개하려는 브라이슨의 설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고대 영국의 시골 농부들이 사용하기 시작한 구닥다리 언어인 영어가 어떻게 세계어로 발전했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브라이슨에 따르면, 영어는 전세계 인구중 3억3,000만명이 제1언어로 사용하고 있으며 외교, 과학, 비즈니스, 교육 및 대중 음악계에서 두루 통용되고 있다. 또 미국의 전체 인구보다 많은 중국인들이 영어를 공부하고 있으며, 157개 국가의 항공사가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이밖에도 과학논문의 3분의2, 세계 우편물의 70%가 영어로 표기되고 있다.

브라이슨은 1,500년전 북부 독일과 네덜란드에서 살던 앵글로족, 색슨족, 주트족들이 북해를 건너와 정착하면서 생겨난 영어는 이제 세계에서 가장 풍부한 언어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는 “영어에서 사용되는 어휘는 독일어(18만 단어), 프랑스어(10만 단어)를 훨씬 능가하는 20만 단어에 달한다”고 말한다. 그는 물론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언어에 배설물을 가리키는 말이 무려 35개에 달하며, 이탈리아어에도 마카로니를 가리키는 단어가 무려 50개나 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브라이슨은 하지만 학술, 문학, 대중예술 등 사회의 모든 방면에 걸쳐 다양한 단어를 갖고 있는 언어는 영어뿐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영어에는 ‘생각한다’라는 뜻을 전달할 수 있는 말이 ‘think’말고도 ‘ponder’, ‘cogitate’ 등으로 다양하다는 것이다.

브라이슨은 영어가 세계어로 도약하는 과정은 수많은 문법적 단순화의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즉 초기 영어는 동사형이 다양하고, 명사는 3개의 성(性)으로 분류되었고, 형용사도 무려 11개의 형태를 갖고 있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복잡한 문법구조가 훨씬 단순해졌다. 그리고 이처럼 단순화한 영어는 셰익스피어같은 작가들이 천재성을 발휘하기에 충분한 토양을 만들었다. 즉, 셰익스피어는 그 자신이 2,000개의 새로운 어휘를 창조했는데 그 가운데 excellent, hurry, summit, lonely 등은 오늘날에도 사용되고 있다.

지난 150년간 세계 곳곳에서는 모든 민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국제공용어’를 만들려는 시도가 이뤄졌고 그 대표적인 결과물은 에스페란토이다. 그러나 이제 세계는 새로운 언어를 인공적으로 만들려는 시도보다는, 이미 존재하는 기존의 언어를 국제어로 받아들이려 하고 있다. 물론 세계가 동의하는 공용어는 영어라는 것이 브라이슨이 내리는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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