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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 투자전략은 저평가주식 찾아내는 것"

600만원으로 3개월만에 1억3,700여만원을 번 사람. 증권에 손을 대는 개인들이라면 누구나 이루고 싶은 꿈이다.

그런데 이제 대학 4학년인 학생이 이같이 꿈같은 일을 성공시켰다. 한화증권이 7월1일부터 9월30일까지 실시한 제2회 사이버 수익률 게임대회에서 박정윤(28·고대 일어일문과 4)씨가 무려 2,057%의 수익률을 올려 전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919.98포인트에서 836.18포인트로 주저앉았고 코스닥은 무려 15.3%가 폭락한 약세장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박씨의 수익률은 경이적인 기록이다. 박씨는 올해 4월에 있은 1회 대회에서도 수익률 2,191%로 대학부 1위를 차지했다.

혹시 “실제로 자기 돈이 들어가지 않는 가상공간인데 그렇게 호들갑을 떨 이유가 있냐”고 평가절하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박씨는 올해 3월 2,000만원을 투자해 7월을 전후해 4억원으로 늘려놓았다. 실전에서도 2,000%의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여기에 대회상금으로 1억원 상당의 한화증권 하이프로 뮤추얼펀드를 받았으니까 재산이 4억원에 이르는 것이다.

박씨의 고수익 비결은 무엇일까.

박씨의 비결을 들으면서 “주식투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씨도 “친척이나 친구 등 주변에서 돈을 굴려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지만 대부분 거절하고 뮤추얼펀드매입이나 간접투자를 권한다”고 말한다. 한마디로 개인들이 주식투자 전문가인 기관투자가나 외국인투자가들과 상대하기란 너무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도 박씨에게 “개인투자가들에게 약간의 비결이라도 알려달라”고 했더니 “손절매(손해를 보면서도 주식을 파는 것)를 철저히 하라”고 강조했다.

박씨는 시장상황이 좋을 때는 손절매 기준을 30%까지 잡았지만 최근 장세가 좋지 않자 기준을 3%로 강화해 그 이하로 떨어지면 무조건 팔았다는 것. 주식을 사자마자 파는 경우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람들마다 주식투자의 원칙이나 철학을 갖고 있는데도 일단 시황에 몰두하면 모든 것을 잊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기 주관을 정확히 지키고 손절매 기준을 확실히 고수하면 손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씨가 손해관리를 중요시하게 된 것은 97년 IMF체제에서 처절한 손해를 봤던 기억이 뼈저리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박씨는 대학 1학년때 수학아르바이트로 모은 돈 1,0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했다. 당시 신문에서 삼성중공업 공모주가 100%이상 수익율을 보였다는 기사를 본 것이 계기였다. 국내외 주식투자 책을 섭렵하는 등 주식투자에 빠져들어 1억5,000만원까지 키워놓았다가 외환위기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2,0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박씨는 당시 심경을 “정말 죽고 싶었다”고 말했다. 돈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이 어처구니 없이 깨진데 대한 절망감이었다.

박씨는 98년 한해동안 주식시장을 완전히 떠났다. 주식투자에는 실력이 없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에 다른 길을 찾기 위해 공부에 메달렸다.

그러다 올해 3월 코스닥시장이 활황을 보이면서 박씨는 다시 주식에 뛰어들었다. 이미 가진 돈 2,000만원중 코스닥에 묻어두었던 1,000만원이 4배나 올랐다. 박씨는 이 돈으로 주식시장을 휘저었고 그전과 달리 철저히 손해관리를 하는 한차원 높은 투자전략을 펴 단기간에 2,000%의 수익률을 올린 것이다.

그렇다면 박씨의 투자전략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박씨의 투자전략중 핵심사항은 저평가주식을 찾아내는 것. 박씨가 자료를 찾는데 쏟아 붓는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코스닥시장에 관심이 많았던 박씨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기업의 사업계획서를 모두 모아 분석하기도 했다.

