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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항계] 총재회담... 말문 트이려나

이번 주간 정치권의 주 행사는 국회 대정부 질문이다. 29일까지 5일간에 걸친 대정부 질문은 15대 국회 마지막 대정부 질문이라는 의미외에도 국정원의 도·감청 시비 등 뜨거운 현안들이 많아 여야 공방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야는 중진급 의원들을 포함, 내로라하는 공격수를 내세워 상대방을 두드려대고 있다.

대정부 질문을 떠나서는 여야 총재회담성사 여부가 정치권 안팎의 최대 이슈. 총재회담이 잘 풀리면 그동안 대결과 갈등으로 점철되어 왔던 정국에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년 4월의 16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 게임의 룰인 선거법 개정안 등 정치개혁법 협상에 돌파구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청와대측은 총재회담 조기 성사에 상당히 적극적이다. 김대중대통령은 10월22일 국무회의 석상에서 여야총재회담의 필요성을 언급한 뒤 24일 박준영 청와대 공보수석을 통해서 또 한번 총재회담 추진의지를 밝혔다. 박수석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선거법 개정 등 정치개혁을 포함해 각종 정치일정을 감안하면 여야 총재회담을 가능한 빨리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재회담성사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나라당이 “여권의 회담추진 의지가 의심스럽고 정략적 의도마저 엿보인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하순봉사무총장은 “여권이 총재회담얘기를 꺼냈다가 뒤통수를 친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면서 “국면 전환용으로 던진 말이 아니냐는 의혹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사전 정지작업을 통해 조율되어야 할 현안들도 만만치 않다. 이 현안들에 대해 웬만큼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서는 총재회담을 하기는 어렵다. 여야 모두 밥만 먹고 헤어지는 회담에 대해서는 부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국정원의 도·감청의혹에 대한 김대중대통령의 유감표명 및 감사원 특감 또는 국회 국정조사, 이부영총무에 대한 국정원의 고소 취하, 여당이 선거법 개정안을 단독처리하지 않겠다고 보장할 것 등을 총재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이에 대해 여권은 국정원 감청문제에 대한 정치 공세적인 접근은 허용할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권은 이부영총무 고소문제는 융통성있게 대응할 것임을 내비치고 있다. 국민회의의 고위관계자는 “국가기관의 위신상 금방 고소조치를 거두어 들이기는 어렵다”면서도 “어차피 정기국회 회기중 이총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기는 어려운 만큼 시간이 흐르면 해결책도 자연스럽게 강구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여운을 남겼다.

걸림돌 불구 “여야총재 얼굴 맞댈것” 전망

이처럼 여러가지 난관에도 불구하고 머지않은 시일내에 여야영수들이 얼굴을

맞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여야 모두 정치복원을 바라는 여론의 압력을 마냥 외면하기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여야총재회담이 성사될 경우 선거구제 변경 등 정치개혁 협상문제가 우선적으로 논의될 개연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선거구제 변경 절대불가라는 강경입장이지만 정치개혁 명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선거구제방향에 대한 합의까지는 이르지 않겠지만 여야가 선거구제를 진지하게 토의한다는 수준까지는 의견 접근을 볼 가능성은 있다. 이와 관련해 선거법논의와 정치자금법의 빅딜이 이뤄질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야당에 정치자금 마련의 환경을 개선해주는 방안을 선거구제 변경 등 정치개혁추진의 지렛대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제기돼 왔다.

총재회담에서 정치개혁협상의 물꼬가 트이면 국회차원의 협상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이미 공동여당은 단일안을 만들어 협상테이블로 야권을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최대 쟁점인 선거구제는 여야간뿐만 아니라 여야 내부적으로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려 결론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구제문제와 맞물려 있는 공동여당의 합당문제는 한동안 잠수가 불가피 해 보인다. 자민련의 양대축인 충청권인사들과 대구·경북출신들이 합당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김종필총리도 사태추이를 관망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계성·정치부 차장 wk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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