또 올초 상장기업의 반기실적 발표를 앞두고 보름동안 200여 기업에 일일이 전화를 걸어 반기실적을 미리 알아내 상위 10여개기업을 추려낸뒤 투자를 했다. 요즘에도 테마주를 예상해 관련 기업의 수익·자산가치 등을 수시로 파악한다. 저평가 기업을 찾아내면 저가에 지속적으로 매입해 때를 기다리다가 언론에 보도되면 판다. 박씨는 “주식격언은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 판다’고 하지만 저는 어깨가 아니라 가슴에서 팝니다. 매도후 가격이 더 오르는 경우도 있지만 아까워하지 않아요. 그것도 위험관리입니다”라고 말한다. 이같은 방식으로 IMF때문에 좋은 사업성에도 불구하고 부도가 난 관리대상종목에서 황금같은 기업들을 발굴해 엄청난 수익을 보았다.

집중력도 대단하다.

박씨는 오전 8시쯤 잠자리에서 일어나 컴퓨터를 통해 동시호가를 챙기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이후 오후 3시 시장이 마감될 때까지 밥도 먹지 않고 시황과 씨름한다. 코스닥시장은 점심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수시로 각 기업 주식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재무사항을 물어보고 머릿속에서 즉각 계산한다. 저녁을 먹고 잠시 쉬고 나서 오후 10시쯤부터 다시 인터넷을 통해 경제신문과 일간신문을 분석하고 해외시장동향을 알아보고 다음날 투자전략을 짜고 나면 대충 새벽1시쯤 잠자리에 든다.

지금까지 거르지 않고 그날 그날의 반성과 다음날의 투자전략 등을 적은 투자일지노트가 10권에 이를 정도다. 주식투자를 하는 동안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여자친구도 사귀지 않는다. 이 정도니 부모님이 좋아할 리가 만무지만 지금은 두차례 사이버수익률게임을 통해 한화증권 입사가 확정되고 돈도 많이 벌자 크게 싫어하지는 않는다.

박씨에게 앞으로 증시전망을 묻자 “저는 한달이상 예측하지 않습니다. 단기 장세는 일반일들도 거래량과 평균주가선흐름 등 간단한 지표만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장세가 않좋으면 손절매 기준을 강화하고 장세가 좋으면 완화합니다. 제 투자전략은 저평가주식을 찾아내는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전망있는 벤처기업을 발굴해 투자하고 싶다는 한씨가 한화증권에서 펀드매니저로 보여줄 활약이 기대된다.

상위입상자들의 각기 다른 투자행태

주식투자에서 돈을 버는 방법은 갖가지다.

이번 한화증권의 제2회 사이버수익률게임대회에 상위입상한 3명의 투자행태도 각각 달랐다.

667만7,000원을 투자해 1억3,715만원을 벌어 1위를 차지한 박정윤씨는 삼성전자나 포철 SK텔레콤 등 대형블루칩은 거의 건들지 않고 저평가된 코스닥종목과 중·소 개별종목에 거의 절반씩 투자했다.

반면 1,384만원을 투자해 2억4,515만원을 벌어(수익률 1,770%) 2위를 차지한 김모(33·무직)씨는 전형적인 단타전략을 편 것으로 나타났다. 대회기간 김씨는 모두 3,354건의 주문을 내 하루 평균 60건에 이르렀다. 또 전체 매매의 40%를 상장주식수가 많은 대우증권, LG화학, 대한항공, 성미전자 등의 우선주에 집중투자했으며 코스닥종목은 거의 취급하지 않았다.

1,666만원을 투자해 2억1,240만원을 벌어(수익률 1,274%) 3위를 차지한 정모(33·무직)씨의 투자전략은 대형우량주 중심. 삼성전자, 현대전자,삼성전관, LG반도체, 삼성전기 등에 집중투자했으며 코스닥종목은 현대중공업만 매매했고 우선주는 전혀 손을 대지 않았다.

송용회·주간한국부 기자 songyh@hk.co.kr

김명원·사진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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